제39회 도시과학대학 공동작품전 GPS 한계를 뛰어넘다! 실내 위치 추정의 새 지평, 우리가 열었어요!공간정보공학과 고대영, 윤성웅, 이승석기존 GPS 기반 위치 추정 기술의 근본적인 한계, 특히 실내 환경에서 GPS 신호가 차단되거나 부정확해지는 문제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존의 위치 안내 서비스들이 주로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되어 보행자를 위한 정확한 안내가 어렵고, 특히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는 효과적인 위치 추정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실내 위치 추정 기술은 오랜 시간 학계에서 연구됐지만, 실생활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학술적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용자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UOS Pathfinder팀 인터뷰 중 -공간정보 기술의 혁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미래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 공동작품전'. 이번 공동작품전에서 공간정보공학과 'UOS PathFinder'팀이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한 실내외 통합 위치 추정 및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으로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에서도 정확한 길 안내가 가능한 혁신적 기술을 완성한 공간정보학도들의 열정 가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Q1. 'UOS Path Finder' 팀을 소개해 주세요. 서울시장상을 수상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요?고대영(공간정보공학과 22) 'UOS Pathfinder' 팀은 각자의 전문성과 관심 분야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탄생한 팀입니다. 윤성웅 학생은 위성측위학을 통해 위치 추정 및 실내외 측위 기술에 깊은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었고, 이승석 학생은 전공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열정을 보였습니다. 저는 센서 통합과 사진측량 분야에서 연구 활동하며, 모바일 매핑 시스템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기술을 탐구해왔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관심사와 전문성이 만나면서, GPS와 같은 위성 기반 측위가 어려운 실내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길을 안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자는 공통된 목표로 자연스럽게 팀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시장상을 수상하게 되어 정말 영광스럽고 벅찬 마음입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공간정보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 더욱 유용하고 의미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연구자가 되어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윤성웅(공간정보공학과 20)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데이터베이스용 이미지 수집 작업은 팀원 모두가 함께 참여해 진행했고, 이후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버 및 데이터베이스 관리, 실내 위치 추정 알고리즘 개발의 세 분야로 역할을 분담하여 프로젝트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저는 센서를 활용한 위치 추정 알고리즘 설계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담당했고, 이승석 학생은 사용자 친화적인 애플리케이션 UI/UX 디자인을 맡았으며, 고대영 학생은 이미지 기반의 위치 인식 기술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명확하게 역할을 분담했지만, 각자의 파트에만 매몰되지 않고 매주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각 분야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관점뿐만 아니라 팀원의 관점에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열린 소통 구조를 만들어갔고, 이것이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에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연구나 학술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직접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기술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실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결과, 서울시장상을 수상하게 되어 저희가 추구했던 방향이 올바른 길이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고, 매우 뿌듯하게 생각합니다.이승석(공간정보공학과 20) 'UOS Pathfinder'는 서울시립대학교의 영문 약자인 'UOS'와 '길을 찾아주는 안내자'를 뜻하는 'Pathfinder'를 결합한 이름입니다. 이 이름에는 저희가 개발한 시스템이 단순한 경로 안내를 넘어서, 사용자들이 복잡한 실내외 환경에서도 쉽고 정확하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중심의 기존 내비게이션과는 차별화하여, 보행자의 관점에서 직관적이고 친근한 안내를 제공하겠다는 저희 팀의 개발 철학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서울시장상을 수상하게 된 기분은 정말 얼떨떨하면서도 감격스럽습니다. 사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거든요. 기존에 계획했던 프로젝트 목표를 시간적, 기술적 한계로 인해 수정해야 했을 때도, 그리고 새롭게 설정한 목표를 향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결책을 찾아내려고 노력해 준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고, 모두 고생했다고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Q2.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한 실내외 통합 위치 추정 및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인가요?윤성웅 저희 프로젝트는 기존 GPS 기반 위치 추정 기술의 근본적인 한계, 특히 실내 환경에서 GPS 신호가 차단되거나 부정확해지는 문제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존의 위치 안내 서비스들이 주로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되어 보행자를 위한 정확한 안내가 어렵고, 특히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는 효과적인 위치 추정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실내 위치 추정 기술은 오랜 시간 학계에서 연구됐지만, 실생활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학술적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용자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또한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길을 잃거나 강의실 위치를 찾기 어려워하는 외부 방문자들(배달 기사분들, 학부모님들, 신입생들)의 어려움을 평소에 직접 목격하면서,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승석 저희 애플리케이션의 핵심 기술적 특징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실내와 실외에서 사용자의 위치 추정 방식이 지능적으로 전환된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다양한 센서들, 특히 기압계와 카메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GPS 신호가 약한 실내 공간에서도 정확한 위치 추정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구체적으로 실외에서는 휴대폰 네트워크와 GPS를 융합한 AGPS(Assisted GPS)를 이용하여 위치를 추정하고, 실내에서는 기존에 구축된 데이터베이스 이미지와 실시간으로 촬영되는 이미지를 비교 분석하여 가장 유사한 이미지의 위치로 현재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안내합니다. 출발지와 도착지 간의 최적 경로를 제공할 때, 사용자가 실외로 나가게 되면 AGPS를 활용하여 위치를 추정하고, 실내로 다시 들어가게 되면 BoQ(Bag-of-Queries) 기반의 VPR(Visual Place Recognition) 기술로 위치를 추정합니다. 이러한 위치 추정 방식의 전환은 최적 경로상의 노드 중 건물 출입구 바로 앞의 노드, 즉 전환 노드를 지나는 순간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했습니다.Q3.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점과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고대영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실내와 실외 위치 추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여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GPS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정말 큰 난관이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와 기압계 센서로 사용자 위치를 대략 파악하고,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미리 구축해둔 데이터베이스의 이미지와 실시간으로 비교하는 '이미지 매칭 기술'을 융합하여 정확도를 크게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저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처음으로 캠퍼스에서 실제 테스트했을 때입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원활하게 길 안내가 이루어져서 팀원들과 함께 정말 기뻐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윤성웅 제가 담당한 부분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점은 실시간 처리가 가능하도록 빠른 응답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려면, 촬영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위치를 추정해서 결과를 제시해야 했거든요. 이를 위해 코드의 효율성을 높이고 서버 성능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평균 처리 시간을 측정하고, 그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에 가장 적합한 스마트폰 이미지 촬영 주기를 설정할 수 있었어요. 이 과정은 기술적으로도 까다로웠고, 실시간성이라는 사용자 경험의 핵심 요소를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에 더욱더 도전적이었습니다.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최종 발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시연 영상을 촬영하던 때였어요. 코드를 완성하고 앱을 설치한 뒤, 자연과학관 우체국에서 21세기관 601호까지 실제로 걸어가며 위치 추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는데, 그때 팀원 세 명이 모두 휴대폰 화면만 바라보며 긴장된 마음으로 이동했던 기억이 나요.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해서 위치가 정확히 추정되는 것을 확인했을 때, "드디어 해냈다"라는 뿌듯함과 함께 그동안의 모든 고생이 보상받는 느낌을 받으며 다 함께 안도했던 순간이었습니다.이승석 프로젝트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두 가지 핵심 요소는 '실내 위치 추정'과 '실내외 통합'이었습니다. 실내에서는 위성 GPS 신호가 차단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어요.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연속으로 사진을 촬영하게 하고, 그 연속 이미지들을 서버로 전송해서 기존에 구축해둔 건물별, 층별 노드들의 사진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분석하여 가장 유사도가 높은 노드의 이미지를 찾아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건물 내부에서 층의 변화는 기압계를 활용했어요. 사용자가 건물로 들어갔을 때의 상대적인 기압을 측정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했을 때의 기압을 측정해서 그 차이를 통해 몇 층으로 이동했는지를 추정했습니다.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층별로 약 0.4hPa의 기압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활용했어요. 실외로 전환할 때는 '전환 노드'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위치 추정 방식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방법으로 실내외 통합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최적 경로를 구성하는 노드 중 건물 밖의 첫 번째 노드를 전환 노드로 설정해서 위치 추정 방식을 달리했어요. 실내에서 실외로 나가며 전환 노드를 지나면 VPR에서 AGPS로, 실외에서 실내로 들어가며 전환 노드를 지나면 다시 AGPS에서 VPR로 위치 추정 방식을 전환하여 일관된 길 안내와 보행자 중심의 Walking View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저희가 실내 위치 추정 때문에 정말 많은 고생을 했는데, VPR 기반의 실내 위치 추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작동했을 때였어요. 그 순간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Q4. 사용자가 어떤 점에서 편리함을 느낄 수 있을까요? 이 앱이 향후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요? 윤성웅 기존의 지도 서비스 앱들은 건물 내부의 세부 위치를 검색하거나 안내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 건물 입구까지만 안내하고, 그 이후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저희 앱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건물 외부는 물론 내부의 특정 장소까지 이어지는 전체 경로를 안내합니다. 또한 실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표시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이 올바른 경로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어요. 특히 캠퍼스 내 처음 가보는 건물이나 강의실이라도, 앱을 통해 사전에 정확한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저희가 개발한 Walking View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가 이동할 경로에 대한 실제 사진을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히 평면 지도로 경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 구간에 해당하는 실제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사용자가 낯선 장소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크게 줄여주는 역할을 해요. 시각적 정보와 함께 길 안내를 받기 때문에 처음 방문한 공간에서도 훨씬 더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고대영 이 앱은 처음부터 실제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물론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에서도 유용하겠지만, 코엑스와 같은 더욱 복잡한 대규모 시설에서 특히 중요한 기술이 될 수 있어요. 현재 스타필드나 더현대와 같은 일부 대형 건물에서는 GPS 신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콘을 활용하고 있지만, 초기 설치 비용과 유지 관리 비용이 상당히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저비용의 실내외 통합 길 안내 기술을 개발했어요.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들은 보행자 중심의 경로 데이터가 부족하고, 특히 실내에서는 위치 추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한 위치 추정 기술을 통해 실내외를 통합한 정확하고 편리한 길 안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용자에게 획기적인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서울시립대학교의 21세기관, 자연과학관과 캠퍼스 내 실외 공간에 대해서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상태이며, 다른 건물과 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또한 저희 팀의 원래 목표는 현재 앱에서 제공하는 Walking View보다 한층 더 진보된 증강현실(AR)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었어요.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는 실제 화면 위에 실시간으로 안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죠. 이러한 AR 기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진측량 기법을 통해 사용자의 위치와 자세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추정해야 하는데, 앱 구현 과정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가 너무 느려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Walking View 형태로 대체하여 구현했고요. 향후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완료된 후에는 AR 기능 구현에도 다시 도전하여 더욱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Q5.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점과, 공간정보공학과 자랑 좀 해주세요.고대영 공동작품전이나 연구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조언은 '완벽한 아이디어보다 실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라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거창한 구상보다는,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함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전공 지식을 활용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기술적 어려움이나 변수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팀원들과 유연하게 소통하며 꾸준히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오히려 아이디어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줍니다.공간정보공학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이 전공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보이지 않는 정보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위치 정보, 공간 분석, 센서 융합 등의 기술은 단순히 지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재난 대응, 환경 모니터링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의 문제를 데이터와 기술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은 이 전공만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배 여러분도 전공 수업에서 배운 지식이 실제 프로젝트에서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되는지를 직접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작더라도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자세로 도전해 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윤성웅 이러한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 선정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흥미롭거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주제를 고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성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체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정해진 일정 내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능력뿐만 아니라, 예기치 않은 문제를 마주했을 때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시험하고,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학과에서 배운 전공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겁내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공간정보공학과는 단순히 한 가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위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과 이론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전공입니다. 예를 들어, 드론이나 위성에서 촬영된 영상을 처리하는 사진측량과 원격탐사, 위성을 활용한 정밀 위치 추정 기술, 토탈스테이션을 활용한 실측 측량,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수행하는 공간통계학까지, 이 전공은 데이터의 수집부터 분석, 활용까지 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다룹니다. 공간정보공학과에서는 이런 다양한 분야를 고르게 배우고, 그중 자신의 흥미에 맞는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융합적이고 유연한 전공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승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바로 '시간 관리'인 것 같습니다. 정해진 기한 내에 결과를 도출해야 해서, 큰 틀이라도 잡힌 주제를 최대한 빨리 팀원들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부적인 목표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술적, 시간적 한계로 인해 계속해서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너무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기보다는 실현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빠르고 유연하게 진행해 나가며 점진적으로 보완해나가는 자세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정보공학의 매력이라면, 보이지 않는 정보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객체들의 위치 정보, 위상 정보, 공간 분석, 센서 융합, 공간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하여 단순한 '지도' 제작에 그치지 않고, 환경 모니터링, 자율주행, 재난 시뮬레이션 등 사회 전반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공이라고 생각합니다.공간정보공학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이 전공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보이지 않는 정보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현실 세계의 문제를 데이터와 기술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 큽니다.- 고대영 학생 - 공간정보공학과는 단순히 한 가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위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과 이론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전공입니다. - 윤성웅 학생 -공간정보공학은, 보이지 않는 정보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회 전반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공입니다.- 이승석 학생 -
진로는 시뮬레이션보다 경험! 선배가 들려주는 현실 조언 금융감독원 이준호 동문선배에게 듣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진로와 취업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일자리 플러스 센터가 ‘2025 현직자 동문 멘토링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우수 멘토로 행사에 참석한 이준호 동문을 만나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취준생을 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진로에 대해 너무 오래 고민하기보다는, 가능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나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시뮬레이션 과잉 사회’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는데, 정말 공감됩니다. 머릿속에서만 상상하는 걸로는 내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을지, 어떤 업무가 나에게 맞는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무조건 부딪치고 경험해봐야 스스로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준호 동문 인터뷰 중 -Q1.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수 멘토로 선정된 소감이 어떠신가요?안녕하세요. 금융감독원 소속으로 정부 중앙부처인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관으로 파견 나와서 일하고 있는 이준호 선임검사역입니다. 작년까지 금융감독원 조사부서에서 주식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업무를 담당했고, 올해는 금융위원회에서 사무관,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조사 이후 단계인 피의자 압수수색과 신문 등 수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사실 재학 시절엔 제가 우수 동문으로 선정되어 인터뷰하게 될 거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취업지원센터 활동이 진심으로 제게 도움이 된다고 느꼈기에 참여해 왔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멘토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멘토링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이나 최신 채용 트렌드를 접할수록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오히려 제가 꽤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Q2. 세무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와 대학 시절, 진로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결정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세무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비교적 분명했습니다. 등록금 부담이 적으면서도 취업 전망이 좋은 학과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무학과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실용적인 진로를 우선시한 결정이었습니다. 진학 후에는 그런 목적에 부합하도록 실질적인 준비를 빨리 시작했습니다. 저는 1학년 때부터 군 복무를 미루고 중급회계 수험 강의를 실강으로 들으러 다녔습니다. 그때는 여전히 제 개성을 유지하고 있었던 터라, 강사 선생님께서 제 화려한 머리 스타일을 보고 흠칫 놀라시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당시에는 그냥 학원 강사셨지만, 지금은 유명 회계학원의 대표가 되셨고, 저는 금융감독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고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진로는 처음엔 단순했습니다. “일단 회계사가 되자”라는 목표로 공부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회계사 자격을 따지는 않았습니다. 공부하면서 점차 관심의 방향이 달라졌고, 법학과 금융규제 분야로 자연스럽게 시야가 확장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너무 복잡해질 때는 일단 부딪쳐보고, 그 안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방향을 잡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Q3. 금융감독원 입사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금융감독원에서 일하면서 느낀 보람이나 도전도 궁금합니다.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3학년 때 금융감독원 입사를 준비했고, 졸업과 동시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당시 목표는 명확했어요. ‘금융규제 분야의 전문가가 되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준비 과정은 필기시험 공부와 면접 스터디 등 여느 수험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전공 필기인 법학 시험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던 점이 차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금감원에서 일하면서 느낀 건 ‘보람’보다는 ‘도전’이 많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성과급이나 인센티브가 명확한 조직은 아니기 때문에, 자칫하면 ‘중간만 가자’, ‘눈에 띄지 말자’라는 분위기에 익숙해지기 쉬워요. 그런 흐름을 넘어서기 위해 저는 자기 계발하거나,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며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합니다. 추상적인 보람이나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내가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요즘은 ChatGPT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저와 생각이 다른 입장을 설정하고 토론을 해보는 데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제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데에 도움이 되는 활동입니다. 물론 전문적인 분야에서는 아직 AI가 오류를 낼 때가 많아서 정답을 찾거나 제 업무를 대신하게 하진 않습니다. 대신,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은 어떤 논리를 가지고 사고하는지, 내 생각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얼마나 보편적인지 혹은 이례적인지를 점검해보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생성형 AI는 종종 제 말이 '맞다'라는 식으로만 반응하곤 해서, 사용할 땐 ‘객관적으로’, ‘통계적으로’, ‘양쪽 관점에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해야 균형 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Q4. 세무학과에서의 배움이 현재 업무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들려주세요. 학부 전공 지식 외에 실무에서 요구되는 역량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세무학과는 크게 세무회계, 세법학, 경제학의 세 가지 트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세무회계의 기반이 되는 회계학은 불공정거래 조사 시 특정 주식 종목의 회사 재무구조를 분석할 때 중요하게 쓰입니다. 또한 세법학의 기본이 되는 행정법 지식은 금융감독원에서 과징금이나 과태료 등 행정처분과 관련된 질의에 대한 답변할 때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이 외에 실무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역량은, 신뢰할 수 있는 1차 자료를 바탕으로 주장을 구성하는 습관입니다. 국회 자료, 한국은행이나 금융감독원의 보고서, 판례, 논문, 국책연구기관 또는 민간 리서치 자료 등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찾아서 근거를 확보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은 개인의 생각이나 가치관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신뢰도 높은 조직에서 발행한 공식 자료를 근거로 삼으면 주장의 설득력이 훨씬 높아집니다. 실제로 말단직원의 의견이라도, 타당한 자료에 기반한다면 누구든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Q5. 금융권이나 공공기관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진로에 대해 너무 오래 고민하기보다는, 가능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나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시뮬레이션 과잉 사회’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는데, 정말 공감됩니다. 머릿속에서만 상상하는 걸로는 내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을지, 어떤 업무가 나에게 맞는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은 경기 상황이 어려워 실무를 바로 경험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입사가 어려우면 인턴을, 인턴이 어려우면 관련 서포터즈나 공모전을, 서포터즈가 어려우면 관련 직종의 알바를, 알바도 어려우면 실전 투자, 경영전략 학회 같은 실전적인 동아리라도 하시길 바랍니다. 무조건 부딪치고 경험해봐야 스스로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금융권을, 워라밸 때문에 공공기관을 선택하면 진로가 막연해지고 동기부여도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직무 중심 채용이 강조되는 요즘엔, 명확한 경험과 근거가 있는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멘토링 데이 현장, 자신만의 고민을 안고 찾아온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불확실한 준비 속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었어요!"최유빈(세무학과 20) 저는 올해 2월 졸업하고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공기업은 사기업에 비해 정보가 많이 공개되어 있지 않고, 채용 규모도 작아서 준비가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인터넷만으로는 알 수 없는 실제 현장 이야기나 오프더레코드 정보들이 궁금했어요. 제가 찾은 정보들이 과연 맞는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현직자 멘토님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멘토님께서 ‘빠른 취업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신의 우선순위를 잘 따져서 신중하게 기업을 선택하라’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이었어요. 단순히 취업을 빨리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멘토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또, 멘토님이 실제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멘토님의 취업 준비 과정을 들으면서, 저도 좀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필기시험 준비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을 더 깊이 조사하고, 나에게 잘 맞는 조직을 찾는 데에도 시간을 들이려고 해요. 인턴십 기회가 있다면 꼭 도전해보고 싶고요. 막연했던 취업 준비 속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시간, 저에겐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멘토링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현직자 동문 멘토링 데이’를 준비한 담당 선생님을 만났어요!"‘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임경민 '현직자 동문 멘토링 데이’는 온라인 포트폴리오 시스템인 UOStory를 통해 꾸준히 멘토링활동을 해 주신 우수 멘토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문 현직자분들을 모시고 학생들이 실질적인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멘토분들께는 그간의 온라인 활동에 대한 공식적인 예우의 의미가 있고, 직접 후배들과 만나 소통하며 동문으로서의 자부심과 보람도 느끼실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학생들에겐 단순한 특강이 아닌, 실제 현장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인 진로 방향과 실무에 필요한 역량까지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선후배 간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나아가 멘토링 문화가 우리 학교에 더 뿌리내렸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참여한 학생들이 오늘 멘토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진로를 더 명확히 그려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인간의 통찰과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디자인학과 이윤 교수 제가 문제의식으로 삼은 부분은 기존 인공지능 모델이 지닌 ‘블랙박스 (Black Box)’입니다. AI가 어떤 결과를 예측하거나 분류하더라도 그 판단의 근거가 설명되지 않는 경우이죠. 단순히 잘 맞추는 AI가 아니라, 그 판단이 ‘왜’ 그러한지를 설명할 수 있고, 그것이 교육적으로 신뢰 가능한지를 검증할 수 있는 설계를 지향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는 단순히 기술 기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교육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기술이 그 철학을 더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계입니다. 이와 같은 인간-기계 간 협업 구조는 미래의 교육을 보다 유연하고 반응성 있게 만들며 학습자의 사고 흐름과 감정, 인지 상태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맞춤형 교육 설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 이윤 교수 인터뷰 중 -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학과 이윤 교수가 인간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인터랙션 설계 연구로 교육공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 'British Journal of Educational Technology'(IF 6.7, JCI 상위 0.87%)에 주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인간 통찰과 AI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기반의 분석 프레임워크로 교육 환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윤 교수를 만나보자. Q1. 교수님께서 최근 'British Journal of Educational Technology'에 게재하신 논문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최근 게재한 논문은 컴퓨터 스크린과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사용한 읽기 환경에서 학습자가 눈에 보이는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학습자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준인지, 아니면 내용을 깊이 해석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있는지를 인공지능이 추론할 수 있도록 설계한 연구입니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학습자의 고차원적 사고 (Higher-Order Thinking Skills)와 저차원적 사고 (Lower-Order Thinking Skills)를 그들의 ‘행동’이라는 외부 지표를 통해 예측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게 만들고, 그것을 피드백 디자인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논문의 핵심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기계의 추론 능력과 인간의 해석 능력을 상호 보완적으로 연결한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Hybrid Intelligence)’ 기반의 분석 프레임워크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학습자의 사고 예측 자동화가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협력하여 학습자의 인지 상태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시도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는 아직 많은 분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공지능(AI)은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지만,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는 이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입니다. 이는 AI의 추론 능력과 인간의 직관과 해석 능력이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유기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의미합니다. 특히 교육과 같이 인간의 경험과 상황 판단, 신뢰 기반의 의사결정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AI가 독단적으로 판단을 내리기보다 인간과 함께 판단을 구성하고 조율해 나가는 방식이 더욱 적합하고 안전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이러한 맥락에서 제가 문제의식으로 삼은 부분은 기존 인공지능 모델이 지닌 ‘블랙박스 (Black Box)’ 문제였는데, AI가 어떤 결과를 예측하거나 분류하더라도 그 판단의 근거가 설명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는 학습이 점차 비대면화되고 컴퓨터를 매개로 하는 경향이 늘어나는 교육 분야에서 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학습자를 ‘주의가 산만하다’라고 분류했을 때, 그 근거가 불분명하다면 해당 판단을 수업이나 평가에 반영하기 어려워집니다. 이처럼 판단의 과정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AI는 오히려 교육적 판단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연구에서 AI 모델을 단순히 ‘예측 정확도가 높은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연구자의 인지적 통찰을 기반으로 설계된 행동 지표를 중심으로 모델을 개발하였고, 이후 이 지표들이 학습자의 실제 행동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갖는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설명이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 XAI)의 관점을 적용하여, AI 모델의 판단이 교육적으로 타당한지를 사람이 사후에 검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 것이 이 연구의 핵심입니다. 즉, 단순히 잘 맞추는 AI가 아니라, 그 판단이 ‘왜’ 그러한지를 설명할 수 있고 그것이 교육적으로 신뢰 가능한지를 검증할 수 있는 설계를 지향했습니다. 특히 디지털 읽기 환경은 전통적인 종이 기반 읽기와 달리 시각적 자극과 인터랙션이 매우 다양하게 일어나며, 학습자는 스크롤, 하이라이트,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 여러 방식으로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몰입의 흐름이나 주의 분산이 훨씬 복잡하게 나타나며, 단순한 관찰만으로는 그 인지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이러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학습자의 행동 특성을 분석하고, 그 특성과 고차원 및 저차원 사고 간의 관계를 밝히는 데 집중하였고, 이를 향후 실시간 피드백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Q2.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HI)가 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는 앞으로의 교육 방식에 매우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교육의 개별화(Personalization)와 적응성(Adaptivity)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존 교육의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개별화란, 모든 학습자가 같은 방식으로 배우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각 학습자의 수준, 선호, 이해 속도에 맞추어 학습 경험을 맞춤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편 적응성은 학습자가 학습하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변화, 예컨대 몰입도, 인지 부하, 이해도에 따라 실시간으로 학습 환경이 조정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두 개념은 기존에 전통적으로 이루어지던 일방적 교육 방식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지만,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현실적인 교육 방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듯이, 학습자의 주의 조절 행동이나 읽기 속도,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 같은 외적 행동 지표만으로도 학습자의 사고 수준을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학습자가 직접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지 않아도, AI가 행동 데이터를 통해 학습자의 내면 상태를 추론하고, 실시간으로 학습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I의 예측 결과만으로 교육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AI의 계산 능력과 인간 교사의 직관, 해석력, 정서적 판단이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시스템이 특정 학습자의 인지 부하나 주의 이탈을 감지했을 때, 교사는 해당 데이터를 해석하고 정서적으로 개입하거나, 설명 방식을 조정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교사의 피드백은 다시 시스템에 반영되어, 더욱더 정교하고 실질적인 학습 경로가 설정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는 단순히 기술 기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교육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기술이 그 철학을 더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계입니다. 이와 같은 인간-기계 간 협업 구조는 미래의 교육을 보다 유연하고 반응성 있게 만들며, 학습자의 사고 흐름과 감정, 인지 상태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맞춤형 교육 설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교육의 방향 설정과 실질적 개선에 전반적인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Q3. 국제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기까지 어려움이나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과정은 단순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과학적 성과를 어떻게 설득력 있는 언어로 전달할 것인가를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그 방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특히 논문이라는 학술적 글쓰기는 논리의 구조, 언어의 명확성, 타당한 근거 제시 등 평가의 기준이 되는 요소들을 체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므로 시행착오를 수반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태도는, 배움의 과정에서 실패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실제로 논문이 거절되거나 큰 수정 요청을 받은 경험도 셀 수 없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제 연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시선을 유지하고, 주어진 피드백을 진심으로 수용하며 개선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연구자로서 저를 성장시켜주었다고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문적 피드백을 개인적인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는 연습이었습니다. 연구자라면 자신의 연구에 애착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동시에 그 결과물이 타 연구자들에게도 설득력 있게 전달되어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점을 이해하고, 열린 자세로 타인의 시각을 받아들이는 균형 감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4. 디자인학과 교수님으로서 교육공학, 컴퓨터공학, 인터랙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교수님의 학문적 여정이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경로라기보다는, 하나하나의 궁금증과 탐색이 다음 단계로 이어진 자연스러운 흐름에 가까웠습니다. 학부 때는 전통적인 디자인학과 학생이었는데, 졸업 후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에 입사하게 되면서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었어요.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즉 실제로 작동하고 양산이 가능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과 기술은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실제 구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엔지니어링 기반의 업무 환경 속에서 스스로 공학적 지식의 한계를 절감했고, 그것이 제 학문적 여정을 다시 설정하는 계기가 되어 유학을 떠났습니다. 델프트 공과대학 (TU Delft) 산업디자인공학과 (Industrial Design Engineering) 재학 시절, 졸업 프로젝트로 Erasmus 대학병원 응급실 내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를 AI로 분석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처음으로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신기한 도구라고 여겼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기초적인 스킬부터 전문 지식까지 하나하나 급하게 익혀야 했지만, 그 배움의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몰입감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같은 대학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을 제안받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AI 기반 연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박사과정에서 멀티모달 (Multimodal)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해 학습자의 학습 성과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육학적, 심리학적 지표들을 다루었습니다. 이를 통해 점차 학습자의 외적 행동과 내면의 인지, 정서 상태 사이의 연관성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고, 이 문제의식은 이후 핀란드 오울루대학교의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 프로젝트로 이어졌습니다. 오울루에서는 인간의 인지 특성과 기계 학습의 구조를 연결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며 인간과 AI의 상호 보완적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연구의 폭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교(NTU)와 핀란드 오울루대학교 모두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이 협업하는 환경이었기에, 각기 다른 사고방식과 문제 접근 방식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고, 이는 제 연구의 방향성과 깊이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문제를 해결할 때 기본적으로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기반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공학자나 심리학자와 협업하는 과정에서는 제 접근이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기도 했고, 반대로 저는 그들의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방식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조율하며 각 분야의 언어와 관점을 이해하고 융합하는 경험을 쌓은 것은 지금의 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특히 최근에는 컴퓨터공학에서 사용하는 군집화(clustering) 기법을 활용해 디자이너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페르소나(persona)를 도출하거나, AI 모델을 통해 인터페이스 개선 전략을 제안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 연구는 기술적 방법론 자체는 컴퓨터공학에서 빌리되, 그 문제의식과 해결 방향은 철저히 디자인 현장의 요구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즉, 디자이너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구현하기 위해 타 분야의 도구와 언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융합형 연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도구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디자인적 사고 틀에 유연하게 통합할 수 있는 융합형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이 저의 교육적 방향이며, 난양이공대학교와 오울루에서의 협업 경험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태도와 접근 방식을 전수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현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AI 기반 인터랙션 디자인 연구는 주로 시각적 결과물, 즉 비주얼라이제이션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AI의 역할이 단순한 이미지 생성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 조사, 아이디에이션, 프로토타이핑, 사용자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향후 5년 내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가 디자이너의 사고를 보조하고, 의사결정의 동반자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구체화하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특히 제가 현재 연구 중인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Hybrid Intelligence) 프레임워크는 인간과 AI의 협력 가능성을 구조화할 수 있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이를 실제 디자인 시나리오에 적용해 AI가 창의적 과정 전반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탐색해 보고자 합니다. 현재 제가 집중하고 있는 후속 연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휴먼-로봇 인터랙션(Human-Robot Interaction, HRI) 분야로, 인간의 내면 상태를 외적 행동을 통해 예측하는 기존 연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아이 트래커(Eye-tracker)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행동 특성에 따라 사용자를 클러스터링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페르소나를 도출한 뒤, 각 군집에 적합한 로봇 인터랙션 전략을 설계하고자 합니다. 아이 트래커는 주의 집중, 몰입, 인지 부하와 같은 심리적 상태를 비교적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는 도구로, 최근에는 메타(Meta), 애플(Apple)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선 데이터를 하나의 행동적 매개로 삼아, 더욱 개인화된 로봇 피드백 구조를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연구는 고령화를 대비한 홈 헬스케어 기술 개발에 관한 것입니다. 고령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더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건강 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컴퓨터 비전 기반의 실시간 자세 분석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자세나 움직임을 감지한 후, 컬러 하이라이트, 지시선, 음성 안내 등의 멀티모달 피드백을 통해 즉각적인 시각적, 청각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단순한 기술 구현을 넘어, 실제 사용자의 생활 맥락에서 이 시스템이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사용자 중심의 스마트 헬스케어 디자인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Q5. AI 기반 인터랙션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 연구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디자인은 사용자의 맥락을 읽고, 인간의 사고방식과 감각적 경험을 섬세하게 이해하는 데 강점을 지닌 분야입니다. 컴퓨터공학은 이러한 인간 중심의 이해를 바탕으로, 정교한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기술적 수단을 제공합니다. 교육공학은 그 시스템이 실제 학습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며, 그것이 학습자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맥락적 이해를 제공합니다. 저는 이 세 분야가 마치 하나의 문제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세 개의 렌즈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각 렌즈가 제공하는 인사이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단순히 기술적으로 정교한 시스템을 넘어서, 학습자의 사고, 감정, 행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터페이스와 인터랙션 디자인이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식은 결코 분절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복잡하고 변화가 빠른 사회에서 인사이트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출발한 개념과 방법론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충돌, 보완, 재해석이야말로 진정한 창의성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융합을 하나의 전략이나 선택이 아니라, 오늘날 교육 기술 연구에 필수적인 사고방식이자, 연구자에게 요구되는 철학적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컴퓨터공학, 교육공학의 융합이 만들어갈 미래 교육은 더 실질적이고 반응적인 학습 환경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기술이 학습자의 상태를 인식하고, 교육학적 관점에서 의미 있는 개입이 이루어지며, 그 전 과정을 사용자 경험의 흐름 속에서 정교하게 디자인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는 학습자가 특정 개념에서 반복적으로 머무르거나 스크롤을 되돌리는 행동을 보이면, 시스템은 이를 ‘이해의 어려움’ 신호로 해석하고 관련 개념에 대한 보충 영상이나 요약 자료를 자동으로 제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텍스트를 지나치게 빠르게 넘길 경우, 핵심 문장을 하이라이팅하거나 중간 점검 퀴즈를 제공함으로써 피상적인 학습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적응형 학습 시스템은 텍스트 기반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VR 학습, 게임 기반 시뮬레이션,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 튜터링 시스템 등 다양한 학습 매체와도 연동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VR 환경에서는 학습자의 시선 이동, 손의 움직임, 반응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몰입도나 인지 부하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학습 난이도나 시각적 자극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AI 기반 인터랙션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나 연구자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조언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맥락에서 작동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AI는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요술 지팡이’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AI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인간이 명확히 정의했을 때 비로소, 그 목표를 효과적이고 정밀하게 달성해줄 수 있는 도구일 뿐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인간의 통찰과 맥락에 대한 이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다루는 사람이 단순히 기술을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근본적인 질문들이야말로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디자인(Human-Centered Design)을 가능하게 하며, 궁극적으로 더 의미 있는 기술 적용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맥락에서 작동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요즘 AI는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요술 지팡이’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AI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인간이 명확히 정의했을 때 비로소, 그 목표를 효과적이고 정밀하게 달성해줄 수 있는 도구일 뿐입니다. 이 근본적인 질문들이야말로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디자인(Human-Centered Design)을 가능하게 하며, 궁극적으로 더 의미 있는 기술 적용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윤 교수 인터뷰 중 -
2025 일반대학원 박람회 및 전공박람회무모함이 자랑이 되는 곳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전공 박람회취업과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이번 박람회는 학문적 성장과 전문성을 향한 여정의 시작점이었다. "직접" 만나고 "비교"하며 "확신"을 얻어갈 수 있었던 뜨거운 열정의 현장, 일반대학원·전공 박람회에 다녀왔다. 미래의 자신을 그려볼 수 있었던 특별한 하루를 함께 경험해 보자;)이번 박람회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내가 가려는 길에 확신을 얻으려면 그 길을 같이 가는 동반자들을 보라!”입니다. 그 동반자의 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일 테니 말입니다. 그 모습이 믿음직스럽다면 그 길은 같이 가볼 만한 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슴이 뭐라고 하는지 들으세요. 가슴이 뜨거워지는 길을 따라가세요!- 서울시립대학교 전인한 대학원장 -5월 15일, 서울시립대학교 100주년기념관 국제회의장이 특별한 만남의 장으로 변신했다. 35개 학과가 한자리에 모여 지식과 열정의 향연을 펼친 2025학년도 일반대학원 박람회 및 전공박람회가 열렸다. 취업과 진학 사이에서 갈등하는 학부생들과 그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은 교수진, 선배 대학원생들이 전공별 부스에서 마주 앉아 미래를 향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박람회장은 단순한 진학 정보를 넘어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공학, 예술체육 등 전 계열을 아우르는 다양한 학과들과 국제도시개발학과, 도시빅데이터융합학과 같은 융합 연구 과정까지 학문의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다.#1미래를 현실로 바꾸는 모험가들이 모인 곳 :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전인한 서울시립대학교 교학부총장/대학원장이번 박람회에서 중요한 것은 '직접'입니다. 이번 박람회는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원 전공에 대한 설명을 해당 학부·과 교수와 대학원생들에게 직접 듣는 기회를, 2학년 진학할 때 전공선택을 하게 되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에게는 전공탐색의 기회를, 다전공 이수를 고려하는 학부 학생들에게는 관심 전공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전공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도 아울러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비해 참가 학부·과나 부스가 많이 확대되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상담함으로써 온라인에서 얻는 정보와는 또 다른 살아있는 정보를 받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오신 김에 여러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궁금하던 점 다 물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올해 빅데이터융합사업단이나 조기취업형계약학과사업단 등 사업단이 참가한 것이나 국제도시개발학과, 도시빅데이터융합학과, 스마트시티학과 등 학과 간 개설 융합전공학과 등이 참가한 것이 새로운데요, 모두 깊은 관심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람회는 원래 뜻이 각종 사물이나 상품을 진열해놓은 곳을 말합니다. 그래서 박람회의 요체는 여러 상품을 진열하고 그것들을 비교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람회에 와서 상품 하나만 보고 가는 관람객은 없겠죠. 마찬가지로 전공박람회에 참석한 학부생들은 평소 관심이 있던 학부·과 부스 외에 여러 부스를 들러 질문하면서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비교를 통해 자신이 생각한 전공에 대해 확신이 들 수도 아니면 재고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핵심은 박람회를 통해 비교해보고 정보를 충분히 얻어가며 선택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무모함이 자랑이 되는 곳,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학문의 길은 알고 싶다는 욕망으로 현실적 고려를 초월할 수 있어야 갈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슬로건에 있다고 봅니다. 현실적 고려를 초월할 수 없다면 대학원 진학은 불안과 회의가 알아가는 즐거움을 압도하는 비실용적인 길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알고 싶다는 욕망이 현실적인 계산이나 고려를 압도할 수 있다면 학문의 길은 불안과 회의를, 가끔 찾아오는 해 냈다는 성취감,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극복해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대학원 홈페이지에 있는 대학원 소개 문구는 제가 우리 대학의 다른 재정지원사업 신청서 집필할 때 집필실에서 잠깐 시간을 내어 휘리릭 쓴 것이라는 이실직고는 해야 하는데요, 아마 그 당시 집필실에서 제 심정-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 도전하고 있는데 힘에 부친다, 잠이 너무 자고 싶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아닌가, 그래도 에라이 도전한다-도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힘들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업이 선정되었습니다. 무모했으니까 도전한 것이고 도전했으니까 한계를 뚫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도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은 무모함이 자랑인 곳입니다. 요즘 대학원 연구에서의 발전 방향은 사회와 유리된 연구가 아니라 지역, 산업과 연계된 지·산·학·연 연계 연구입니다. 지식을 알아가는 것이 현실적인 계산을 초월한 선택이라 하더라도 그 지식은 현실에 발붙이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대학도 최근 지·산·학·연 연계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인 학생들, 전공선택을 망설이는 학부생들에게! 이번 박람회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내가 가려는 길에 확신을 얻으려면 그 길을 같이 가는 동반자들을 보라!”입니다. 그 동반자의 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일 테니 말입니다. 그 모습이 믿음직스럽다면 그 길은 같이 가볼 만한 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민 중인 학생들에게는 “가슴이 뭐라고 하는지 들으세요. 가슴이 뜨거워지는 길을 따라가세요!”라는 말을 전합니다. #2가보고 싶은 길! 그 길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 선배에게 물어봤어요! " 묵묵히 걷다 보면 연구자로 성장해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장효원(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김혁 교수 연구실에서 석·박사통합과정 9학기를 진행하고 있는 장효원입니다. 현재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응용을 위한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박사 과정으로는 3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학부 4학년 때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어요. 사실 평소에 과학 유튜브나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우연히 서울시립대학교 김혁 교수님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일까?'하는 호기심에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교수님의 연구 분야가 정말 재미있어 보였어요. 그때 '나도 대학원에 가면 이런 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욕심이 생겨서 대학원에 오게 되었습니다. 막상 대학원에 들어와 보니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라는 말처럼, 때로는 힘든 부분도 있지만 묵묵히 제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학위도 취득하게 되고,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학생들이 흔히 대학원을 '노예 생활'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와보니 그런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하나의 연구자로서 독립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느꼈어요. 요즘은 학생들의 대학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기업들도 연구생이나 석사, 박사급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게 되었고, 대학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왔습니다. 주로 3학년 학생들이 연구실에 찾아와서 '대학원에 가고 싶은데 어떤 걸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첫 번째로 학점이에요. 왜냐하면 대학원을 가더라도 중간에 나올 수도 있고, 준비하다가 포기할 수도 있고, 졸업 후 연구가 아닌 다른 길을 택할 수도 있어서 학업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어요. 그다음으로는 학업과 연구실 생활을 병행할 자신감이 있다면 연구실에 와서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합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MZ 세대 마인드가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지만, 대학원에 오면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이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주어진 일을 할 때 '어차피 나에게 도움이 되겠지'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어도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우리 서울시립대학교는 특히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에 신임 교수님들이 많이 오셔서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요. 덕분에 국가 연구개발 사업도 많이 따오고,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인력 양성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신진 교수님들께서 최신 기술 트렌드에 맞는 연구를 수행하고 계셔서 서울시립대에 오면 현재 가장 핫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취업과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취업 도피성만 아니라면 대학원 진학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지금 가도 될까? 늦지 않았을까?'하는 고민이 든다면, 그 생각 자체가 이미 대학원에 오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3학년이든 4학년이든 시기는 중요하지 않아요. 물론 빠를수록 좋지만, 결심이 섰다면 언제든 오셔도 됩니다. 졸업 후에 와도 교수님들과 선배들이 모두 반겨주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거예요. "대학원 진학, 강력 추천합니다!" 김소중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대학원 진학은 친한 선배 추천으로 오게 되었어요! 학부 시절 고생한 만큼 성취감도 있었고, 자연스럽게 대학원까지 이어졌습니다. 김진혁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대학에 진학할 때 저도 고민은 있었는데, 인생 전체를 봤을 때 2년에서 4년 투자해서 제 몸값을 높일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도전했습니다.김용우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전공이 저한테 정말 잘 맞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원에 오면 그게 확실해지더라고요. 그리고 대학원생이라서 좋은 점도 많다고 생각해요. 특히 서울시립대는 장학금 지원도 좋고, 학비 부담이 적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홍준성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특정 분야에 관한 관심이 분명하다면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봐요. 다만 도전하되, 본인이 정말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먼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단순히 도피성으로 오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3내가 가보고 싶은 길! 박람회장을 찾은 이들을 만났습니다."교수님들의 연구력이 뛰어나셔서, 자교에서 석사를 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강예찬(신소재공학과 20) 박람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 어떤 분야들이 있는지를 더 세부적으로 알고 싶었어요. 특히 신소재공학과 연구실에서 실제로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지, 학부생으로서 아는 것보다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었거든요. 학부생 처지에서 교수님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박람회를 통해서 직접 질문하고 연구 분야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학생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특히 더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개인적으로 작년에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교수님들과 가까이 지내는 편이라 비교적 정보를 접하기 쉬웠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이런 박람회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서울시립대 대학원의 가장 큰 장점은 교수님들의 연구력이 정말 뛰어나다는 점이에요. 저희 과만 해도 교수님들이 각 분야에서 저명하신 분들이 많아서, 자교에서 석사를 한다는 게 결코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학원이 어렵고 힘들다는 이미지도 있지만, 서울시립대 교수님들은 석사생이나 학부연구생도 잘 챙기세요. 대학원을 고민하고 있다면, 부담 갖지 말고 교수님들과 먼저 편하게 상담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서울시립대 대학원에 진학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이윤아(**대학교 4학년) 이번 박람회는 인스타그램에서 홍보 게시물을 보고 알게 됐어요. 평소에 대학원 진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여러 정보를 얻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취업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어요.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중에는 취업까지 연계할 수 있는 길을 알아보는 중이에요. 특히 타대생이고 타과 출신이다 보니까,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지, 어떤 연구실이 있는지 많이 궁금했어요. 그래서 상담 때는 연구실 분위기, 컨택 방법, 면담 때 어떤 질문을 주고받는지, 교수님들 연구 분야 등 다양한 걸 여쭤봤어요.김지원(**대학교 4학년) 현재 대학원과 취업을 두고 두루두루 알아보고 있어요. 지금이 4학년이라 정말 고민이 많은 시기거든요. 상담을 길게 받은 이유도 그만큼 궁금한 게 많았기 때문이에요. 특히 타과생이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지, 컨택을 어떻게 하는지, 교수님 면담에서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같은 실질적인 질문들을 드렸어요. 상담을 통해서 그동안 막연했던 부분들이 많이 정리됐고, 실제로 준비에 도움이 될 팁들도 얻었습니다. 전인한 원장님(가운데)과 일반대학원 행정실 선생님들“무모함이 자랑이 되는 곳” 학문의 길은 알고 싶다는 욕망으로 현실적 고려를 초월할 수 있어야 갈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슬로건에 있다고 봅니다. 현실적 고려를 초월할 수 없다면 대학원 진학은 불안과 회의가 알아가는 즐거움을 압도하는 비실용적인 길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알고 싶다는 욕망이 현실적인 계산이나 고려를 압도할 수 있다면 학문의 길은 불안과 회의를, 가끔 찾아오는 해 냈다는 성취감,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극복해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전인한 대학원장 인터뷰 중 -
물, 기술, 사람을 전심으로 매개하다! 환경공학부 오희경 교수 서울시립대학교와 환경공학부, 그리고 모든 학부 구성원들이 제 삶의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사실 우리가 일하는 현장이 항상 쾌적한 사무실인 것은 아니에요. 때로는 열악하고 습한 환경에서 위험한 가스에 노출되기도 하고, 어두운 지하공동구나 처리장을 다닐 때도 있습니다. 공공의 환경복지를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우리 동문과 후배들은 정말 숨은 영웅들이에요. - 오희경 교수 인터뷰 중 -물 분야 연구와 기업 협업, 물 분야 인재 양성과 실무 역량 강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2025년 세계 물의 날' 환경공학부 오희경 교수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환경과 사람을 위한 물 기술의 미래를 설계해온 오희경 교수를 만나보자.Q1. ‘2025년 세계 물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을 축하드립니다!물 분야에서 더 열심히 일해 달라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교육 분야로 이직해서 받은 상이니 물분야에서 인재 양성을 위해 전심을 다해 힘써 달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라는 플랫폼 위에서 함께 동역하는 동료 교수님들과 배우기에 힘쓰는 제자들이 있기에 제가 단지 해당 분야에서 대표로 받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우리 서울시립대학교와 환경공학부와 그리고 학부 구성원 모두가 제 삶의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공학은 참 선하고 사람과 자연과 세상을 이롭게 하는 학문입니다. 이런 학문을 공부하는 우리 환경공학인은 참으로 선한 성품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하는 현장은 쾌적한 사무실일 때도 있지만 실제로는 열악하고 습하며 위해 가스에 노출되기도 하며 어두운 지하공동구나 처리장을 거닐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공공의 환경복지를 위해 힘쓰는 동문들과 따라와 주는 후배님들은 묵묵히 땀 흘리며 일하는 숨은 영웅입니다. 당신들의 지켜주므로 대한민국의 환경복지가 든든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Q2. 환경공학, 특히 물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환경공학 요람입니다. 서울시립대학교 입학 당시 고등학교 생물 담당 김병만 선생님께서 “희경아, 앞으로 환경공학이 유망하다더라. 서울시립대학교에 그런 과가 있다”라고 추천해 주셨는데 그때 당시는 유망하다는 단어는 귀에 들리지도 않았어요. In Seoul이 목적이었던 제게 서울시립대만 귓가에 들렸던지라 냉큼 서점에 가서 대학 지원서를 샀고 우편 접수한 후 학력고사 치르고 입학했지요. 학사 후 94년도에 사회에 진출했지만 환경 엔지니어로 지속 가능한 일을 하기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결혼 후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았지만 남편의 제안으로 석‧박사과정을 밝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어요. 당시 정수장, 하수처리장 등 환경 인프라의 건설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라 자연스럽게 물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진행하며 현재 명예교수인 유명진 교수님 연구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실은 탄탄한 연구 인프라, 넓은 대역의 네트워크, 서로 잘 챙겨주는 가족 같은 분위기와 지도 교수님의 인자하심, 이 모든 것이 조화로웠기 때문에 박사까지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우리 연구실은 멤브레인 기술 연구를 선도해왔고, 저 역시 석사 및 박사에서도 멤브레인을 연구 주제로 선‧후배들과 같이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동경대학, 동경공업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도 멤브레인 기술을 중심으로 해서 유기물질, 바이러스, 소독부산물, 의약품 등의 제거에 대한 연구로 확장해 나갔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멤브레인은 다른 공정과 하이브리드되어 제거 대상물 질의 범위를 넓히며 여전히 주목받은 연구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멤브레인은 필터 즉 여과기라는 뜻인데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핵심 처리 공정이거든요. 여과를 중심으로 보호하고 보완하려면 전처리를 붙이면 되고 성능을 강화하려면 후처리를 붙이면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유명진 명예교수님과 물환경 연구실(WEL)은 부족한 저를 학문의 길로 인도해 준 감사한 통로가 되었네요. 저와 저의 연구실(W-WEL)도 제자들에게 그런 감사 통로와 디딤돌이 되면 좋겠습니다. 동경대학교에서는 동경 수도국 관계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고, 일본 카나마치(Kanamachi)정수장에서 멤브레인 파일럿 플랜트를 운영에 참여하면서 일본의 고도정수처리 현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타고 내리면 전원주택이 가득한 마을을 지나 한참을 걸어가면 정수장이 있고 거기서 물 샘플링을 해서 가방에 넣어 매고 학교에 돌아와 실험했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이렇게 큰 파일럿 시설을 정수장 부지에 설치해서 운영하는 연구를 대학, 기업, 동경도가 협력해서 한다는 것이 정말 부러웠던 시절이었는데, 우리 대한민국도 이제는 지자체 실증단지를 이용해 이러한 산학연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그런 연구모델을 처음 겪어본지라 메가급 R&D 재정을 지원받는 대학이 어찌나 부러웠던지요. 또한 동경공업대학에서 JSPS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구하면서 하수처리장으로부터 원수를 직접 공급받아서 흡착 결합형 멤브레인 공정을 운영해 하수처리장 내 의약물질 관리 방안을 연구했고 이때 국립보건의료과학원과 협력하여 수환경 내 의약물질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약물질 전처리와 분석기술을 익혔고, 입상활성탄 흡착칼럼을 과학원에 설치했기에 운영하기 위해 저희 집이 있는 요코하마에서 사이타마현까지 이때는 자가용으로 운전하고 다니면서 연구를 진행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기관은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의 연구·교육 기관인데 보건·의료·복지 분야에서 공공정책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이곳에서 함께한 연구자들을 통해 국가적 책임감,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지만 겸손함, 그리고 연구와 실험에 있어서는 열정과 정직함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본에서의 경험은 주로 실험실 규모의 장치를 운영하기보다는 파일럿 규모의 장치 운영을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설계 및 운영인자를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저는 정수장과 하폐수처리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실사구시(實事求是)였습니다. 즉 논문을 위한 연구가 아니라 현장을 위한 엔지니어링 중심의 연구 접근 방법을 경험했던 시절이었습니다.Q3. 교수님께 의미 있었던 프로젝트가 무엇인가요? 20년간 수처리공정 분야, 유기성 폐자원 및 매립장 분야, 잔류의약물질관리 분야, 스마트시티 분야, 수소에너지 분야 및 해양 플랜트 장치 개발 분야 등 대형 국책과제와 정부 용역과제, 민간 기업 자체과제에 참여했습니다. 수처리공정관련 대표적 연구로 중대형 막분리 고도정수처리 시스템 개발과제(25,000m3/일 규모)와 에코스마트상수도시스템개발사업단 Ⅰ, Ⅱ단계 개발과제가 있습니다. 2개의 사업단 과제에서 세부과제 주관기관, 총괄 주관기관으로서 연구 실무 및 책임을 담당했죠. 20년간 50~500m3/일 규모의 9개 이상 수처리 파일럿 플랜트를 운영하였고 실증단지에 요소 기술을 적용해 기술 수요자와 공동 운영을 하면서 기술 검증을 수행했습니다. 환경부 최초 사업단 과제인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사업으로부터 최근의 글로벌탑 환경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서 국내 수처리공정 선진화와 고도화를 위해 연구하고 기술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최근에는 '하수처리장 온실가스 배출 추적과 최적 관리 방안'을 수행했는데, 이 하수처리장은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 주고 도시 침수를 방어해 주는 쾌적한 환경, 안전한 거주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주기능입니다. 우리가 쓰는 생활하수인 세탁물, 변기, 샤워 물 등에는 찌꺼기, 세균, 화학물질, 유기물이 들어 있어, 이것을 강이나 바다에 버리면 물고기 죽고 환경이 오염됩니다. 그래서 하수처리장에서 깨끗하게 걸러주는 것이죠. 그런데 하수나 폐수를 처리하여 정화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도 하고,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기도 합니다. 또, 처리장에서 약품 사용이나 찌꺼기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차량을 이용하는 등 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줄여야 한다는 책무가 발생했어요. 음식물 찌꺼기나 유기물이 썩을 때 나오는 메탄(CH₄)은 이산화탄소보다 25배 이상 강한 온실가스예요. 아산화질소(N₂O), 질소를 미생물을 통해 생물학적 방법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더 강력합니다. 하수처리장은 환경을 보호하는 곳인데,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키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물만 깨끗하게 만들면 끝’이 아니라, ‘온실가스를 같이 줄여야 진짜 친환경 처리!’라는 생각이 중요해졌어요. 그래서 요즘 하수처리장은 에너지 절약형 설비 사용과 메탄을 모아서 에너지로 활용(바이오가스)하는 것,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줄이는 기술 도입이 트렌드입니다. 하수처리장은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곳이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온실가스도 줄여야 진짜 환경을 지키는 것이지요. 이렇게 그동안의 실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공학 기술 지식과 산학연 연구협력체계 및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래융합형 수처리공정 연구를 견인하고 시대에 부응하는 수처리공정분야의 심층공학교육으로 환경공학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의 니즈를 이해하고 상호 필요한 기술, 인재, 정책 개선 등을 매칭해 줄 수 있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Q4. 교수님의 도전적인 연구 여정과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하던 일의 예를 들자면, 건물을 짓는데 설계와 시공이 메인이라면 저는 그 안의 1~2가지 핵심 부속품을 담당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대로는 한계가 있겠다.'라는 생각에 전체를 해보고 싶고, 스스로 디자인해 보고 싶었어요. 그때 남편이 "여성으로서는 연구자의 길이 좋겠다. 기업에선 유리 천장 때문에 힘들 거다"라고 조언해 주었어요. 94년이었으니 그 시절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죠. 돌이켜보면 뚜렷한 계획이 있었다기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변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움직였던 것 같아요. 성실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 코치해 주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우연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어떤 선한 영향력의 이끌림이 있었다고 느껴요. 어려운 방향이라도 곰곰이 판단해 보면 그게 맞는 경우가 많았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도전했습니다. 젊은 분들은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면 안 할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으면 마음이 달라져요. ...................혹자는 이런 저의 삶의 태도를 혁명적이라고 하던데, 개인적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삶의 우선순위였다고 생각해요. 당시에는 여성이 커리어를 추구하려면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일하는 여성은 올드미스 같은 이미지였죠. 하지만 저는 두 가지를 다 중요하게 생각하며 양립했어요. - 오희경 교수 인터뷰 중 -Q5.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며 연구자의 길을 걸어온 교수님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당시에는 결혼한 상태에서 석사 진학을 한다는 게, 지금 생각하면 꽤 도전적인 선택이었고, 지도교수님께서 받아주신 것도 큰 행운이었습니다.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으로 이어가던 중 첫아이를 낳았어요. 당시 남편은 일본에 유학 가 있고, 저 혼자 박사과정을 하면서 아이를 키웠죠. 임신한 상태로 멀리 기차를 타고 가서 생계를 위해 강의도 했습니다. 그때 참 힘들었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지금 박사과정 여학생들에게도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으면 낳으라고 조언해요. 학위가 한 학기 늦어지더라도 아이를 낳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공부는 조금 늦어도 할 수 있지만, 자녀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양육과 생계를 책임지며 박사과정을 밟아나가던 중 일본에 있는 남편이 "공부하는데 너무 힘들다!"라고 SOS를 보내왔어요. 논문 심사 중이었지만 아기를 데리고 일본으로 갔습니다. 그때 내 것을 포기하고 남편을 도와주는 선택을 했죠. 가족 안에서는 모두가 동시에 다 할 수는 없잖아요. 그때는 남편이 먼저였습니다. 후배들에게도 항상 말해요. 잠시 내 것을 양보하면 언젠가 순서가 돌아온다고요. 물론 논문도 최선을 다했어요. 감사하게 지도교수님의 배려로 한일을 오가며 논문 심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동경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시작했어요. 동경대학교에서 연구하면서 둘째를 가졌는데, 첫아이 때보다 더 혁명적이었어요. 2000년대 초반 일본의 폐쇄적인 연구실 분위기에서 임신한 외국인 여성 연구원은 정말 특이한 존재였죠. 배가 불러오면서도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 했는데, 지도교수님이 "오사와리 야메테쿠다사이(만지지 마세요)"라며 위험한 실험은 그만하라고 걱정하셨어요. 그래도 현장에 가서 샘플링을 하니 "아부나이(あぶない,위험해요)"라고 하셨던 것이 생생합니다. 또 당시 급여가 적어서 장학금을 알아보려고 임신 8개월 만삭일 때 동경공업대 교수님을 처음 만났는데, 얼마나 놀라셨을까 싶어요. 그래도 "애 낳고 오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제안서를 냈고, 아이를 낳고 보니 JSPS 장학금 합격 서류가 와 있더라고요. 그 덕분에 빠듯한 일본 유학 생활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박사후과정을 하면서 둘째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유축기를 들고 다녔죠. 학교에 유축실이 없어서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했더니, 빈 강의실을 사용하게 해주셨어요. 몇 개월간 그곳에서 유축하고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퇴근할 때 가져갔죠. 당시 일본 문화에서 그런 부탁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교수님의 배려로 가능했어요. 젊은 분들은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면 안 할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으면 마음이 달라져요. 이렇게 일본에서 아이 둘을 양육하면서 박사과정과 박사후과정을 마쳤다고 하면 다들 놀라워해요. 사실 저는 힘든 걸 크게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그냥 "해야 할 일이니까!" 하며 당당하게 해나갔죠. 어쩌면 마음이 좀 단단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국보다 일본이 여성과 아이에 대한 배려가 조금 더 있어서 가능했던 것도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정말 열심히 했고, 그래서 주변에서도 저를 인정해 주셨어요. 그때 제 영향으로 일본 연구실의 다른 조교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지금은 교수가 되었어요. 제가 선례를 만들었으니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혹자는 이런 저의 삶의 태도를 혁명적이라고 하던데, 개인적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삶의 우선순위였다고 생각해요. 당시에는 여성이 커리어를 추구하려면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일하는 여성은 올드미스" 같은 이미지였죠. 하지만 저는 두 가지를 다 중요하게 생각하며 양립했어요. 그래서 저를 바라보는 후배들, 특히 여성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우리 연구실에도 여학생들이 많은데,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지요. 특히 환경 분야, 물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분 중에 여자 연구원들이 정말 많아요. 정부 출연 기관도 여성들이 많아서 이제는 남녀 구성비가 거의 비슷해졌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공대에 여성이 10% 정도였는데, 지금은 거의 반반이에요. 그러니까 후배들은 똑같이 진로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https://witeck.or.kr/publication/woman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Q6. 다음 세대의 환경공학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환경공학도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Grit과 Multi Skilling'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았을 때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특강 요청이 왔었는데, 그때 건설사업 동향과 전망을 발표하면서 이 두 가치를 처음 소개했습니다. 우리는 경기 순환고리를 잘 읽어야 합니다. 확장에서 후퇴, 수축을 거쳐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이런 전망 수치를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업스킬하고 리스킬하는 컨트롤러로 활용해야 합니다. 성숙한 건설과 엔지니어링 산업에서는 자신만의 숙성된 기술 아이템 하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산업 혁신동력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런칭하는 자세도 필요하죠. 정보를 입수하고 기술과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네트워킹도 정말 중요하고요. 건설업의 가치사슬에 혁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융합하면서, 건설의 요소 산업이 점점 부드러움과 정교함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또 요즘같이 마음의 근력이 필요할 때, GRIT이 정말 중요한 가치입니다. GRIT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엔젤라 더크워스 박사가 연구한 개념인데,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Growth Mindset(성장 마인드셋), Resilience(회복탄력성), Intrinsic motivation(내재적 동기), Tenacity(끈질김)의 약자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학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Multi Skilling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다양한 역량을 갖추는 것입니다. 기술을 창조적으로 디자인하는 능력, 시간과 공간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능력, 인류의 문제와 욕구, 결핍을 통찰하여 솔루션을 제시하는 능력, 그리고 인간과 기계 사이를 파고들어 협력하고 연결하는 능력 등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시대인 만큼 요구되는 스킬도 많아져서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이런 역량들이 앞으로 물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믿습니다.Q7. 교수님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앞으로 저의 사회적 역할 수행의 핵심 방향은 환경공학 분야 전문인력의 가치를 제고하는 것입니다. 환경공학 전공자들은 대다수가 경제적 보상보다 공공성 및 지속가능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가치체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가 집단이 현장에서 기술개발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며 직무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적 환경를 조성하는 것이 제 책무라고 판단합니다. 국내 환경 인프라 현황을 살펴보면, 약 5,000개소의 하수처리시설과 600여 개소의 정수시설이 운영 중이며 지하에는 수도 및 하수관로 네트워크가 고밀도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기반시설의 적정 유지관리는 필수적입니다만 현장 근무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현장은 지하 작업과 악취에 노출되어 있고, 옥외 실무 비중이 많은 등 여러 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해당 시설들의 설계 및 시공 주체로서 우리는 운영 책임을 전적으로 수행해야 하나, 현시점에서는 전문가에게 매력적인 직무 여건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산업계에서도 인재 확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보상체계와 제도적 지원이 미흡합니다. 단순한 임금수준 향상을 넘어 근무환경의 구조적·체계적 개선이 요구됩니다. 또한 주목할 만한 동향으로, 전국적으로 환경공학과의 정량적 감소 추세가 관찰됩니다. 인프라 구축 중심 시대에서 ESG, 유지관리 등 비물리적 영역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전통적 환경공학 교육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학과 통폐합 및 '융합' 명목 하의 변형이 진행되고 있으며 학계 내부에서도 감소하는 학생 수를 고려한 학과 발전 방향에 관한 심층적 논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과는 1974년 창설 이후 1980년 국내 최초로 '환경공학과'라는 공식 명칭을 채택하였습니다. 초기 교수진이 구축한 체계적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현재까지도 대학원 수준의 종합적 환경공학 교육을 제공하는 소수의 학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여, 교육과정의 고도화 방안 및 후속 세대가 전문가적 자긍심을 가지고 현장 기술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방안 모색이 저의 차기 연구 및 사회적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GRIT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엔젤라 더크워스 박사가 연구한 개념인데,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Growth Mindset(성장 마인드셋), Resilience(회복탄력성), Intrinsic motivation(내재적 동기), Tenacity(끈질김)의 약자로, 진정한 공학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오희경 교수 인터뷰 중 -
interview느좋기회 물려주기, 청년 창업가의 약속 정수원 동문(티켓가이드 대표, 교통 16)"성공은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받은 기회,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교환학생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일군 청년 창업가 정수원 대표.그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장학금 지원 스토리!정 대표의 감사와 나눔의 철학을 만나보자. 기부는 제게 단순한 금전적 기여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었어요. 만약 제가 서울시립대학교에 오지 않고 다른 사립대학에 갔다면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등 금전적인 부담으로 교환학생을 하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연결된 해외 대학 수와 모집 인원이 많아 어렵지 않게 교환학생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하며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울시립대학교가 있었기에 저의 창업이 있을 수 있었고 더불어 기부도 할 수 있었습니다.-정수원 대표 인터뷰 중- #1.안녕하세요?! 서울시립대학교 교통공학과 16학번, 졸업생 정수원입니다. 해외여행 중 현지 스포츠 관람을 원하는 여행자들의 직관 경험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에이전시인 ‘티켓가이드’를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서울메이트 활동과 포르투갈에서 보낸 해외 교환학생 경험입니다. 국제학생교류회 SeoulMate는 서울시립대학교 국제처에서 운영하는 UOS buddy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서울시립대학교로 수학하러 온 교환학생의 한국 생활을 돕는 역할을 하는 자원봉사자를 말합니다. 1년 동안 서울메이트 활동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키워갔습니다.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해서 해외에 나가보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서울메이트 활동하면서 꿈이 더욱 구체화되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 서울시립대학교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지원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포르투갈에서 만난 타 대학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환학생으로 오기 위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수많은 준비를 해서 어렵게 왔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학교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국가 선택지도 많고, 선발 인원도 많아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서울메이트로서 활동한 이력이 가산점을 받아 더욱 수월하게 포르투갈 ISCTE 경영전문대학 교환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이 포르투갈을 선택했던 이유를 궁금해하는데, 아주 단순했습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의 날씨가 좋지 않지만, 포르투갈은 햇살 좋고 기후가 좋았습니다. 특히 서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물가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죠. 실제 포르투갈에서 생활해 보니, 제 선택에 감사할 정도로 교환학생 경험은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은 단순한 해외 경험을 넘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었습니다. 다른 문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고, 세상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완전히 다른 그들의 여유로운 삶의 방식을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했지만, 점차 그들의 삶의 철학을 이해하고 즐기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여행을 좋아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교환학생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 경험은 자신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거예요.#2.‘티켓가이드’를 창업하게 된 계기?!포르투갈에서 생활하면서 유럽에서 열리는 수많은 스포츠 경기를 직관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여행과 더불어 스포츠 관람(직관)이 취미거든요. 그런데 많은 한국인 여행객이 티켓 구매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구매의 복잡함 등 많은 문제로 인해 암표 구매 같은 루트로 티켓을 구입했다가 사기를 당하여, 큰돈 쓰고도 경기를 관람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듣고 보았습니다. 유럽에서 특히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문화예요.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이 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권 구매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이것이 바로 '티켓가이드' 창업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럽의 스포츠 경기장은 항상 매진되는 경우가 많고, 한국 여행자들은 티켓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많은 여행자가 신뢰할 수 없는 암표 시장에 의존하다 보니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기존 시장의 낮은 신뢰도와 안전하지 않은 구매 환경을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고객들이 안전하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그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죠. 특히 비싼 티켓을 구매하면서도 진품 여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여행자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졸업 유예 상태에서 창업을 결정했습니다. 원래 학석사 과정을 계획했지만,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죠. 지도 교수님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응원해 주셨고, 공부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2022년 중순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를 시작해 약 1년 동안 준비했습니다. 웹사이트 개발, 고객 연결 창구 마련, 홍보 등 종합적인 준비와 함께 정식 사업자 등록까지 진행했습니다.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발전했고, "한번 해보자!"라는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시작된 사업이지만,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하는 진심과 열정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3. 교환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기부하다. 나에게 기부는..?학창 시절 서울시립대학교 학생회관의 명예의 전당 앞을 지나다니면서 깊은 감동하였던 기억이 많습니다. 많은 선배님과 교수님들이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신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그 벽에 제 이름을 새기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부는 제게 단순한 금전적 기여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었어요. 만약 제가 서울시립대학교에 오지 않고 다른 사립대학에 갔다면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등 금전적인 부담으로 인해 교환학생을 하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처음부터 목표를 빠른 취업으로 잡고 창업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서울시립대학교에 다니며 감사하게도 국가장학금을 비롯하여 수많은 장학금을 받았고, 덕분에 8학기 동안 등록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사립대 출신 학생 중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을 2~3천만 원 정도 가지고 사회에 진출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보다 큰 도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연결된 해외 대학 수와 모집 인원이 많아 어렵지 않게 교환학생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하며 창업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기에 이 부분 또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울시립대학교가 있었기에 저의 창업이 있을 수 있었고 더불어 기부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했던 좋은 경험을 후배들이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해외 대학으로 파견을 나가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명목으로 기부하였습니다. 저 또한 교환학생을 시절 장학금을 받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던 해외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있기에, 받았던 좋은 것들을 다시 나누는 '좋은 경험의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기부는 단순히 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꿈과 기회를 열어주는 행위입니다. 제가 받은 혜택을 다음 세대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고, 그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그런 선순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4.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먼저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학업, 단체 활동(동아리, 대외 활동 등), 새로운 경험(교환학생, 봉사활동 등), 미래 설계, 친구 관계, 연애 등 많은 것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할 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게 선택하고 이를 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로 돌아오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면 끝까지 파고들어 도전해 보라고, 힘 있게 등을 밀어주고 싶습니다. 과정이 힘들 수도 있고 결과가 좋을 때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모여 빛을 보는 순간이 꼭 찾아올 거로 생각합니다. 저도 창업해 보니 고객들이 믿고 선택해 주고 제공한 서비스에 만족감을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버킷리스트를 달성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덕분에 편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좋은 경험할 수 있게 도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와 같이 다녀오신 후에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 항상 힘이 나고 더욱 열심히 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열정을 믿고 도전하세요.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면 끝까지 파고들어 도전해 보라고, 힘 있게 등을 밀어주고 싶습니다. 과정이 힘들 수도 있고 결과가 좋을 때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모여 빛을 보는 순간이 꼭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수원 대표 인터뷰 중-
미래인재양성 프로젝트 미래를 향한 힘찬 걸음, UOS커리어원정대가 돌아왔다 : UOS커리어원정대 2기 더 크게, 더 자유롭게.3주 동안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를 누비며 자율적인 해외 탐방으로 자신만의 진로를 개척한 UOS커리어원정대 2기의 생생한 탐방기를 만나보세요. Interview: 독일편, UOS커리어원정대 '청춘기록' (장유진(경영학부22), 김규리(도시사회학과22)) Q1. 'UOS커리어원정대'에 지원하게 된 계기와 기대했던 바는 무엇인가요?▲ 청춘기록 팀장유진 'UOS커리어원정대' 프로그램은 작년 1기 참여 친구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덴마크와 스웨덴을 다녀온 후 세계관이 크게 확장되었다고 했습니다. 마침 취업 준비로 인한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던 시기에, 그 이야기가 큰 동기부여가 되어 UOS커리어원정대를 통해 진로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우리 대학의 해외 프로그램에 대한 좋은 평판과 유럽 여행이라는 개인적인 로망도 이번 원정대에 참여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김규리 코로나 때부터 해외여행 유튜브를 많이 보면서 항상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국가로 떠나고 싶다는 막연한 소원이 있었는데, 이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선진국 유럽의 복지 시스템을 체험하고 그 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을 직접 경험하며 한국과의 차이를 비교해보고 싶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탐방 과정에서 영상 제작 경험을 쌓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Q2. 팀원 구성은 어떻게 한 건가요? 팀 이름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세요.▲ 장유진(경영학부22)장유진 팀 구성 워크숍에서 만난 팀원들은 신기할 정도로 성향이 잘 맞았습니다. 모두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색을 즐기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팀 활동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는 4~5시간 동안 사회 문제, 진로 고민, 일과 휴식, 인생관까지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 친구들이라면, 여행을 가서도 같은 비전을 품고, 진심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이후 프로젝트도 수월하게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우리 팀은 호기심이 많고 이것저것 알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 유독 박물관이나 유적지에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정보를 찾아보며 토론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좋은 점, 느낀 점들을 그때그때 이야기하고 고스란히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이처럼 유럽을 200% 즐기며 보낸 3주간의 여행을 통해 팀원들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시도 때도 없이 각자의 삶과 가치관, 인생관을 나누며 더욱 배려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청춘기록’, 팀 이름이 곧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춘(靑春)’은 단어 그대로, 푸른 봄을 의미합니다. 여름에 팀이 구성되었고, 가을에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겨울에는 유럽에 직접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정을 끝내면, ‘봄’이 됩니다. 프로젝트를 전부 마쳤을 때 봄이 오게 되는 것처럼, 프로젝트가 끝나면 우리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청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기록’이라는 행위를 중심으로 팀 활동이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록’이라는 단어를 합쳐서 ‘청춘기록’이라는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김규리 실팀원 구성은 1차 합격 후 진행된 권역별 네트워킹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약 50명의 참가자가 모여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고, 이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4인 1팀이 구성되었습니다. 자기 PR 발표를 인상 깊게 했던 유진이에게 먼저 다가가 팀을 제안했고, 그렇게 한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능성을 뜻하는 ‘IF’라는 팀 이름을 정했지만,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 팀 활동이라는 점을 고려해 ‘청춘기록’으로 팀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같은 팀이 된 후 가장 먼저 서로 다른 진로 방향을 어떻게 융화시킬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공통된 활동 주제를 설정하고 계획한 다양한 진로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일정 조율도 필요했습니다. 멘토링 과정에서 기획 의도를 좀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멘토의 조언을 받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이틀 동안 2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다시 작성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든 과정이었지만, 이를 통해 더욱 탄탄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럽에 도착한 후 팀원들은 각자 역할을 명확히 분배하며 탐방을 진행했습니다. 팀장인 유진이는 팀 운영과 일정 관리를 맡았고, 나는 영상 촬영과 편집을 담당했습니다. 정원이는 자금 관리 및 기획을, 가현이는 길 찾기와 교통편을 담당했습니다. 팀원 모두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으며, 성격도 잘 맞아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탐방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진이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어려운 순간에도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Q3. 탐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 김규리(도시사회학과22) 김규리 해외에서의 모든 경험이 다 인상 깊지만, 그중에서 인천발 파리행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소르본대학교 재학생 2명을 만나 그 인연으로 파리에서 인터뷰까지 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팀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르본대학교 재학생 인터뷰를 계획했지만, 접근이 쉽지 않아서 스킵한 채 출국했던 터라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우연히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프랑스 친구들과 스몰토크를 하다가 그들이 소르본대학교 재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파리에서도 다시 만나 서로의 문화와 진로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인터뷰 때 서로의 문화와 진로에 대해 많은 걸 질문하고 재밌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함께 빵을 나누며 처음으로 뺑오쇼콜라를 맛본 경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없어서 더 길게 대화하지 못한 점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장유진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과 에든버러 포르투벨루 해변에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파리에서는 해가 지기 전부터 지고 난 후까지 시내의 정경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었고, 포르투벨루 해변에서는 드넓은 수평선을 함께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은 단순 관광이 주는 감흥 이상으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드넓은 바다를 보며 그동안 한국에서 껴안고 있던 우리의 고민이 더없이 작게 느껴질 만큼,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어의 장벽은 컸지만, 의지와 용기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큰 도전이었지만,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보니 다들 친절하게 대답해주시더라고요. 덕분에 현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Q4. 독일을 탐방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장유진 독일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터뷰하면서 언제나 ‘본질’에 대해 생각하려고 하는 그들의 태도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어떤 정책을 만들 때, 한국의 관점과는 아예 다른 시선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그 정책을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독일 대학의 학생들과 나누었던 대화들 역시 인상 깊었습니다. 그곳의 유학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곳은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이 거의 없고, 시간에 얽매이는 현상도 아주 적다.’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곳의 학생들은 그 공부를 정말 좋아해서 하는 인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에는 ‘돈을 많이 버는 학과’가 특정되어 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데, 그곳에서는 그러한 인식이 덜했습니다. 김규리 현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독일의 대학 진학률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독일은 초3 때부터 대학 진학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게다가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30퍼센트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기술직이나 다른 사업을 하면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해나간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과 달리 대학 졸업이 필수가 아닌 선택인 독일 사회의 건강한 직업관과 학생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게 도와주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 청춘기록 팀의 유럽 탐방 모습Q5. 이번 탐방이 본인의 진로 선택이나 목표 설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장유진 이번 탐방으로 세상을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이 얼마나 좁은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파리, 에든버러, 런던, 프랑크푸르트를 경험하면서 한국의 모습도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의 문화, 역사, 습관들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었고, 한국 사회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탐방오기 전까지만 해도, 교환학생이나 해외 취업에 대한 욕망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탐방을 다녀오니,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기준을 ‘나’에게 맞추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속도에 휘둘리기 쉽거든요. 남들이 따는 자격증 따고, 남들이 하는 공부하고…. 물론 그렇게 열심히 시간을 채워나가는 것도 멋지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간’에 대한 압박이 거의 없다고 말하던 프랑스 학생들과 독일 학생들을 만나면서부터 가슴 속 깊이에서부터 샘솟던 부러운 마음을 회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제부터 좀 더 삶을 즐기면서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동안 출판 분야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국의 낮은 독서율과 업계 전망 때문에 진로를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경영학 공부가 잘 맞지 않아서 저번 학기부터 국문학 복수전공을 시작했지만, 선택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문화적 존중을 보며 인문학의 가치를 재확인했고,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김규리 이번 탐방은 개인적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빨리빨리 문화, 상명하복 문화 등등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인해 한국은 너무 보수적인 국가지만 유럽은 선진국이고 복지도 잘 되어 있는 유토피아 같은 국가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서 생활하며 예상과 다른 부분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행정 절차가 한국보다 느리고, 서비스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았으며, 인종차별 문제도 겪었습니다. 또한 날씨나 위생 상태 등등 실망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를 통해 어느 국가나 사회든 장단점이 있으며, 한국 역시 충분히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전에는 일본을 제외하고 해외 경험이 없었기에, 유럽에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직접 접하면서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탐방을 통해 단순한 여행이 아닌, 진로와 연결된 의미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팀워크의 중요성을 배우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나의 성격과 관심사에 대해서도 다시금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를 준비하면서 유럽에서만 촬영할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해서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개인적인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유진, 정원, 가현이 각자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으며, 유럽 사람들의 가치관과 삶을 표현하는 영상도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촬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아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액션캠 하나만으로 즉흥적인 촬영을 하려다 보니 원하는 장면을 모두 담기 어려웠고, 현지의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계획대로 촬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편집 과정에서 영상을 다시 보며 그 순간의 감정과 경험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것을 깨달았고, 영상의 힘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미디어 직종에 관한 관심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Q6. 학우들에게 UOS커리어원정대를 추천하고 싶은가요? 추천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장유진 학우들에게 UOS커리어원정대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해외여행이 아닌, 자기 삶을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해외여행 경험이 있든 없든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여러분이 생각하는 진로나 삶의 방향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UOS커리어원정대를 통해 진로에 대한 고민의 폭이 더욱 다채로워졌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현지에서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진로 활동들은 큰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바쁜 학기 중에 국내 활동도 병행해야 해서 쉽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해외에서의 3주가 더욱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런던의 타워브리지도 멋졌지만, 진정한 가치는 길을 걷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직접 체험하는 그 과정 자체에 있었습니다. 마치 인생처럼요. 좋은 직장이나 아파트 같은 것들이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UOS커리어원정대는 그런 깨달음을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더 깊이 이해하게 된 이 시간은 억만금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귀중했습니다. 모든 순간을 영상으로 담아두었는데, 그것이 지금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망설이지 마세요. UOS커리어원정대와 함께라면, 여러분도 분명 특별한 성장의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닌 여정 자체라는 것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깨닫게 될 테니까요.김규리 UOS커리어원정대를 추천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350만 원의 지원금으로 유럽 탐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유럽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큰 부담이 비용인데, 우리 팀은 비행깃값과 숙소 비용을 지원금으로 해결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보고서 등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아서 스스로 진로 활동 계획이 명확한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 둘째, 높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팀별로 원하는 활동을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팀별로 끈끈해질 기회가 많고 직접 활동을 계획하면서 가고 싶은 곳을 모두 가볼 수 있습니다. 직접 현지인과 부딪치고 대화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얻는 게 많았습니다. 셋째, 장기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단기 여행과 달리, 3주 동안 팀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 스트레스 요인, 팀워크에서의 역할 등 다양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UOS커리어원정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Interview: 미국편, UOS커리어원정대 '보빙사' (김민성(경제학과23), 박수빈(국사학과22))▲ 보빙사팀Q1. 'UOS커리어원정대'에 지원하게 된 계기와 기대했던 바는 무엇인가요?박수빈 학교생활에 집중하다 보면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UOS커리어원정대 활동을 통해 진로 로드맵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주도적인 활동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지원했습니다. 또 해외에서 3주간 탐방하며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경험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세상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습니다.김민성 UOS커리어원정대를 지원한 계기는 지난여름 해외 봉사에서 만난 다양한 분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고시나 대학원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한 선배님들을 보며, 2학년이었음에도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선배들이 추천해 준 프로그램이 바로 UOS커리어원정대였고, 진로 탐방과 해외 탐방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망설임 없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꿈꾸는 미디어 분야가 잘 발달해 있는 미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 미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2. 팀원 구성은 어떻게 한 건가요? 팀 이름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세요.▲ 박수빈(국사학과22) 박수빈 우리 팀은 네 명의 진로와 전공이 모두 달라 탐방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이라는 공통적인 고민과 각자의 진로와 목표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레 교집합을 이룰 수 있는 활동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돼서 팀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팀 이름인 ‘보빙사’는 조선 후기 고종 황제가 미국과의 친선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파견한 사절단의 이름에서 착안했습니다. 보빙사가 미국에서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듯이, 우리 팀 역시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진로와 역량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습니다.김민성 서류 합격 후 사전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숍에서 각자 자신의 강점, 진로 희망, 활동 계획 등을 공유하며 자기 PR을 진행했습니다. 북미권역 내 여러 학우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잘 맞는 팀원들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빈이 누나가 ‘보빙사’를 이야기해 주었는데,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의 외교를 위해 미국으로 파견된 사절단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청춘의 시기에 진로 탐방을 위해 미국을 찾은 시대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잘 맞아, 팀원 모두가 팀 이름으로 선정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팀이 꾸려지고 나서 팀원들과의 조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우리 팀은 경제, 경영, 국사, 조경학과 등 전공이 다양해 진로 탐방에서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어 대학원을 테마로 삼아 탐방을 기획했습니다. 또한, 각자의 관심 분야를 고려해 하루는 역사 분야의 날, 하루는 미디어 날 등으로 주제를 나누어 활동을 계획했습니다. Q3. 탐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 김민성(경제학과23) 김민성 가장 기억에 남는 탐방 준비 과정은 전문 멘토 강사님과의 멘토링 시간이었습니다. 지적도 많이 받아서 활동계획서를 정말 엄청 많이 수정했거든요. 그 과정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때 그 멘토링 덕분에 현지에서의 활동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탐방 중 기억에 남는 일은 LA 대형 산불 뉴스였습니다. 우리 팀은 미국 동부와 서부를 모두 방문하는 일정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많았습니다. 특히 LA 방문을 앞두고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팀 내에서 일정을 조정해야 할지 많은 논의를 거쳤습니다. 결국, 열심히 준비한 만큼 직접 가서 확인해 보기로 했고, 다행히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일부 방문지가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때마다 팀원들과 지속해서 논의하며 대체 일정을 조율해 활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박수빈 UOS커리어원정대를 준비하면서 교수님과 인터뷰를 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탐방을 준비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역사 교육을 비교·분석하면서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우리나라 역사 교육의 현실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며 역사 연구를 병행하고 계시는 본교 국사학과 교수님께 직접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단순히 탐방과 관련된 질문뿐만 아니라, 대학원 진학과 향후 진로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수님께서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셨고, 그 대화 속에서 깊이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나는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역사를 배우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나 역시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교수님과의 인터뷰가 단순히 역사 교육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개인적인 진로와 교육자로서 자세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단체 활동을 마친 후, 야간버스를 타고 LA로 이동하려던 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었는데, 팀원들의 단합과 해결능력에 감탄하고 감동했던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버스 시간이 다가왔음에도 정류장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버스 역시 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 우리가 잘못된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타지에서 갑작스러운 문제가 발생하면 짜증을 내거나 당황하기 쉽지만, 우리 팀은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해 대응했습니다. 한 명은 다음 버스를 예약하고, 한 명은 우버를 확인하며, 또 다른 한 명은 짐을 정리하고, 남은 한 명은 정확한 위치를 찾아 나섰습니다. 밤늦은 시간이었기에 숙소와 다음 이동 수단이 불확실한 상황이었지만, 긍정적인 태도로 해결책을 찾아가며 오히려 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이후 어려움이 닥쳤을 때도 팀워크를 바탕으로 해결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Q4. 미국을 탐방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박수빈 미국의 대학과 기업은 전반적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먼저, 미국 대학을 방문했을 때 한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나오길래 내부를 살펴보았는데, 바퀴 달린 책걸상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토론식 수업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보였으며, 학생들이 더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활발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배치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북미 단체 활동 중 방문한 구글 본사에서는 특정한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고, 직원들이 원하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카페와 같은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협업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듯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대학이 주로 교수 중심의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추지만, 미국의 대학은 학생들의 주도적인 참여와 토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또한, 한국의 기업이 상명하달식 조직 문화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미국의 기업은 수평적인 구조 속에서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협업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상대방의 반응을 고려하며 신중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만, 미국에서는 자기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태도가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한국에서도 점진적으로 수용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보빙사 팀의 미국 탐방 모습김민성 미국 기업인 구글을 탐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해고와 이직이 쉬운 그곳의 기업 문화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구글 본사에 근무하는 한국인을 인터뷰했는데, 구글은 해고가 굉장히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계속해서 자기 계발을 하는 게 당연시되는 문화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더불어 자신의 실력에 따라 이직도 굉장히 자유롭게 이루어진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뉴욕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인터뷰하면서 학생들의 새로운 관점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에게 미래의 진로를 위해 학업과 대외활동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물어봤는데, 학생 대부분이 대외활동을 하며 인성과 경험, 협업 등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동안 학업 쪽에 방점을 찍고 주력했었는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탐방 후 우리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프로그램들, 혹은 교내 밖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Q5. 이번 탐방이 본인의 진로 선택이나 목표 설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박수빈 미국을 탐방하면서 ‘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시작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미국에서 하고자 했던 주요 활동 중 하나는 한국과 미국의 역사 교육을 비교·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역사 교과서를 직접 구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구할 수 없었고, 대신 많은 미국 학교에서 활용하는 AP(Advanced Placement) 세계사 자습서를 현지 서점에서 구매해 분석했습니다. 한 카페에서 자습서를 펼쳐 읽으면서, 영어 원서임에도 동아시아와 한국에 관한 서술이 흥미롭게 다가와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를 통해 사료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과정 자체에 깊은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대학원 진학 전, 석사학위논문 작성을 위한 사료 해독 능력과 외국어 실력을 더욱 강화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나아가 단순히 역사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궁극적으로 국사 교과서 편찬 및 검정 과정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비전을 품게 되었습니다. 탐방 이전에는 현실적인 제약과 자신의 부족함을 핑계 삼아, 더 크고 원대한 꿈은 감히 바라볼 수 없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번뿐인 인생을 보다 주체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광활한 세상 속 수많은 별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빛나듯이, 나 또한 나만의 방식으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원래 목표는 단순히 임용고시에 합격해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나의 목표는 ‘교사’라는 하나의 명사로 정의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탐방을 통해 교육의 본질과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단순히 교사가 되는 것을 넘어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교육 현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품게 되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역사뿐만 아니라 교육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탐구하며 더욱 폭넓은 시각을 기르고, 국적과 문화를 초월한 다양한 관점을 익히며 교사로서의 역량을 꾸준히 계발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나의 꿈은 단순한 ‘명사’가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며 성장하는 ‘동사’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탐구하며 교육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교사가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며 교육 현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 교과서 검정 과정에 참여해 올바른 역사 교육을 실현하고, 교직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장학사가 되어 교육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입니다. 역할과 영향력을 확장하며 학교 현장과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이번 UOS커리어원정대 활동을 통해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김민성 이번 탐방을 통해 미래 진로 분야에 대한 영역을 크게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로를 국내로만 한정 짓기보다는 열린 시각으로 해외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 근로자분들을 통해 해외에서의 커리어 가능성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해외 취업이 막연하고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선배님들의 경험을 듣고 나니 해외 진로를 좀 더 열어두고 준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탐방을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도전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탐방에서 제일 어려웠던 활동이 바로 뉴욕대학교 학생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과연 현지 학생들이 인터뷰해줄까? 계속 거절당하지는 않을까?” 굉장히 떨렸어요. 그래서 그냥 포기할까, 다른 대안 활동으로 변경시킬까, 순간순간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보았거든요. 여러 번 거절도 당했지만 결국 여러 학생과 인터뷰하며 무사히 마쳤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두려움은 순간이지만, 도전으로 얻는 경험과 기억은 오래 남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진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두려운 순간과 직면할 텐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두려움보다는 용기를 갖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6. 학우들에게 UOS커리어원정대를 추천합니다박수빈 학우 여러분도 UOS커리어원정대를 통해 머릿속에 막연히 그려왔던 진로와 목표를 더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UOS커리어원정대는 ‘세상은 정말 넓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광활한 세계 속에서 나 자신을 탐색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김민성 UOS커리어원정대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다만, 지원하기 전에 좀 더 현실적인 준비와 마음가짐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아마도 많은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해외를 탐방하는 기회이기 때문에 관심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꿀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번 활동하면서 정말 바쁘고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다 준비해야 하고, 처음 보는 팀원들과 서로 협력하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빡세고 힘들다는 게 팩트입니다. 예를 들자면 팀워크 적 측면에서 3주란 긴 시간을 처음 보는 팀원들과 함께 살아가는 활동이다 보니 소소한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수업 팀플에서도 다툼이 발생하는데 3주를 계속 붙어있는 활동인데 어떻게 다툼이 안 생기겠어요. 그런데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시간을 보낸다면 정말 소중한 인연과 경험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3주 동안 처음 만난 팀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크고 작은 갈등을 조율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을 몸소 배웠습니다. 단순히 진로 탐방을 넘어, 협력과 소통, 도전 정신까지 기를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후배들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시각을 넓히고, 다양한 진로 기회를 탐색하며,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팀워크와 성실함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Interview: 우양주 인재개발실 진로교육지원팀장▲ 우양주 인재개발실 진로교육지원팀장 UOS커리어원정대는 서울시립대학교 총장님의 주요 공약사항 중 하나인 '글로벌 역량 강화'를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2023년에 출범했습니다. 원용걸 총장님께서는 학생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과 글로벌 시각 확대를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2026년까지의 대학 발전 계획에 명확히 반영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구상 단계에서 중요한 영감을 제공한 것은 경기도의 ‘청년 갭이어(gap year)’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경기도의 프로그램이 청년들의 진로 탐색과 자기 발견에 크게 기여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서울시의 '서울형 갭이어' 정책과 연계하여 서울시립대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킨 것입니다. 2023년에는 시범사업으로 UOS커리어원정대 1기 24명의 학생들이 덴마크와 스웨덴을 방문했습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갭이어 제도가 사회적으로 잘 정착되어 있으며, 특히 시민대학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 약 80%의 학생들이 충분한 진로 탐색 기간을 가진 후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하는 선진적인 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 1기 학생들은 이러한 선진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고 돌아와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했으며, 이는 프로그램의 가치와 효과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 1기의 성공적인 운영과 참가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는 프로그램의 획기적인 확대로 이어졌습니다.UOS커리어원정대 2기에서는 참가 인원이 24명에서 80명으로 대폭 증가했는데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1기 참가자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성장 스토리가 교내에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학생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 2기는 방문 지역도 다양화되었습니다. 당초 아시아 권역을 포함한 4개 권역 방문을 계획했으나, 학생들의 선호도를 반영하여 북미(미국, 캐나다),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 유럽(독일 포함 3개국) 등으로 최종 조정되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주도적 진로 탐색에 중점을 둔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해외 방문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체험함으로써 자신의 진로를 검증하고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현장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 선택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는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담당 직원들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이는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다음은 학교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입니다. 학생들의 자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질 높은 해외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타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지원입니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총장님의 학생 중심적 비전과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는 총장님의 교육 비전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학생들에게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해외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 1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더욱 확대된 2기의 운영은 이 프로그램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에게 글로벌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Interview: 박광훈 인재개발실 진로교육지원팀 ▲ 박광훈 인재개발실 진로교육지원팀UOS커리어원정대(UOS Career Expedition)는 국내와 해외에서 진로 설정을 위한 팀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 볼 수 있는 학생 주도형 진로 개발 프로그램입니다. 즉, UOS커리어원정대는 팀을 이루어서 팀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진로를 찾기 위해 해외로 나가서 탐방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기존 지자체 주도형 프로그램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교육을 듣고 학습하는 과정이 아닌 직접 본인들이 기획하고 실행으로 옮기고 직접 현장에서 느끼고 배워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 기관 및 해외 대학 재학생을 각 팀이 섭외부터 인터뷰까지 모두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단순히 놀러가는 것이 아닌 진로에 관한 고민을 하러 떠나는 시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학생들을 선발할 때 얼마나 진지하게 진로에 관해 고민하고 있고, 계획은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웠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봅니다. UOS커리어원정대 2기 모집과 선발 과정을 살펴보면, 6-7월경부터 프로그램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8월 말에 교수진 면접을 진행했고, 9월 초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80명을 선발했는데, 1기의 24명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로 확대된 것입니다. 참가 인원을 대폭 확대한 이유는 1기의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더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대학의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이를 위해 예산을 크게 확대했고, 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습니다. 선발 이후에는 1박 2일로 팀 빌딩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많은 멘토들이 참여해서 학생들을 지도했고, 팀별 발표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프로그램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UOS커리어원정대 2기 프로그램에서는 1기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해외 탐방 기간을 2주에서 3주 이상으로 확대했고, 특히 학생들의 자율성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인솔자는 첫 1주일만 동행하고, 나머지 2주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은 직접 해외 기관을 섭외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를 지원하기 위해 대학에서는 총장 명의의 서한문도 제공했습니다. 현재 학생들은 국내 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고, 일부 팀은 80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해외 활동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이번 달 말까지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번 UOS커리어원정대 2기가 이룬 성과를 꼽자면, 참가한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A부터 Z까지 모두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그러한 상황을 팀원들끼리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팀 활동에서 본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등 한 단계, 아니 두 단계 이상 성장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이 이 프로그램의 내면에 깔려있는 진짜 취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UOS커리어원정대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드리면, 차기 프로그램에서는 몇 가지 변화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선 참가 인원을 60명 정도로 조정하고, 방문 지역도 유럽과 북미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또한 팀 구성 방식도 개선하려고 합니다. 2기에서는 개별 지원 후 팀을 구성하다 보니 팀 빌딩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사전에 팀을 구성해서 지원하도록 하고, 국내 활동 횟수도 늘릴 계획입니다.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하자면, 단순히 해외 경험을 위한 지원이 아니라 진정한 진로 탐색의 기회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해외 진학, 취업, 창업 등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1기와 2기의 사례를 참고하시고, 막연한 지원이 아닌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길 권장합니다. ▲ UOS커리어원정대 청춘기록·보빙사팀 & 인재개발실 선생님들 "참가한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A부터 Z까지 모두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그러한 상황을 팀원들끼리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팀 활동에서 본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등 한 단계, 아니 두 단계 이상 성장했다고 자부합니다.UOS커리어원정대 3기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7살 대학생 창업자의 진심 어린 조언과 비전터닝, 스마트폰을 더 건강하게!: 허슬러즈 문용우 대표 "창업할까, 취업할까?"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화두를 들고, 글로벌 1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브레인 디톡싱 서비스 ‘터닝’을 개발한 허슬러즈 문용우 대표를 만났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부터 '터닝'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전략까지,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하는 진솔한 조언을 들어보자. Interview: 허슬러즈 문용우 대표Q1. 허슬러즈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와 경제학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3학년 1학기 때 창업하고, 휴학을 길게 반복하며 현재 학업과 병행하고 있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허슬러즈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특히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빠르게 큰 임팩트를 내는 방법으로 창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기업에 들어가 신입사원부터 시작해 조직에 영향을 미치기까지의 시간과 직접 사업체를 일구어 사회에 임팩트를 내는 시간의 차이를 고려했을 때, 힘들지만 창업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제 전공과는 크게 상관없이, 시장성이 있고 사람들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경과 관련된 반려식물 사업을 잠시 했지만, 이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와 뜻이 맞는 김선재 대표를 만나서 의기투합하게 되었습니다. 공동 창업자인 김선재 대표와 저는 청소년 시절부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김선재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외교 관련 문제에 관심이 많아 미국 대사관에 직접 연락해 대사를 초청하는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저 또한 고등학생 시절 친환경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아 학교에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했습니다. 김선재 대표와 함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노력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2022년 4월, 김선재 대표와 함께 허슬러즈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허슬러즈는 ‘더 나은 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돕자’라는 사명 아래, 생산성 및 자기 계발과 관련된 앱 서비스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IT 솔루션 운영사입니다. 회사의 이름인 '허슬러즈'는 저희의 특성을 잘 드러내기 위해 지었습니다. 대학생 창업가로서 가진 것도 없고 경력도 부족했지만, 부딪치고 시도하는 자세를 중요시했습니다. 이러한 자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용어가 '허슬러즈'라고 생각했고, 이름처럼 지난 2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도 허슬러즈는 사용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자기 계발을 돕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특히 스마트폰 디톡싱 서비스 '터닝'을 개발하여, 사용자가 무의식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2. ‘터닝’은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나요?터닝은 우리 회사의 네 번째 프로젝트이자, 지난 1년간 개발을 이어온 서비스입니다. 그동안 여러 시도를 했는데, 첫 번째 프로젝트인 ‘게더링’이라는 공유 캘린더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게더링은 사용자 2만 명 정도를 확보했지만, 사용자 유입과 활성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당시 마케팅에서 "친구, 연인, 가족" 등 매우 와이드한 타깃을 설정했기 때문이죠. 구체적인 타깃층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게더링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피보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팀원들이 각자 다른 일을 하게 되었고, 그중 하나가 게더링을 활용한 고등학생 멘토링이었습니다. 멘토링을 하던 중, 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집중이 안 되고 공부에 방해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코로나 동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고, 그때 터닝 서비스의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허슬러즈 구성원들이 어떤 특정 토픽에 대해서는 굉장히 집중하고, 행동해서 풀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터닝의 개발은 단기간 내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초기 1~2주간의 테스팅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갔고, 핵심 개발은 3주 정도 걸렸습니다. 빨리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려고 했고, 그 결과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터닝은 기본적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서 제공되는 스크린 타임 기능을 활용했지만, 이를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기술적 도전이 있었습니다. 스크린 타임은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집합적으로 기록하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앱의 사용 시간, 사용 시각, 노출 횟수 등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부정적인 앱 사용을 줄이며 긍정적인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과 기술 특허 등에도 많은 투자를 했고, 결과적으로 사용자 맞춤형 제어를 위한 개인화 기술에 집중했습니다.터닝은 스마트폰의 부정적인 사용을 캐치하고, 이를 줄이도록 돕는 디지털 디톡싱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들은 터닝을 통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앱을 추적하고, 부정적인 사용은 줄이고 긍정적인 사용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명상 앱이나 언어 학습 앱과 같이 유익한 앱의 사용을 늘리도록 돕고, SNS나 게임처럼 중독성을 유발하는 앱의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터닝은 단순한 유틸리티 앱과는 다릅니다. 많은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집중력을 높여주기 위한 타이머 기능 등을 제공하지만, 터닝은 사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트래킹하고 분석하여, 사용자가 건강한 사용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터닝은 사용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스마트폰 사용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디지털 디톡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서비스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터닝 서비스 화면 예시 터닝 서비스의 핵심은 '밸런스'입니다. 절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의 긍정적인 부분을 늘리고 부정적인 부분을 줄이는 밸런스를 맞추자는 점입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SNS 사용을 완전히 끊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터닝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더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이로써 뇌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터닝은 브레인 트레이닝 접근에서도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됩니다. 대부분의 브레인 트레이닝 서비스는 뇌 건강을 증진하는 게임 형식을 채택하지만, 터닝은 뇌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디톡싱'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는 단순히 긍정적인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을 통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차단하는 복합적인 해결책을 제공합니다. 또한, 최근 '숏츠'나 '릴스'와 같은 콘텐츠로 인해 '팝콘 브레인 현상'이 나타나는 등, 뇌 건강을 위협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터닝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Q3. 터닝의 빠른 성장 비결이 궁금합니다.흔히 모바일 앱이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앱이 훌륭한 아이디어와 기능을 갖추고 출시되지만, 수익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터닝이 선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글로벌 145개국에서 10만 명 이상이 터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사용자 문제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2년 동안 여러 서비스를 시도하며 실패를 거듭한 끝에 깨달은 중요한 사실은 "누군가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타깃 사용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테스트를 통해 실제로 필요한 기능만을 추가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터닝은 실제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그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유료화 전략 또한 이런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유료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능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기능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헤비 유저가 어떤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소수의 팬층에 집중해서 유료화 전략을 수립했고, 그 결과 유료 구독 전환율이 6%에 달하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이 유료화 전략이 가능했던 이유는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기능에 대한 집중과, 이를 기반으로 한 유료화 전환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현재 터닝의 수요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집니다. 첫 번째는 국내의 수험생과 고시생들입니다. 이들은 집중력이 중요한데, 스마트폰의 중독성이 학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터닝과 같은 디지털 웰빙 서비스가 있어야 합니다. 이들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관리하고, 학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는 강한 욕구가 있습니다. 특히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시간 관리가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터닝의 시간 관리 기능과 집중을 돕는 요소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해외에서 주로 재택근무를 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업무 중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하려는 필요가 크고, 터닝은 이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해외의 경우 재택근무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의 생활 패턴에 맞춘 스마트폰 사용 관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터닝이 제공하는 밸런스 기능은 글로벌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터닝의 사용자 맞츰형 서비스 로직 예시이처럼 터닝은 각기 다른 요구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률이 국내보다 높은데, 이는 해외 사용자가 더 다양한 업무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는 주로 헬스나 토익 공부와 같은 특정 카테고리에서 결제하는 경향이 있지만, 해외에서는 더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서 수익 모델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현재 터닝의 목표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1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서비스의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더욱 효율적으로 구축할 계획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 제공과 적극적인 피드백 수렴을 통해 점차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Q4. 서울시립대 캠퍼스타운의 지원이 허슬러즈 창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처음 창업을 시작할 때,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고, 무엇보다도 경험이 부족해 막막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캠퍼스타운의 지원을 받게 된 건 정말 중요한 전환점이었죠. 대학생 창업가로서 ‘캠퍼스타운 소속 기업’이라는 배지는 저희에 대한 신뢰도의 지지 배경이 되어 주었고, 실제 많은 상담과 미팅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여러 전문가로부터 조언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사업 초기 단계에서의 어려움을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허슬러즈 창업 초기, 서울시립대 캠퍼스타운에서 받은 세가지 지원은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첫 번째는 자금 지원입니다. 창업 초기에 약 500만 원 정도로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공간 지원으로, 캠퍼스타운에서 제공하는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는 초기에 경비를 아끼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세 번째는 인적자원과 네트워킹입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캠퍼스타운에서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의 조언과 함께 동료 창업자들과의 교류는 매우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대학생 창업가로서 가장 큰 도전은 신뢰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대학생이 창업한다고?’라고 의심의 눈초리로 대하였고, 심지어 일부는 ‘스펙 쌓기용이 아니냐?’라고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의심을 극복하려면, 결국 사업성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전문성이 부족했지만, 사업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두고, 그 증거를 데이터로 보여주며 사업을 이어갔습니다.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도 결국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초기에는 캠퍼스타운에서 받은 지원과 멘토링 덕분에 꾸준히 개선하고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허슬러즈 팀원들현재 허슬러즈는 투자받았고, 서비스 성장과 관련된 마케팅 비용 및 개발 비용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9월에 후속 투자받았고, 12월 초에는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인 '팁스' 프로그램에서 약 5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업 운영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계속해서 그 갭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자금과 인프라의 지원뿐만 아니라, 사업의 아이템과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피드백을 수용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캠퍼스타운에서 받은 지원은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Q5. 허슬러즈의 글로벌 확장과 미래 비전을 알려주세요.허슬러즈의 목표는 2030년까지 천만 명의 사용자를 달성하고,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웰빙이라는 분야가 점점 중요해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 더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을 추구하는 트렌드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명상, 요가, 헬스와 같은 자기 계발 트렌드가 일상에 자리를 잡은 만큼, 비슷한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를 통해 5년 내로 디지털 웰빙 분야에서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사람들의 신체 일부분처럼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그 사용을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서비스로 발전하는 것이 터닝의 비전입니다.2025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박람회인 'CES 2025'에 서울시립대와 함께 참여할 예정입니다. CES 참가를 통해 터닝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특히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CES에서는 안드로이드 런칭과 함께 기록 및 챌린지 기능 같은 신규 기능을 공개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터닝을 소개하고 현지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합니다. 북미 시장은 저희에게 중요한 타깃 시장이며, CES 참가를 통해 현지의 사용자 반응과 피드백을 얻는 것이 향후 진출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해외 사용자 비율은 약 10%이며, 이들 중 결제 전환율이 국내 사용자보다 높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터닝의 미래 비전은 단순히 스마트폰 밸런싱을 넘어서, 웰빙과 디지털 웰빙의 전체적인 개념에서 사람들의 삶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이 허슬러즈의 핵심 목표입니다. Q6. 대학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후배들에게 첫째, '조금 더 저돌적이고 용기를 내서 나아가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본인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도출해내며, 그 과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결국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두번째, 사고를 쳐야 고민이 생기고, 그 고민이 내가 성장하는 과정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창업하면서 여러 고민을 했습니다. 스스로 아무리 치열하게 비전을 가지고 사업성을 추구한다고 해도 사업은 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대표로서 "이게 맞을까?" 하는 고민이 끊이지 않죠. 그래서 이런 고민이 감성적인지, 이성적인지를 구분하려고 노력하면서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민이 결국에는 내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정말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고민을 거듭하면서 그 고민이 결국은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고민이 생기려면 사고를 쳐야 한다는 겁니다. 사고를 쳐야 고민이 생기고, 그 고민이 내가 성장하는 과정이 됩니다. 많은 대학생이 창업이나 취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하지만, 그 고민이 실체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민이 생기려면, 일단 무엇인가를 해봐야 합니다. 사고를 쳐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얻는 경험이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게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만약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사고를 쳐보세요.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큰 도움이 됩니다. 나중에 보면 다 괜찮아 보이고 힘들었던 일들도 다 지나가게 되니까요.셋째, 지금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꼭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듣기를 바랍니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 부분이,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창업도 취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길을 잘 가고 있는 사람들, 이미 경험을 쌓고 잘하는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의외로 선배들이 흔쾌히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니, 무조건 그들에게 다가가세요. 저도 처음에는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선배들의 도움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타인에게 질문하고 조언을 구하는 용기를 가지세요. 창업이나 취업 모두 결국에는 그 사람의 방향성이 중요하니까요.끝으로, 본인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묻고, 그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라는 질문이 나의 목표와 맞는 방향을 찾게 해 줄 거예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사고를 쳐서 고민해보세요. 그렇게 계속 나아가다 보면, 결국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RNA 연구, 생명에 희망을 더하다!: 화학공학과 이종범 교수 연구자들의 활발한 연구 활동을 장려하고 격려하는 ‘UOS 우수연구자 시상식'. 이번 UOS 우수연구자에 총 21명이 선정됐다. 그 중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로 연구실적과 산학협력 부문 2관왕을 차지한 화학공학과 이종범 교수를 만나 연구와 산학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Interview: 화학공학과 이종범 교수Q1. 축하드립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가 궁금합니다.우리 연구실의 주요 연구 분야는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DNA, RNA를 이용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그 물질을 이용해 어떠한 병원 감염 여부, 병원체 감염 여부,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 등을 탐지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연구입니다. 두 번째는 DNA, RNA를 이용해서 약물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하이드로젤같이 인공 피부를 만들어서 조직 괴사가 일어난 곳에 사용해 피부 재생이 잘 되게 하거나, 또는 괴사가 일어난 부분에 항생제 같은 것을 방출시켜서 피부 괴사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신물질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부터 이미 mRNA 백신 개발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팬데믹 상황이 되자 갑자기 RNA 관련 치료제나 백신 개발데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아무래도 RNA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던 우리 연구실이 과제 수주하는 데 유리한 면이 많았습니다. 연구실에서 지금 하는 과제들도 대부분 코로나바이러스 탐지 방법, mRNA 백신 과제, 유전자 치료제 전달하는 치료제 개발 과제 등 유전자 치료제 관련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 화학공학과 이종범 교수#주요 연구1. Multimodal Golden DNA Superstructures (GDSs) for Highly Efficient Photothermal Immunotherapy ACS Nano. 18, 2, 1744–1755.2. Self-assembled RNA Interference Microsponges for Efficient siRNA Delivery Nature Materials. 11, 316-3223. Self-assembly of Free-standing RNA Membranes Nature Communications. 5, 4367산학협력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이슈가 되니까 RNA 치료제에 대해 관심이 커진 거예요. 그래서 우리 연구실에 기업 관계자가 많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프러포즈를 다 수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연구 결과인 논문과 그 연구 결과를 이용해서 실제 기업에서 사업화 모델로 만드는 일은 결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기업에서는 논문만 보고, ‘어, 이거 무조건 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논문 결과를 실제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구와 실험이 더 진행되어야 합니다. 실제 사람에 적용하려면 동물실험부터 사람에게 하는 임상실험까지 모든 단계를 더 거쳐야 합니다. 그 이후에 치료제 개발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죠. 기술이 이전되고 치료제가 나오려면 한 10년 정도는 소요됩니다. 보통 기술 이전을 하면 기업이 연구할 권리를 가져가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연구팀이 기업이 독자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까지 연구 기술을 전수합니다. 그 이후 제품 개발부터는 기업이 진행하게 됩니다. 물론 공동개발 연구 같은 형식으로 그 이후 단계를 동행하기도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다른 연구에도 집중하기 위해서 그 단계까지 참여하지 않습니다. Q2. 화학공학 분야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여정이 궁금합니다.화학공학은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우리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고분자 재료들을 연구합니다. 그래서 화학공학은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여러 분야에 걸쳐 다방면으로 적용되거나 응용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학문입니다. 실제 화학공학 분야에서는 반도체 관련 재료 연구를 하거나 2차 전지 관련 연구, 디스플레이 관련 재료 만드는 연구, AI 관련된 연구를 하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저는 바이오엔지니어링이나 바이오 재료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DNA, RNA를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그 물질을 이용해서 치료제를 개발하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쪽 분야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딱 짚어 어느 한순간의 결심에서였다기 보다는 화학공학도로서 차근차근 연구자의 길을 걸으면서 점층적으로 쌓아 올린 운명의 조우 같은 것이었습니다. 화학공학을 전공하면 학부 때 유기화학이라는 전공 수업을 듣게 됩니다. 원래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물질 및 그 화학 반응에 관한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수업인데, 공부하면서 바이오 쪽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알고 관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뚜렷하게 개인적인 연구 목적으로 정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이 부분은 학생들에게도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만, 학부 때부터 정말 자신이 뚜렷한 목적이 있고,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싶어서 그 길을 찾아가는 것이 사실 제일 좋긴 합니다. 하지만 실제 많은 경우 그렇게 진행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공부를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원에 진학했고, 마침 석사를 했던 곳이 단백질 칩을 만드는 연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단백질 칩 연구를 하다 보니 연구가 재미있더라고요. 그렇게 석사를 마치고 유학을 하였는데 그 연구실은 ‘바이오’라는 큰 틀 안에 있었지만, 석사 때의 연구와는 다른 방향의 연구를 진행했어요. DNA를 이용해서 어떤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연구를 하는 곳이었지요. DNA라는 물질을 이용해서 바이러스 탐지, 감염 여부, 또는 병원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찾는 그런 연구실이었습니다. 그때 연구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이런 쪽으로도 연구하고 저런 쪽으로도 연구해 보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약물 전달 쪽 연구, 치료제를 전달하는 방법을 이런 DNA를 이용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 DNA & RNA Nanotechnology / Drug Delivery / Molecular Sensing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습니다. Q3.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처음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논문을 쓰고 특허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사람에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사람에게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 하지 않았습니다. 막연히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부분에 심리적인 위험부담의 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양대학교 신경과에서 연구를 하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들과 서로 연구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이 환자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유전자 치료제가 있다고 했는데, 그 치료제의 기반이 제가 이미 연구하고 있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그분들은 뇌 안에서 RNA가 덩어리지는 현상들이 뇌졸중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관련 질환 치료를 위해 이런 현상을 연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쪽 연구자들이 맨날 하는 연구가 RNA로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었거든요. 서로 분야가 다르다 보니 우리는 그들의 필요를 몰랐고, 그분들 역시 우리처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을 알지 못했던 것이죠. 그때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경계 안과 밖에서, 한쪽에서는 쉬운 일이 다른 쪽에서는 엄청난 도전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사실을요. ▲ (좌)'Drug Delivery (약물 전달)'과 'Biosensing (바이오 센싱)'에 관한 연구를 설명하는 자료 (우)생체 재료(Biomaterials)와 관련된 연구를 설명하는 자료#참고문헌1. Universally Applicable RNA Membrane-based Microneedle System for Transdermal Drug DeliveryMaterials Horizons. 7, 1317-13262. Self-assembly of Free-standing RNA Membranes Nature Communications. 5, 43673. Enzyme-driven Hasselback-like DNA-based Inorganic Superstructures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7(45), 17042134. A Mechanical Metamaterial Made from a DNA Hydrogel Nature Nanotechnology. 7, 816-820Q4. 연구 프로젝트팀을 구성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보통 연구개발 과제 공고가 나면 연구 주제에 맞는 팀을 만들어요. 유전자 치료제 분야이다 보니, 주로 의사, 또는 병원에서 연구하는 개인이나 팀, 그리고 유전자를 잘 전달하기 위해 전달체를 잘 만드는 분과 우리 연구팀이 프로젝트로 뭉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분야의 구성원들이 모여 협업이 성공하려면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하고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특히 공동 연구를 할 때는 신뢰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갑자기 만나서 연구하려고 하면 사실 잘 안되거든요. 초기에는 그런 사전 교류 없이 프로젝트를 위해 만나서 과제를 했는데, 내용도 부실하고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실제로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고려대에 있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랑도 처음부터 연구를 같이하지 않았어요. 만나서 이런저런 연구에 관한 이야기만 한 2년 정도 하다가, ‘우리도 이제 함께 연구를 해봐야지!’하면서 공동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결국, 연구 프로젝트팀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소통입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구성된 팀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더욱 효과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5. 교수님 연구실에서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우리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이 있는데, 그중 ‘비 바이러스성 전달체 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할게요. 유전자 치료제는 원래 바이러스의 껍질을 이용해 전달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습니다. 그 이유는 바이러스가 본래 숙주 세포를 감염시키고 유전물질을 전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의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면 원하는 유전물질을 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제거하고, 대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치료 유전자를 삽입한 뒤, 이 바이러스 껍질을 이용해 유전자 치료제를 전달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을 인식하면 면역반응도 일어나고 이에 따라 거부반응과 부작용이 항상 존재할 여지가 있거든요.그런데 이번에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비 바이러스성 물질을 이용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달체를 개발하는 개념의 과제가 나왔어요. 이 과제를 보자마자 우리 연구팀의 기존 연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이미 백신 개발 및 전달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거든요. 비 바이러스성 전달체 개발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기존의 연구 방향과 잘 맞았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짜고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제안서를 쓰고 심사에 통과해서 과제를 수주했습니다. ‘비 바이러스성 전달체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폐암과 같은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전달체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면역반응을 줄이는 새로운 리피드(지질) 물질을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달체를 제작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편집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 질병을 치료하거나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췌장염이나 췌장암과 같이 치료가 어려운 질환을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과 협력하여 진행 중인 연구 중 하나는 고지혈증 치료제와 관련된 프로젝트입니다. 고지혈증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 중 하나인 스타틴 계열 약물로 대부분 효과적으로 관리되지만, 간혹 약물로도 치료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위해 유전자 치료제를 활용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고지혈증은 고혈압, 뇌졸중 등과 같은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유전자 치료제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주사형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고지혈증 환자들의 지질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Q6.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화학공학과 이종범 교수많은 학생이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연구를 잘할 수 없다.’라고 오해하고 있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성적도 중요해요. 하지만 중요한 이유가 학생들의 생각과는 조금 달라요. 그 자체로 공부를 잘한다는 의미보다는 성실성을 평가하는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연구는 단순히 시험을 잘 본다고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연구자에게는 오히려 성실함과 끈기가 더 요구됩니다. 대학원에서의 연구는 단순히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과 반복적인 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체력과 인내심, 지속해서 도전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 점을 공부를 더 하기가 싫어서 대학원을 포기하려는 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실험을 통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배우는 것이 연구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이해했으면 합니다.또 하나 연구자의 중요한 자질은 창의력입니다. 연구하다 보면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국, 그중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합니다. 연구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능력입니다. 강의하다 보면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도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은 가끔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접근으로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물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갖는 것만큼이나 연구실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협력하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동료와의 협력과 소통은 연구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마지막으로, 대학원에서 연구하려면 본인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야 합니다. 억지로 하는 연구는 금세 한계에 부딪히고, 결과에도 티가 납니다. 학생들에게 연구가 좋아서, 또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개인적으로 학생이 가져온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연구를 선호하며, 연구실에서는 최대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본인이 노력한 만큼 얻어 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길 바랍니다. 연구는 스스로 도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니까요. ▲ Biomolecular NAno-intelligence Lab" 우리 연구실의 주요 연구 분야는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DNA, RNA를 이용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그 물질을 이용해 어떠한 병원 감여 여부, 병원체 감염 여부,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 등을 탐지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연구입니다. 두 번째는 DNA, RNA를 이용해서 약물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하이드로젤같이 인공 피부를 만들어서 조직 괴사가 일어난 곳에 사용해 피부 재생이 잘 되게 하거나, 또는 괴사가 일어난 부분에 항생제 같은 것을 방출시켜서 피부 괴사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신물질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이종범 교수 인터뷰 중 -
웨어러블 기기의 보안 패러다임을 바꾸다!: 첨단융합학부 지능형반도체학과 이신형 교수 나노 입자 제어 기술을 통한 새로운 웨어러블 보안 소자를 개발로 첨단융합학부 지능형반도체학과 이신형 교수가 ACS Nano에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마이크로부터 나노미터 크기까지 확장 가능한 이번 기술은 기존의 보안 한계를 넘어서는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신형 교수가 전하는 연구의 목표와 성과, 그리고 웨어러블 보안 기술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Interview: 첨단융합학부 지능형반도체학과 이신형 교수Q1. 축하드립니다! 이번 연구가 ‘ACS Nano’에 게재되었습니다. 연구자로서 어떤 의미인가요?이번 연구는 국가 과제 지원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공고하는 국가 과제는 연구자들이 제안서를 제출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선정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연구비 지원이 확정되면, 연구팀은 과제 목표에 맞는 연구 성과를 달성해 추가 연구비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성과로 다행히 모든 과정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큰 안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국가 과제와 같은 연구 지원이 중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항상 연구를 진행할 때, 현재 산업군에서 할 수 없는 주제와 목표를 설정합니다. 대학교와 대학원에서의 연구는 앞선 미래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제시하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성과도 이러한 과정에서 산업군뿐 아니라, 다른 연구자들이 시도하지 않은 접근을 하였기에 얻을 수 있는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논문 발표를 통해 앞으로도 이런 방향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논문을 통해 세상과 소통합니다. 오랜 시간 연구실에서 매달려 얻은 연구 결과를 세상에 발표하면, 이를 통해 다른 연구자들에게 검증받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탐구를 이어가게 됩니다. 학술지는 이처럼 연구자와 세상을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입니다. 최근 학술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매우 복잡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과학인용색인 확장판)라고 부르는 공인된 국제저널들이 있긴 하지만, 이를 평가하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논문이 얼마나 인용되는지를 기준으로 하는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가 대표적인 평가 지표입니다. 이 수치로 우수한 저널을 가늠할 수는 있지만, 반면 너무 정량화된 지표에 반감을 표하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저널의 전통과 권위 역시 중요한 기준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번에 논문을 게재한 ‘ACS Nano’는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팩트 팩터도 높아, 이런 두 요소를 균형 있게 갖춘 나노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널에 논문을 실으려면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우선 논문을 출판사에 제출하고 나면, 편집자들이 1차 평가를 진행합니다. 이 편집자들은 국내외의 저명한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논문이 의미 있는지를 엄격하게 평가합니다. 이 평가를 통과해 2차 평가 단계로 넘어가면, 그 과정에서 4명의 외부 리뷰어들이 논문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분들이 모두 논문을 우수하다고 평가해야만 게재가 확정됩니다. 이번 우리 팀의 연구도 이러한 과정을 모두 통과하여 최종 게재 승인받았습니다. 처음 논문 게재 확정 소식을 들었을 때,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연구비 지원이 연구 성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지원받은 연구비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에 더욱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직 후 첫 연구 성과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습니다. Q2. 웨어러블 하드웨어 보안 소자 개발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가 학위 과정에 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에서 공부하던 당시, 지도 교수님은 나노 입자, 생체 역학, 반도체 소자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저도 여러 분야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다양한 시각을 융합하는 접근 방식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가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전자 소자의 나노 입자 거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분야에 대한 독자적인 시선이 생기게 되었습니다.웨어러블 전자 소자는 그 수요와 잠재성이 매우 높지만, 국내 주력 산업군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보니, 국외 대비 국내 기술 발전 속도가 다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의 해결에 작게나마 이바지하고자 웨어러블 전자 소자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보안 소자 기술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웨어러블 전자 소자 분야에서 특히 큰 문제로 떠오르는 두 가지는 배터리와 소형화입니다. 웨어러블 기기는 작은 크기에서 고성능을 발휘해야 하며, 기존의 보안시스템들은 이를 충족하기에 제한적이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기존 보안 체계가 해킹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새로운 보안 체계가 필요해졌습니다. 기존 PUF(물리적 복제 방지 기능) 기술을 통한 전자소자의 개발은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의 불규칙성을 확인하여 이를 소자로 제작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 응용처만을 제시하는 데에 그쳤습니다. 그러한 문제에서 출발해 규칙성이 없는 난수를 생성해 보안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이신형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학교 나준희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 입자 거동 제어 기술을 활용한 웨어러블 하드웨어 보안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 성과는 나노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에 9월 29일 온라인 게재되었다.우리 팀의 연구는 기존 반도체 공정 방식과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반도체 소자를 균일하고 반복적으로 만드는 방식이 주류였다면, 우리는 오히려 불균일성을 활용해 난수를 생성하는 접근을 택한 것입니다. 기존에는 고정된 마이크로 사이즈의 소자만 가능했다면, 우리 연구 공정은 나노 및 마이크로 사이즈까지 조절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소자의 크기를 극도로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론적으로는 나노 사이즈까지 작아질 수 있어 높은 집적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난수를 더 쉽고 효과적으로 생성하는 방법을 제안했으며, 이를 통해 웨어러블 기기 보안이 한층 강화될 수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PUF 기술을 좀 더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나노 입자 거동의 불규칙성을 물리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으로 확장하기 위한 공정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플랫폼도 개발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것이 성공하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마이크로에서 나노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로의 셀 제작이 가능할 뿐 아니라, 광학적, 전기적 보안시스템 개발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공정 플랫폼을 포함하고 있어, 웨어러블 전자기기 외에 다양한 칩 형태의 전자소자에도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해당 기술이 하드웨어 보안뿐 아니라, 인공지능과 접목한 다양한 정보 생성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제안한 기술 응용처 및 성능우수도Q3. 연구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만나셨나요?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주로 연구 인프라 구축에서 비롯됩니다. 최근 경북대학교에서 서울시립대학교로 이직하여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새로 장비를 구축하고, 실험환경을 조성하며 연구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 시간적, 재정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큰 부담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충남대학교 나준희 교수님께 공동 연구를 제안했습니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복합적으로 융합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나준희 교수님은 주로 광학적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시는데, 디스플레이, 소프트 로보틱스 같은 유연한 로봇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경험을 쌓으신 분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보안시스템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QR 코드 같은 광학적 보안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기 때문에, 광학적 장비와 기술이 필수적이었습니다. 다행히 나준희 교수님께서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광학적 부분은 나준희 교수님 팀에서, 전자적 부분은 우리 팀에서 각각 진행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처럼 최근 연구는 혼자 수행하기엔 여러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신기술 개발에는 여러 분야의 학문이 융합된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앞으로도 학제 간 접근이 필수적인 연구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또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연구비입니다. 최근 들어 연구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기존 연구비도 많이 삭감되는 추세입니다. 연구비가 감소한 이유는 특정 연구과제에 대한 지원 규모는 늘렸지만, 그만큼 과제의 개수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연구 예산의 총규모도 줄어들고 있죠. 특히 반도체 분야 연구원으로서 연구비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최근 예산이 반도체 쪽에 집중되는 추세에 편승하지 못하고, 만약 그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큰 압박감과 자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것처럼 느끼는 것이죠. 반도체를 연구하는 처지에 연구비를 따내지 못하면 연구자로서 자격을 의심받을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책임감과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더불어 연구비 삭감은 연구 결과 평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상호 평가가 더욱 엄격해져서, 서로의 연구 결과에 대한 비판과 평가도 점점 신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 첨단융합학부 이신형 교수 Q4. 다음으로, 첨단융합학부 지능형반도체학과가 궁금합니다.!서울시립대학교 첨단융합학부 지능형반도체 전공과 지능형반도체 대학원은 급변하는 반도체 산업 기술에 발맞춰 실무 중심의 우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생 학과로서 타 학과와는 차별화된 교육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론 수업에 그치지 않고 산업 실무와 연구에 특화된 프로젝트형 전공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산업과 연구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지능형반도체학과 교수진은 대부분 산업 현장이나 타 대학에서 많은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분들로 구성되어, 실무와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이는 실제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학생들이 이론을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신생 학과로서 아쉬움도 있습니다. 필요한 자원을 지원받는 체계가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절차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학교의 지원 의지가 워낙 확고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능형반도체학과는 현재 1학년뿐이지만 목표가 분명한 학생들로 구성되어, 입학 때부터 높은 학업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라는 특정 분야에 초점을 맞춘 학과인 만큼, 진로와 목표가 확고한 학생들이 모여 타 학과에 비해 동기부여가 강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다음으로 학과의 졸업 후 진로에 관해서 논하기에 조금 이른 감이 있습니다. 올해 신설되어 아직 졸업생은 배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복수 전공과 부전공 형태로도 오픈 운영되고 있어, 초기 졸업생들은 4년 이내에도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학과의 목표와 성과가 명확히 전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능형반도체 전공의 학생들은 일반적인 진로 외에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삼성, SK 하이닉스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에서 산업 인재로 성장해 기업에 이바지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연구원으로서 미래지향적인 기술을 연구하는 길입니다. 첨단 산업과 연계된 지능형반도체 전공은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미래의 반도체 기술 발전과 산업계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특히 교수진은 기업과의 계약학과 형태로 발전시켜, 졸업 후에는 산업체와 연계된 취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약학과 모델은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지능형반도체학과는 이를 통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진로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Q5. 지능형반도체를 공부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먼저 이번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백창재 학생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백창재 학생은 아이디어 구상단계에서부터 참여하였으며, 전반적인 실험과 분석을 꾸준히 수행해주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도 끝까지 묵묵히 맡은 바를 해낸 덕분에,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실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높은 기준을 요구한 부분도 많았지만, 백창재 학생이 성실하게 잘 수행해준 덕에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첨단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의 중요한 자질은 성실함과 자기 성장 의지입니다. 반도체 연구는 실험과 측정을 오래 해야 하는 만큼 성실함이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스스로 본인의 논리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가짐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끈기 또한 중요한 덕목이에요. 반도체 소자 연구는 성능 검증과 분석, 공정 과정까지 큰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 과정 하나하나가 참 고된 편이에요. 그런데도 반도체 연구를 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연구는 누가 더 오래, 여러 번 반복해 보았는가로 결과가 갈리기 때문에, 지식이나 약간의 재능보다 끈기가 더 중요한 요인입니다. 연구하다 보면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고 번아웃이 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도체 연구 분야의 특성상 한 번 휴식을 길게 갖기 힘들어요. 1년이라도 쉬게 되면 그만큼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평상시 번아웃이 오지 않는 환경을 만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연구와 일상이 분리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연구가 일상에 스며들어야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경험상, 계속 연구에 조금씩이라도 연결돼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부터 이 연구가 좋았던 건 아니었어요. 학부 때는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공부하다 보니 재미가 붙었죠. 대학원에 가면서 공부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학부생들에게 열심히 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저도 학부 때 공부에 충실하지 못해서 나중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어느 그룹에 속하든 성실도를 평가받기 마련인데, 첫 번째로 보여지는 것이 대학교 성적이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적성을 고민하기에 앞서 자신이 성실한 사람인지를 먼저 체크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만약 성적은 좋은데 적성이 맞지 않다면 전공 변경을 고민할 수 있지만, 성적이 낮으면서 적성을 고민한다면 성실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어요. 교수 지원 과정에서 학점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고, 그때 ‘이게 나의 발목을 잡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학생들은 성실함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2학년까지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3~4학년 때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시작하며 성적이 크게 올랐어요. 스스로 마음을 먹고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죠. 그래서 항상 성실한 태도를 유지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반을 쌓아두길 바랍니다.▲ 생체모사소자및시스템 연구팀마지막으로, 지능형반도체학과에 지원하고자 하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 학과의 주제가 명확해서 부담스러운 학생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지원해보길 추천하고 싶어요. 지원하지 않는 것보다는,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이 훨씬 더 본인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첨단융합학부라서 다소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낄 수도 있지만, 학과 커리큘럼이 탄탄하게 잘 구성되어 있어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을 잘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기술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기술에 관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이 학과에 많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팀은 웨어러블 전자소자뿐 아니라, 다양한 하드웨어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과 보안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어서,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PUF 기술 기반의 난수 생성 기술과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정보 생성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서울시립대학교 연구팀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글로벌 기초연구실에 선정되어 사용자의 근전도 신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할 수 있는 부착형 웨어러블 근전도 신호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이신형 교수 인터뷰 중 -
세계 최초 ‘한국 소나무 정이품송 유전체’ 해독 성공: 환경원예학과 김승일 교수 (제1저자 장민정 박사, 조혜정 박사) 환경원예학과 김승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소나무 표준 유전체를 완성해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에 그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부모 유래 반수체별 유전체 해독과 거대 유전체의 진화 과정을 밝혀낸 이번 연구로 유전학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 연구팀을 만나 그간의 연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Interview: 환경원예학과 김승일 교수 (제1저자 장민정 박사, 조혜정 박사)Q1. 환경원예학과와의 인연, 그리고 환경원예학과의 매력!▲ 환경원예학과 김승일 교수학과와 저의 인연은 좀 특이합니다. 2002년 서울시립대학교 컴퓨터통계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때는 컴퓨터과학부랑 통계학과가 합쳐져 있었어요. 군 제대하고 복학해서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데, 진짜 코딩이 너무 싫어서 통계학을 그냥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코딩이 싫어서 선택한 통계학도 코딩을 진짜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도 고학년이 되면서 점차 전공에 익숙해지면서 재미있어지더라고요. 4학년 때 순수 통계 분야보다는 생물학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의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새로 부임한 김선형 교수님의 생물학 수업을 재수강하면서 교수님과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고, 식물 관련 연구자들과 교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대학교 원예과에서 토마토와 고추 유전체를 연구하시는 교수님과 인연이 닿아, 자연스럽게 석박사 과정에서 원예작물 연구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제가 원예학을 선택하기보다 저와 맞는 사람을 찾다 보니까 그 대상이 이제 원예 작물을 하시는 분이었고, 다행히 기회가 굉장히 잘 주어져서 대학원 생활과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잘 거쳤던 것 같습니다. ‘환경원예학과’라고 하면, 원예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좀 강하게 어필되는지 일반적으로 꽃꽂이, 가드닝 같은 조경이랑 좀 헷갈려 합니다. 환경원예학과는 환경과 원예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농업과 관련된 학과로, 원예식물 및 작물의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품종 개발과 재배 환경 연구를 수행하며, 식물을 활용한 환경 문제 해결 방안도 모색합니다. 기초 학문과 실용 학문을 종합적으로 다루며, 이론적 연구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응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환경원예학과는 식량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동시에 기후 변화 같은 환경 문제에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탄소 포집 능력이 강화된 품종을 개발함으로써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식물에서 유래한 물질들이 치매나 당뇨 같은 질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식물 기반 신약 개발의 가능성도 큽니다. 특정 물질을 잘 생산하는 식물을 찾아 이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식물이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환경원예학과는 단순히 농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첨단 기술과의 융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연구팀에서는 AI와 딥러닝 같은 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환경원예학이 미래지향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그중에서도 저는 원예작물과 식물의 유전체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전체 해독은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DNA의 실체를 처음으로 탐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낍니다. 이는 생명체의 모든 특성을 결정하는 유전자 정보를 처음으로 탐색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지죠. 흔히 유전자를 레고 블록에 비유하는데, 다양한 레고 블록들이 모여 여러 형태를 만들고, 이들이 함께 생명체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저는 이 레고 블록 세트를 처음 언박싱하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이번 연구만 해도, 한국 적송 같은 경우는 전체 유전자 서열이나 전체 유전자의 레퍼토리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연구가 굉장히 미진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 소나무 유전자의 실물을 우리 연구팀이 처음 들여다본 거죠. ‘우와! 이렇게 생겼구나!’하는 탄성과 설렘이 교차하는 그 최초 순간의 희열은 굉장한 경험입니다. 또한, 유전체 연구는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서 세계 여러 연구 그룹들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연구 성과가 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릴 때마다, 그만큼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원예학과와 우리 식물 유전체 연구실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런 순간들이 연구자로서 매우 기쁘고 보람찬 경험입니다.Q2. 소나무(Pinus densiflora)의 표준 유전체를 구축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특히 반수체 유전형 정보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소나무의 표준 유전체 구축에 관한 연구의 시작을 찾자면, 2014년 고추유전체 연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내 첫 번째 식물 유전체 표준 염기서열 분석을 성공한 프로젝트로, 그때 영광스럽게도 제가 제1 저자로 참여했어요. 제 학위 주제였거든요. 그리고 그해 국가적으로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이 실행되게 됐어요. 이 사업은 농촌진흥청, 산림청, 환경부 등 각 부처의 주제에 맞는 생물 종의 유전체를 해독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때 소나무 연구는 산림청에서 맡았어요. 당시 저는 그 사업의 자문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연구 자료가 워낙 방대했고, 실제 연구를 수행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여 진행이 더딘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제가 서울시립대에 부임한 이후에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 연구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소나무 표준 유전체 연구를 주도하게 되었습니다. 소나무는 식물 중에서도 유전체 해독이 가장 어려운 사례로 꼽히며, 이 도전적인 측면이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반수체 유전형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비교적 사소한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원생들과 함께 저널 클럽을 통해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던 중, 반수체 유전형을 구분하는 방법이 새롭게 제안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주제를 더 깊이 공부할 겸, 리뷰 논문을 작성해 보자고 제안했죠. 당시 연구실을 막 꾸린 초심자들이었기 때문에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열심히 논문을 작성했는데, 일반적으로 리뷰 논문은 그 분야의 권위자들이 초청받아 쓰는 것이 보통이지만, 우리는 초청 없이 무작정 투고했습니다. 다행히 심사를 거쳐 식물 분야의 최상위 저널 중 하나에 게재되었습니다. 이때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나무는 개체 간 유전체 서열 차이가 크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반수체를 단위로 유전체 정보를 해독해 보자는 시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유전체 크기 자체도 큰 도전이었지만, 반수체 유전형을 정확히 구분하는 분석을 처음 시도한다는 점이 특히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대상이 된 소나무는 매우 복잡한 식물 종이었기 때문에, 정확성을 입증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 Nature Genetics에 논문을 투고했을 때, 심사자들의 주된 요구는 기술의 혁신성과 유전체 정보의 정확성을 명확히 입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피드백에 대응하기 위해 1년이 넘는 수정 과정을 거쳤고, 결국 심사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Haplotype-resolved genome assembly and resequencing analysis provide insights into genome evolution and allelic imbalance in Pinus densiflora’라는 제목으로, 생명과학 유전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 Nature Genetics (IF=31.7)에 2024년 10월 20일 온라인 게재되었다.일반적으로 유전체 해독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두 반수체의 유전 정보를 통합하여 하나의 표준 유전체로 구축합니다. 이 과정에서 반수체 간 유전적 차이는 무시되며, 개체 간 유전적 차이가 큰 생명체일수록 통합된 표준 유전체의 정확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의 유전체 해독 방법에 변화를 주어, 반수체 간 유전적 차이를 고려함으로써 유전체 해독의 정확성을 한 단계 발전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더 정밀한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고, 유전자의 기능을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쉽게 말해, 약 10% 이상의 유전자는 엄마 또는 아빠 중 한쪽에서만 나타나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이러한 유전자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반수체를 각각 해독함으로써 부계와 모계에 특이적인 유전자들을 발굴할 수 있고, 이들 중 많은 경우가 육종에 중요한 기능을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의 과색을 조절하는 유전자처럼 특정 기능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3. 연구 과정 중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처음 Nature Genetics에 논문을 투고하고 피드백 받고, 심사자들을 설득하고 최종적으로 논문이 게재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 다 쉽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초기 연구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6개월간 집중적으로 연구를 진행한 후 저널에 논문을 제출했습니다. 처음 투고하는 순간부터 심사에 통과할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이런 학술지의 경우 약 80%는 편집 단계에서 바로 거절되기 때문에 ‘그냥 일단 던져보자!’하는 어찌 보면 과감한 도전을 한 것이었죠. 그런데 너무 쉽게 통과돼서 저희도 엄청나게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편집부 검토를 통과하고 심사에 들어가면서 기대했지만, 곧 이어진 리뷰 과정에서 심사자들의 신랄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심사자들은 저희 연구가 기존 방법론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지적하며,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논문은 거절 통보받았고, 연구팀은 큰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단념하지 않고 심사자들의 지적을 바탕으로 반론과 수정 계획을 담은 어필 레터를 편집장에게 보냈습니다. 저는 마치 연애편지를 쓰듯이 신중하게 설득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심사자들의 의견 중 오해가 있는 부분을 바로잡고, 저희 연구가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 점을 설명하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내심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동안 주변에서 이런 어필 레터가 받아들여진 경우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뜻밖에도 저의 연애편지 같은 어필 레터가 통했고, 우리 연구팀은 다시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연구팀은 논문을 보강하기 위해 심사자들의 추가 요구 사항을 반영한 실험과 데이터를 보완을 위해 연구에 피치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한 스텝 한 스텝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소나무 유전체는 인간의 유전체보다 약 7배나 큰 220억 개의 DNA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있어 분석 과정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특히 연구가 진행될수록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발생해 연구팀의 정신적, 신체적 부담도 상당했습니다. 다행히 국립산림과학원, 서울대, 와이오밍 대학 등 여러 협력 기관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협업을 통해 리뷰어의 요청을 반영하고, 추가 연구를 통해 더 완성도 높은 결과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성과는 집단적인 협력이 이루어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의 협력이 연구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Q4. 이번에 발표한 연구의 성과와 학계에 미칠 영향이 궁금합니다.첫 번째로는 상징성입니다. 이번 연구의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식물 유전체 연구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한 성과라는 것입니다. 해외의 저명한 기관과 협력하지 않고도 소규모 연구팀이 독립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이러한 기술력을 통해 국내의 식물 유전체 연구 분야도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반수체 기반 연구 방법을 통해 더욱 정확하고 정밀한 유전체 연구가 가능하다는 사례를 제시한 것이 두 번째 의미입니다. 반수체 연구를 통해 유전체 내 차이가 클 때 개별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향후 농업 분야 유전체 연구에서 반수체 기반 접근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 김승일 교수세 번째는 소나무와 같은 수목의 중요한 형질을 유전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바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소나무와 같은 겉씨식물은 수명이 길어 형질 연구가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유전체 내 유전자를 먼저 탐색하고, 그 기능을 정밀하게 예측함으로써 해당 유전자가 목표 형질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시킵니다. 이번 연구는 소나무의 모든 유전자를 탐색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소나무 자원 중 재선충 내성 품종, 송이가 잘 자라는 품종, 그리고 탄소 포집에 유리한 품종에 대한 유전체 서열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품종들의 유전체 해독을 진행하고 형질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해당 유전자를 기반으로 맞춤형 품종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탄소 포집에 관련된 유전자를 분석하여 탄소 저감에 특화된 소나무 품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네 번째는 국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입니다. 이번 연구는 국립산림과학원이 오랫동안 관리해온 소나무 자원을 활용해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자원은 학교 단독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귀중한 자산으로, 국가기관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한 연구 자원과 대학의 연구팀이 가진 기술력 및 연구 역량이 결합하여 이번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Q5. 이번 연구가 교수님의 연구 방향이나 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저는 학위 과정 중에 고추 유전체 해독 연구로 2014년에 같은 저널에 제1 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딱 10년 만에 교신저자로서 같은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게 된 것이죠. 그땐 맨 앞에 있었는데, 지금 맨 뒤에 있어요. 이렇듯 10년 만에 같은 저널에 게재가 됐다는 게 연구자로서는 진짜 큰 영광입니다. 연구책임자의 포지션에서 보자면 영화감독이나 축구 감독으로 비유할 수 있어요. 10년 전 제1 저자의 역할을 했을 때는 주연 배우나 공격수의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감독으로써의 역할을 해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기분입니다. 우스갯소리로, 마치 축구 챔피언스리그에서 국내 팀의 감독으로 우승한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환경원예학과 식물 유전체 연구실그리고 제1 저자로 참여한 장민정 박사와 조혜정 박사도 모두 서울시립대 연구원으로, 연구팀을 꾸려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 지도교수로서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대학 교수이자 연구책임자로서 연구실의 연구 인력들과 함께 성과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수 개인이 다양한 컨소시엄에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뜻깊지만, 함께 공부해온 연구진들과 함께 성과를 거두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쁘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이번 성과는 제 경력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더욱 경쟁력 있는 연구팀을 구축하고 더 많은 혁신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저의 다음 목표는 소나무의 여러 중요한 개체에 대한 통합 유전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재선충 저항성, 탄소 절감 등 앞서 언급한 주요 이슈들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소나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환경원예학과에서 교수로서 채소 작물 연구도 꾸준히 진행 중인데, 고추에 대한 핵심 집단 통합 유전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주요 병 저항성 품종과 대사산물 증진에 이바지하는 품종을 개발하는 연구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Q6. 유전체 연구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하신다면?학년별로 해주고 싶은 말이 달라요. 저학년인데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는 고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1, 2학년 때에는 하고 싶은 게 맨날 바뀔 거예요. 선택을 하려고 해도 뭘 알아야지 진로 선택을 할 수 있거든요. 선택의 기준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이든 뭐든 다양한 경험 쌓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민은 좀 많이 늦추고 최대한 외면했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고민할 시간에 좀 더 하고 싶은 걸 찾으세요. 반면 졸업반인 친구들에게는 여태껏 고민을 그만큼 했으면 그 이상의 답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차피 남은 건 선택의 문제거든요.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데드라인을 코앞에서 두고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는 그동안 치열하게 심사숙고한 자기 자신을 믿고 결정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가 봐서 아니면 나중에 그만둬도 되거든요. 지금은 액션이 더 중요한 타이밍입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연구자의 길을 가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해 줄 말을 찾을 때마다, 속으로 ‘옛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하나 없다.’라는 말이 떠올라요. 진짜 싫어하는 말이거든요. 그런데 그 이상이 없어요. 그러니까 너무 뻔한 답변이지만,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관심과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진짜로 그거밖에 없어요. 세상에 엄청 천재적인 사람은 없어요. 노벨상 받는 그런 사람들은 TV에서나 보는 실체가 없는 ‘해태’라고 얘기해요. 사람이 의지가 있고 관심만 있다면 속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발전하거든요. 꾸준히 고민하고, 끈기 있게 파고들면 어느 순간 발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의 성취감이 연구를 지속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됩니다. 복잡한 유전체 연구도 마찬가지로, 끈기와 호기심이 있으면 반드시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멘토와 동료들을 옆에 많이 두고, 어려운 순간에 질문하는 걸 두려워 마세요. 대부분 지도교수, 선배 멘토들은 여러분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려는 마인드가 장착된 분들일 거예요. 그래서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관심을 두고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논문 제 1 저자인 장민정·조혜정 박사를 만나보았습니다.▲ 장민정 박사저는 환경원예학과에서 학사부터 석사, 박사까지 모두 이곳에서 마쳤고, 이제 곧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14학번으로 처음에는 점수에 맞춰 원하는 학과를 고민하며 생명과학이나 식물학에 관심이 있어 이 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입학 초기에는 학과 분위기가 농업 중심인 것 같아 이질감이 들기도 했어요. 저학년 때는 학과 특성상 농업 관련 원론적 과목이 많아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고학년이 되면서 다양한 분야로 전공이 나뉘고, 유전자나 생물학적 이슈를 다루면서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식물 연구도 원론적이고 깊이 있는 분야가 많다는 걸 알게 되며 결국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죠. 학부 졸업 후에는 김선형 교수님 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현재의 연구실로 옮겨 컴퓨터 기반 연구를 시작했습니다.새 연구실에 들어온 지 약 3개월쯤 되었을 때, 교수님께서 칠판에 연구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그려주시며 저를 트레이닝 삼아 이 연구에 참여시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경험을 쌓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프로젝트가 실험실의 주요 연구가 되었고, 제가 제1 저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책임감이 커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가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 Genetics에 논문이 게재되면서 부모님께도 자랑스러운 성과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제가 작성한 논문이나 성과가 부모님께 잘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부모님께서도 저널의 이름을 아시고 뉴스에 나온 저를 보시며 정말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연구 성과를 이루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어요. 또한, 저희 학과가 서울시립대에서 큰 학과는 아니지만, 이번 성과가 기록될 만한 업적이라는 점에서 더 뿌듯함을 느낍니다.후배들에게는, 진로를 고민하는 저학년일수록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으라는 조언하고 싶습니다. 졸업반이 되어서는 그동안의 고민을 토대로 결단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연구자의 길을 걸으면서 어려움이 많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성장하는 것은 정말 큰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저는 연구를 하면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연구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옆에서 멘탈을 잡아주는 동료들과 교수님의 격려 덕분에 큰 위안이 되었고, 그 덕에 지금처럼 중요한 연구를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후배들에게 힘들 때마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만, 열심히 하면 반드시 결과가 따른다”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이곳은 도와주고 이끌어줄 사람들이 많은 좋은 연구 환경입니다. 후배들이나 관심 있는 분들께는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이곳에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 조혜정 박사환경원예학과는 많은 학생이 진학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저는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학사 과정에 이어 석사, 박사 과정까지 진학하게 되었어요. 이 분야에서 더 발전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계속해서 공부했고, 그러다 보니 제 적성과 잘 맞는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저는 경북대학교에서 학·석·박 과정을 마치고 이 연구팀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2022년 11월에 모집 공고를 보고 들어왔고, 프로젝트를 맡자마자 6개월 동안 미친 듯이 연구하며 자료를 정리하고 논문을 서브미션까지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빠르게 진행해야 했기에 최선을 다했죠. 연구팀에 합류할 때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이전에 다른 분야를 연구했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소나무 유전체가 사과나무 유전체보다 훨씬 큰 21기가라는 걸 알고 나니 부담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프로젝트 초기에 교수님의 세심한 지도와 장민정 박사님의 도움 덕분에 점차 두려움이 성취감으로 바뀌었어요. 특히 이번 연구 결과를 모교에서 발표하게 된 것이 큰 자랑입니다. 논문 발표 후 경북대학교에서 우수 졸업생으로 세미나에 초청받아 금의환향하는 느낌으로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Nature Genetics라는 저널을 보며 ‘내가 감히…?’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내고 이를 발표하게 되어 자랑스럽습니다.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취업 준비 과정에서는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결과만 남지만, 대학원에서는 학위라는 결과가 남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불안함보다는 대학원에서 학위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느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도 이런 관점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구자의 길을 가는 데에는 특별한 능력보다는 오히려 ‘진득함’이나 ‘절실함’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생활에서 필요한 요소는 의외의 곳에서 나오기도 해요. 예를 들어 같이 일하는 동료와의 유대감도 큰 힘이 될 수 있죠.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면, 처음 1년은 다양한 요소를 경험하며 자기 적성을 판단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1년을 생활해 보면서 내가 이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이번 연구의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식물 유전체 연구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한 성과라는 것입니다. 해외의 저명한 기관과 협력하지 않고도 소규모 연구팀이 독립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이러한 기술력을 통해 국내의 식물 유전체 연구 분야도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김승일 교수 -
장애와 지속가능한 공존을 말하다2024 대학생 논문 공모전,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불편을 넘어선 불편 : 리스펙을 기반으로 한 디스 달인 철학도들의 장애와 지속가능한 공존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불편하다면 제대로 본 것이다." ‘장애와 돌봄’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철학도의 눈으로 세상을 해부한 이주영·최수민 학생. 2024년 [장애의 재해석] 대학생 논문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우리가 장애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연 두 학생을 만났다. Interview: 철학과 이주영·최수민Q1.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장애와 지속 가능한 공존'이라는 주제로 접근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이주영 :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논문 쓰면서 배운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목광수 교수님께 지도받으면서 논문 작성하는 기술이나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앞으로 공부하는 데 너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회 참가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장애 관련 연구하신 내용들을 공유할 수 있었는데요, 정말 철학과인 저희가 할 수 없는 분야의 연구들이 많아서 그런 것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또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이렇게 장기적으로 글을 써본 경험이 처음이라 부족한 점도 많은데, 나름대로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대상도 탔으니 저희 논문이 세상의 인식을 바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바람도 있네요.주제로 ‘장애와 지속 가능한 공존’을 선정한 이유는 개인적인 문제의식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오빠가 중증 자폐 장애인이라 성인이 되고 나서는 계속 어머니께서 집안에서 오빠를 돌보고 계세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장애인도, 그를 돌보는 사람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근래에 이슈가 되었던 탈시설 담론이나 장애인 관련 정책들이 정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지속 가능하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그러한 정책들이 중증 발달장애인을 돌봄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몰아버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탈시설 담론의 이론적 배경은 ‘자유’와 ‘평등’에 맞춰져 있습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평등하게 지역사회에서 배제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 이론적 배경입니다. 그런데 장애인 시설에 대한 담론은 돌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가정에서 수행하던 돌봄을 사회가 부담하는 것이 장애인 시설이니까요. 하지만 탈시설 담론에서 시설에서 부당하게 갇히지 않았을 자유만을 강조하다 보니, 중증 장애인들이 사회적 돌봄을 잘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는 활동 보조 서비스 같은 사회적 돌봄 시스템도 중증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잘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논문을 쓰면서 심사위원들에게, 사회에 질문을 던지자고 생각했었습니다. 주류적인 담론, 시각을 좀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최수민 : ‘장애의 재해석’이라는 논문경진대회의 주제가 장애라는 개념을 본질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이 정의한다는 의미이고, 기존의 정책은 이론적으로 단기적인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사회가 장애와 오래도록 공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이 아니라 그것의 본질인 이론을 파고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공에서 배웠던 것들과 철학 서적을 찾아보며 논문의 개요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 준 공동 저자 주영이 언니, 글을 쓰면서 헤맬 때 갈피를 잡아주시고 좋은 조언을 아끼지 않아 주신 목광수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철학도로서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이념과 토대를 닦으며 정진하고 싶습니다. 제가 대학에 들어와 조금이나마 공부한 내용들이 의미 있는 글의 자원이 되고 보건복지부장관상으로 그 결과가 드러났을 때, 제가 전공으로서 배우는 철학이라는 학문이 우리 사회의 기틀을 닦아줄 수 있는 멋진 학문이라고 느꼈습니다.Q2. 연구에서 돌봄 윤리와 장애 정의론을 융합한 것이 핵심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이주영 : 개인적으로 철학과는 ‘프로불편러’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철학과 과방에 들어가면, 정말 별의별 주제들로 ‘이게 정말 맞아?’, ‘좀 아닌 거 같은데’, ‘이건 다르게 생각해야 할 것 같아’하고 논쟁을 종종 합니다. 그런 질문들을 잘 정리해서 학과에서 진행하는 ‘철학논문경진대회’에 출품하기도 하고요. ‘프로’페셔널 하게 비판하는 거죠. 저도 ‘프로불편러’의 시선에서 비판점이나 새롭게 생각할 부분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정의론의 토대로서 돌봄, 정의론의 고려 대상으로 돌봄, 정의론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으로의 돌봄을 제시하면서 돌봄이 정의 윤리에 근간이나 토대가 되어야 함을 주장했습니다. 철학에서 돌봄은 주로 페미니즘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정의 윤리에서는 평등, 자유, 권리, 일괄적 원칙 등을 강조하지만 돌봄 윤리는 관계성, 서사적/맥락적 이해를 중시합니다. 윤리적 주체가 되는 것에서 더 중요한 것은 대상과 맺고 있는 관계로 보는 것이죠. 돌봄과 정의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돌봄이 근간이 되어 발생하는 의무감(배태된 의무감) 같은 것들을 보면 돌봄이 얼마든지 공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파고들어 돌봄과 정의론을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논문의 체계성은 저희가 하는 연구가 양적 연구가 아니라 질적 연구기 때문에 논문 논리구조의 체계성을 보신 듯합니다. 이 부분은 지도교수님이신 목광수 교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도해주실 때 내용의 구성이나 조직, 논증의 허점, 제목/소제목까지 정말 꼼꼼하게 봐주셨거든요. 지도받으러 갈 때마다 졸업 논문 심사받는 대학원생이 된 것처럼 떨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논문을 완성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그 외로 각 학자의 이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빈틈을 찾아서 연결하는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꽤 많은 단행본을 읽고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내용을 정리했고, 그 내용들에서 새롭게 뽑아낼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해서 정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놓치지 않고자 했던 것은 우리의 논문이 단지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책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논문에서 제시하는 이론을 따랐을 때, 문제의식으로 삼았던 탈시설 논의나 장애인 활동 보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계속 생각했습니다.최수민 : ‘장애인은 평생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살고 비장애인은 독립적으로 살아간다는 기존의 의존과 독립이라는 이분법적인 논의를 따라가면, 장애인은 비정상성의 틀에 갇히게 되어 어떤 정책의 혜택을 받든 부정적인 프레임에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돌봄 윤리에서 차용해, 의존과 독립이라는 기존의 틀을 부수고 의존자와 독립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간은 평생 의존하며 살지도 독립적으로 살지도 않으며 장애인은 그저 장애인이 아닌 사람보다 의존의 퍼센티지가 조금 더 높아질 뿐인 사람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발표와 심사가 있던 날 발표가 끝나고 짧게 피드백을 듣는 시간에, 글을 심사해 주신 교수님들께 글에서 이 주장이 야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또한 글의 맨 처음에 현 장애인 정책인 탈시설 정책과 활동 보조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책의 이론적인 토대가 되는 돌봄에 대한 정의론에 대해 본론에서 길게 논의한 후 마지막 내용에 다시 기존의 두 가지 정책을 글에 가져와 돌봄 정의론의 관점에서 그 정책들이 가져야 할 새로운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수미 상관적인 글의 틀이 심사 요소 중 구성력이나 활용성 면에서 조금 더 가점받게 한 요소이지 않았나 싶습니다.이주영 : 만약 논문에서 제시한 새로운 돌봄 기반 (장애) 정의론이 받아들여진다면 돌봄의 다양한 필요성에 응답할 정당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돌봄 기반의 정의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성, 그리고 구체적인 돌봄 필요에 응답하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때, 돌봄이 중요하게 고려된다면 장애인은 물론이고 그 장애인의 곁에서 살아가는 그의 가족들까지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가’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장애인과 더불어 장애인을 돌보는 부모, 가족, 친구, 사회복지사 모두가 자기 삶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적절한 돌봄이 필요합니다. 현재 사회는 돌봄을 제공하는 돌봄노동인에 대한 케어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들의 돌봄 노동에 대한 평가도 매우 절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장애인과 앞으로 계속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선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려도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특히 장애인 돌봄에 있어서는 그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왔던 가족이나 친밀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들이 장애인의 삶의 복지에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고, 그러한 관계적 끈으로 묶여 있는 장애인-보호자라는 존재 모두를 고려해야 장애인도, 그를 돌보는 보호자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두 돌봄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인식 개선, 돌봄의 다각화, 사회적 돌봄 서비스의 확대가 일어난다면 우리 사회가 장애와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수민 : ‘우리가 흔히 비장애인이라 말하는 이들도 생애 주기에서 분명 양육자에게, 가까운 사람에게 크게 의존하는 기간이 있고, 사회에 이리저리 치여 살며 심리적인 정서 불안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도움이 필요한 때도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과 각각 어떠한 스펙트럼의 끝과 끝에 놓여있는 것이 아닙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부정하였는데요, 이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으며, 또한 장애를 가지지 않은 이들도 이 세상을 다른 사람의 일절 도움 없이 외로이 혼자 견뎌 나가야 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던 것 같습니다. 장애와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한 중요한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결국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인 생각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장애를 ‘비정상’의 프레임에 넣어서 보는 한, 현 상황은 개선되기 힘들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생활의 불편함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과 더불어 인식 개선 정책에도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Q3.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배움은 무엇이었나요? "복지서비스의 개선이나 이론의 정립은 둘째치고, 장애 가족에게 복지비를 지원하라는 게 저희의 처음 생각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와 빨리 해결 가능한 방법의 합은 돈이라고 생각했던 거죠."이주영 : 저희가 처음 목광수 교수님께 초고를 들고 갔을 때, 지적받았던 것은 문제점에 대한 근시안적인 방안만을 제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탈시설 담론이나 활동 보조를 잘 이용하지 못해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일단 복지서비스의 개선이나 이론의 정립은 둘째치고, 장애 가족에게 복지비를 지원하라는 게 저희의 처음 생각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와 빨리 해결 가능한 방법의 합은 돈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교수님께서 그러한 제도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가족의 돌봄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 일시적인 해결책이 앞으로 바람직한 사회 그려 나가는 데 정말 도움이 될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설명해 주셔서 그때부터 저희도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롤즈의 정의론,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다시 공부하면서 롤즈가 비판받았던 지점이 롤즈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된 점도 저희가 크게 성장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논문을 쓰며 역할 분담은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둘이 쓰는 논문이지만 하나의 논문으로 잘 어우러져야 해서 자료조사, 초안 작성, 논문 작성까지 둘 다 같이 참여했습니다. 다만 제가 ppt를 정말 못 만들어서 발표 ppt는 수민이가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가 만들었으면 흰 바탕에 글자만 있는 ppt가 될 뻔했는데 아주 다행이었습니다. 저는 임기응변이나 발표에 익숙한 편이라 대회 당일 발표를 맡았습니다. 다행히 질의에서 꽤 괜찮은 답변을 해서 심사위원분들도 끄덕끄덕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글을 굉장히 딱딱하게 쓰는 편인데요, 수민이는 솔직하고 부드럽게 씁니다. 그래서 윤문을 할 때 수민이가 글을 다듬어주면 조금 더 잘 읽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혼자 일하면 일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수민이가 같이 있는 것만으로 너무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민이가 자료조사를 해서 보내주면, ‘아 또 할 일이 생겼구나, 신난다’하고 끝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최수민 : ‘교수님께서는 철학과인 우리가 전공을 살려 글을 작성할 때, 왜 실천적인 논의를 하기 이전에 이론에 대해 파고들어야 하는지, 독자가 우리의 이론적인 글을 왜 읽을 필요가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이론 연구의 필요성과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근원적으로 더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제대로 확립하고 있지 않으면 잘 살아갈 수 없거나 살아가더라도 무의미함, 덧없음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방향성과 토대가 없다면 잘 유지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방향성을 설정해 줄 수 있고 올바른 가치 판단 체계를 제시해 줄 수 있는 이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 고민해 본 똑똑한 학자들의 글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탐구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공동 저자인 주영이 언니는 핵심만 전달하는 담백한 문체를 더 선호하고 저는 작성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분량이 많아지더라도 독자의 관점에서 이해가 쉬운 글을 적는 것을 더 선호해서, 서로의 스타일로 서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을 채우기도 하고 그 사이에서 조정이 있었습니다. 언니가 핵심만 가지고 글을 쓰는 속도가 저보다 매우 빨라서 언니가 1차 초안을 작성하고, 제가 슈퍼바이저 목광수 교수님의 전공 수업 중 장애에 대해 다루는 현대윤리학 수업을 청강하고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여러 번의 검토를 거치고 교수님의 컨펌을 받으며 글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Q4. 두 분이 철학적 논문을 작성하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철학적 원리나 사상은 무엇이었나요?이주영 : 에바 키테이의 돌봄 윤리와 롤즈의 정의론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핵심적인 것은 철학에서나 일상에서나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분법적인 구분을 전복시키려 했습니다. 우리의 윤리적 행위들은 정의 윤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상에서 행위의 정당성이나 의무감 같은 것들이 어떤 원칙에서 나오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픈 시어머니를 돌보는 며느리의 경우라던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돌보는 부모의 경우가 그러한 것이지요. 맹자가 말한 ‘불인인지심’과 같은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아픔을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마음,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또는 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에서 도덕적 행위가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정의 윤리 하나만으로는 모든 의무감을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돌봄을 정의가 담당하던 공적인 장으로 끌어와 정의와 연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돌봄은 사적영역이고 정의는 공적영역이라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이분법적인 사고를 무시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발칙하게도 그런 이분법적 사고를 그냥 깨부숴버리기로 했습니다. 돌봄의 개념을 재정립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의론에서는 의존의 상황/돌봄 받는 존재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칸트주의적 윤리 주체의 의미를 따져보면 돌봄의 상황에 있는 사람은 윤리적 행위를 하는 주체가 될 수 없고 객체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정의론에서는 건강한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이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우리 사회는 누군가에게 도움받고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그래서 정의론에서 주장하는 독립적인 인간, 비의존적 인간은 허상이고 모든 사람이 의존과 돌봄의 상황에 있으며 우리가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 의존하고 있는, 잘 돌봄 받는 사람’인 것입니다. Q5. 여러 대학의 팀들과 경쟁했다고 들었습니다. 다른팀의 연구 주제나 접근 방식에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점이 있었나요? 최수민 : ‘저희는 순수하게 질적 연구를 진행했는데, 다른 팀들은 사례 조사나 통계 같은 양적 연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특히 경북대 팀은 실제로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왔는데, 공대 특유의 창의력으로 장애인의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물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건국대 팀의 ‘구전 서사를 통해 본 장애인 가족에 대한 비장애 형제의 부모화 문제와 대책’이라는 논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논문은 장애인 가족의 돌봄 부담과 비장애 형제가 장애 형제에게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는 ‘부모화’ 양상을 다루면서, 구전문학을 활용한 문학치료 프로그램을 제안했어요. <열두 오빠>와 <오누이> 같은 구전 서사를 통해 인물에 이입하고, 서사 속 숨겨진 인물의 마음을 생각해 보며 실천적 대안을 고민하는 방식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분야의 연구를 보는 것 자체가 저희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저희가 양적 연구를 했다면 수상은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본선에 진출한 팀들의 연구 내용은 비공개여서, 주제만 보고 유추할 수밖에 없었지만, 저희 연구가 가장 이론적이면서도 실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실천이 표류하지 않게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 점이 대상을 받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철학이 근본 학문임을 다시 한번 실감했죠. 저희도 다양한 연구를 접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저희 연구가 가장 이론적이지만 실천적인 측면에서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낍니다. ▲ 2024년 [장애의 재해석] 대학생 논문 공모전, 본선 대회날 모습Q6. 이번 논문을 기반으로 더 확장하고 싶은 연구 주제나 계획이 있나요? 이주영 : 철학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프랑스 철학, 영미 철학, 동양철학, 고대철학 등등 세부 분과로 따지면 더 많습니다. 저는 원래 프랑스 철학에 관심이 있어서 그쪽으로 대학원을 갈 생각이었는데요,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윤리학을 해야 하나’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윤리학은 특히 제가 잘하지 못하는 분야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논문을 쓰면서 어떤 윤리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분야를 어디로 정하든 마지막 목표는 지금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주된 담론들에 새로운 시각을 던지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장애학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앞으로는 장애학도 포함하여 페미니즘이나 비거니즘과 같은 소수자 담론에 관한 이야기도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특히 그러한 소수자의 목소리가 정치적인 권력 안에서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사회적 억압은 어떠한 미시구조로 일어나는지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 최수민 :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관련하여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논문경진대회를 통해서 장애라는 개념을 재해석해 보고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시도를 하면서, 기존에 정의해왔던 ‘장애는 곧 비정상적이고 정상성을 가지려 노력해야 하는 상태’가 절대 아님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작업이 일어난 이후 그들을 정상성에 대비되는 집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작업이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예전부터 관심 있었던 심리학과 뇌과학을 역량이 되는 한 접목해 그들이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갖게 되는 자존감 결여, 주체성 결여, 대인기피, 우울 등의 심리적인 것들에 관해 연구하고 대비책을 모색해 보는 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철학과 내에 연간 한 번씩 진행되는 논문경진대회에 논문으로 출품하는 것으로 계획 중입니다. 이는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닐 테지만, 그런데도 장애와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작업입니다. 이 주제는 더 나아가, 경쟁적이고 물질주의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마음이 병든 현대인들을 위한 해결책으로도 확장될 만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7.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이주영 : ‘잘 듣기’가 제일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철학 함에서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리스펙을 기반으로 한 디스’인데요 잘 디스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잘 들어야 합니다.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 문제든 해당 사안이 어떤 주장을 담고 있는지 잘 이해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괜한 오해로 상대측을 비난하거나, 헐뜯거나 무시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장애 인식 개선은 장애에 얼마나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지 더 잘 듣고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면 더 살펴보지도 않고 ‘싫어’라고 자신이 보지 않을 것으로 치워버리기는 너무 쉽지만 말입니다. 또 장애학에 대한 철학적, 인문학적 연구도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장애 정책에 관한 연구는 많지만, 장애에 관한 인문학적 연구는 많이 없습니다. 연구를 통해 장애에 대해 더 많은 이해의 시도들이 늘어난다면 장애인식 개선도 더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최수민 : ‘한국 사회는 경쟁적이고 물질주의가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가장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중요한 가치인 ‘부’을 얻는 구조이고, 모든 사람이 효율적으로 부를 얻고 1등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비슷한 특성을 가지는 이들을 한데 묶어 효율적으로 분류하려 해 신체적이고 정상적인 결여가 있는 사람을 ‘비정상인’으로 묶고 프레임을 씌워 배제하려는 경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생애 주기에서 무한 경쟁의 시작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교육 체제에서의 과도한 경쟁을 멈춰야 합니다. 저는 교육학에도 관심이 있는데요, 아직 다양한 지식을 습득한 단계는 아니라서 이렇다 하고 말씀드릴만한 이야기는 정말 적습니다. 하지만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체제의 장단점, 학생의 자율성과 교육자의 간섭주의 간의 조정을 비롯해 교육학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앞으로 더 공부해 보고, 과도한 경쟁 체제를 허물만 한 저만의 교육론을 정립해 보고 싶습니다. Q8. 다른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이주영 : 목광수 교수님께서 윤리학 수업 과제에서 몇 년 전까지는 ‘가슴 뛰는 주제를 찾아라.’라고 하셨는데, 한 학우가 ‘가슴이 뛰는 주제가 없어서’ 리포트 제출을 안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론 가슴이 뛰지 않아도 써오라고 하신다고 합니다) 철학과에서 고학번이 되면서 제가 후배들한테 잘하는 짓은 ‘다 좋아요.’나 ‘아무거나 괜찮아요.’라는 대답이 나왔을 때 의견을 끝까지 고집스럽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저도 1, 2학년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찾는 것도 말하기도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뭘 하는 건지, 이 학과는 도대체 왜 들어온 건지, 계속 이렇게 아무런 의견 없이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흘러가는 20대가 아까워지고 무기력해지고 고민만 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우리 학과에서 좋은 선후배들을 만나며 그런 고민 자체가 참 소중하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지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도 넓어지고 너무 좋았습니다. 자꾸 고민하고 의심하고 그럼에도 한 발짝 나아가는 그런 과정들이 또 철학인 것 같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슴 뛰는 주제가 없고, 아무런 의견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그다지 없는 게 지금의 20대 같습니다. 심지어 철학과인데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이 딱히 없는 현실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철학과 안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을 찾고 그 의견을 학우들과 나누고 (예의를 갖추어) 다투고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최수민 : ‘철학이란 참 멋진 학문인 것 같습니다. 실용적인 학문은 아니라는 인식이 많지만, 철학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든 간에 본질로 파고들어 진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게 해 주고, 스스로 사고를 검토하고 의심하는 메타인지를 길러주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여 여러분이 여러분의 학문에 대해 회의감이 들고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철학을 알기 전과 후에 얼마나 사고의 메커니즘과 깊이에 차이를 보이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철학은 뇌의 사고 과정 자체를 잘 다듬어주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자신이 성장하고 있는지는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본디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분명 우리 철학도, 인문학도들은 공부하는 동안 꾸준히 성장하고 있을 것입니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잘 정진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철학은?"제가 생각하는 철학 함에서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리스펙을 기반으로 한 디스’입니다. 잘 디스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잘 들어야 합니다.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 문제든 해당 사안이 어떤 주장을 담고 있는지 잘 이해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괜한 오해로 상대측을 비난하거나, 헐뜯거나 무시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주영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든 간에 본질로 파고들어 진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게 해 주고, 스스로 사고를 검토하고 의심하는 메타인지를 길러주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최수민
온라인 동문 멘토링 시스템 OPEN 멘티에서 멘토로, 「It’s My Turn」 9월 3일,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동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온라인 동문 멘토링 시스템을 오픈했다. 전문 컨설턴트에게 묻기에는 부담스럽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가 궁금했다면! 진로‧취업 관련 상담‧조언을 받고 싶은 사람 1순위, ‘취업한 선배’를 지금 만나보자! 신인철 학생부처장을 만나 동문을 넘어 인생 선배로서 멘토가 되는 ‘It’s My Turn‘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Interview: 신인철 학생부처장Q1.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재학생과 졸업생, 지역 청년들의 진로와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우리 대학은 2023년 신규 사업대학으로 선정되어 고용노동부(연 4.5억)와 서울시(연 1.5억)로부터 2027년까지 매년 예산을 지원받아 학생들의 진로‧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가 생긴 후 가장 큰 변화는, 8명의 전문 컨설턴트가 학교 내에 상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외부 컨설턴트에 의뢰하여 취업 컨설팅을 했기 때문에 선착순으로 몇몇 소수 학생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요. 하지만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 유치로 8명의 전문 컨설턴트를 채용하여 누구든지,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진로‧취업‧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로‧취업‧심리 상담을 담당하는 컨설턴트들은 경험 많고 뛰어난 전문성을 갖춘 양질의 컨설팅 운영으로 참여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학 전체의 진로‧취업 로드맵과 더불어 학부‧과별 전공에 따른 진로‧취업 로드맵을 수립하여 단계별 교과/비교과 활동을 안내함으로써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들의 진로 설정과 경력 개발을 돕고 있습니다. Q2. 이번에 구축한 온라인 동문 멘토링 시스템이 궁금합니다.‘동문 멘토링’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우리 대학의 동문 멘토링 프로그램은 크게 학부‧과에서 실시하는 학부‧과 취업멘토링과 인재개발실에서 주관하는 동문 멘토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부‧과 초청 특강, 취업 동아리 멘토링, 1:1 멘토 매칭 등 재학생의 진로 설정과 취업 준비를 돕는 프로그램으로, 매년 ‘재학생 취업지원 수요조사’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합니다. 대부분의 멘토링은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현직자 동문을 초청하여 일정 시간 강의와 질문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멘토링은 학생 개개인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 많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서 강의를 듣다 보니까 학생들이 정말 물어보고 싶은 개인적인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됩니다. 요즘 학생들은 혹여라도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될까봐 수업 시간에 질문도 잘 하지 않거든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동문에게 직접 도움을 청하도록 온라인 동문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동문의 입장에서도 학교를 찾는 번거로움 없이 자신이 가능한 시간에 후배들이 필요로 하는 멘토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동문 선배에게 도움을 받았던 후배들이 현직자가 되어 후배들을 멘토링하는 선순환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입니다.어떤 분야이든, 어떤 상황에 있던 비슷한 과정을 지나온 선배에게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 학교에서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기를 학생들에게 권합니다.[멘티 참여방법 : 온라인 1:1 현직자 취업멘토링 멘티 참여방법 (notion.site)]https://faceted-dryer-141.notion.site/1-1-34744bf222c441f681b1e5dd2cd70800[멘토링 신청하기]https://uostory.uos.ac.kr/site/mentor/mentorList?menuid=001004004Q3. 동문 멘토를 모집하는「It’s My Turn」캠페인 현황도 궁금합니다.온라인 동문 멘토링 시스템 구축과 함께 멘토링에 동참할 멘토를 모집하는 「It’s My Turn」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후배를 위해 기꺼이 멘토를 자처한 동문께 감사의 표시와 함께 기념될 만한 무언가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문 멘토링을 운영하는 다른 대학이나 NGO 단체의 캠페인을 참고했습니다. ‘이제 내가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차례!’라는 의미로 「It’s My Turn」으로 캠페인 이름을 정하고, 주얼리 제조업체인 제이에스티나에 은반지를 제작 의뢰하였습니다. 총 300개의 멘토 반지를 구매했는데, 이제 많이 남지 않았네요. 현재(9월 4일기준) 온라인 1:1현직자 동문 멘토링에는 186개 회사 97개 직무에 활동 중인 총 253명의 동문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졸업생뿐 아니라 졸업예정자나 재학생에게도 「It’s My Turn」 캠페인을 많이 알려서 잠재적 멘토를 많이 확보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한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경험이 아주 많은 멘토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취업한 지 얼마 안 된 사회 초년생 멘토들의 생생한 경험담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취업과 동시에 많은 졸업생이 멘토 등록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캠페인 이름, 「It’s My Turn」처럼 언제든 내 차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먼저 현장에 뛰어든 선배들이 후배들의 든든한 길잡이가 돼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캠페인을 홍보해 나갈 것입니다.통합인증_이루넷_UOShttps://uostory.uos.ac.kr/index.jspQ4.이번 온라인 동문 멘토링 시스템이 참여자인 멘티와 멘토에게 주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2023년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재학생 및 졸업생 진로‧취업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생들이 진로‧취업 관련 상담‧조언을 받고 싶은 사람 1순위는 ‘취업한 선배’(58.2%)였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대학 생활을 한 선배들의 진로 설정과 취업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능력 있는 전문 컨설턴트에게 상담받을 수도 있지만, 취업한 선배에게서 받을 수 있는 조언은 분야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컨설턴트들은 굉장히 일반적인 취업 정보와 과정에 관한 안내와 상담을 주로 다룬다면, 조금 디테일하고 차별화된 상담은 실제 취업 준비를 하고 취업에 성공한 선배에게서만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특정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 진짜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그건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정보거든요. 실제로 온라인 동문 멘토링 시스템을 오픈하고 나서 올라온 첫 질문을 살펴보았더니, 상업용부동산 PM 직무 취업을 희망하는 국사학과 4학년생이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재직 중인 선배에게 한 것으로 본인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해당 직무의 취업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멘토링 시스템을 통하면 전공과 출신 학과를 넘는 직무 멘토링이 가능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멘토로 참여한 동문은 멘토링을 또 다른 자기 계발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진 지금, 개인은 때에 따라 멘토와 멘티 어느 쪽이든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후배 멘티가 멘토가 되는, 또 멘토가 다시 멘티가 되어 도움을 받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온라인 동문 멘토링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온라인 멘토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문을 한데 모아 “오프라인 동문멘토링 데이”(가칭)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업별, 직무별 멘토들을 초청하여 재학생들이 한자리에서 원하는 만큼 현직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멘토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간도 되었으면 합니다. 또 멘토들은 그 자리를 통해 서로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외에도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는 재학생, 졸업생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학일자리센터를 십분 활용하여 뜻하는 바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Q5.마지막으로, 동문이나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먼저 동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걸어온 길은 곧 후배들이 걸어갈 길입니다. 대학에서 쌓은 경험과 성취는 여러분의 인생에서 중요한 자산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그 자산을 후배들에게 나눌 차례입니다. 멘토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학교를 사랑하는 애교심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에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동문이라는 연결고리는 후배들이 성공적으로 취업하고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힘이 됩니다. 우리 대학의 성과와 분위기는 동문의 활발한 활동과 높은 취업률에 따라 결정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조언과 경험이 후배들에게 든든한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한 걸음 나아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준다면, 우리 대학의 명성은 더욱 빛날 것이며, 선순환의 고리가 이어질 것입니다 . 동문 여러분, 지금이 바로 멘토가 되어줄 「It’s My Turn」 순간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도움이 후배들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멘토의 역할을 통해 우리 대학과 동문 사회가 더욱 끈끈해지고, 후배들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을 위한 온라인 멘토링 페이지가 활짝 열렸습니다! 온라인 동문 멘토링 페이지에 접속하시면 다양한 분야의 선배님들과 소통하며 취업, 진로, 대학 생활 등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궁금한 것들 마음껏 물어보고, 선배들의 소중한 조언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으세요. 그리고 나중에 여러분도 잊지 말고, 좋은 멘토가 되어 후배들에게 그 고마움을 돌려주세요. 이 캠페인의 핵심은 서로 돕고 이끌어 주는 따뜻한 연결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동문 여러분, 여러분이 걸어온 길은 곧 후배들이 걸어갈 길입니다.멘토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학교를 사랑하는 애교심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에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지금이 바로 멘토가 되어줄 「It’s My Turn」 순간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도움이 후배들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멘토의 역할을 통해 우리 대학과 동문 사회가 더욱 끈끈해지고, 후배들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로벌서울사회공헌단 NEW 프로젝트]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전국 유일의 공립대학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공성을 강화를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는 우리 대학이 최근 ‘글로벌서울사회공헌단’을 신설했다. 서울을 넘어 세계로, 사회공헌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이다. 우리는 때때로 기획과 계획, 실행의 간극 사이에 풀리지 않는 지점에 봉착하곤 한다. 바로 이 때,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구성원들과의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원활히 이어지도록 서울시립대학교가 ‘퍼실리테이션 인재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글로벌서울사회공헌단의 이현창 선생님과 초기 맴버로서 현재 퍼실리테이터로 활동 중인 이승현(행정18)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리더와 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모두의 의견이 존중 받고, 다양한 의견들이 모여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싶다면,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세요.- 이현창 선생님 인터뷰 중 - Interview: 글로벌서울사회공헌단 이현창 선생님, 이승현(행정18)Q1. 글로벌서울사회공헌단의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서울시립대학교 글로벌서울사회공헌단의 이현창입니다.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은 '촉진'이라는 의미로, 구성원간의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소통과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기술을 말합니다.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모두가 소외되지 않도록 만드는 의사결정을 촉진하는 기술입니다. 퍼실리테이션 기술은 정책 의제를 정해 갈 때 필요합니다. 특히 사회 갈등이 예측되는 곳에서 시민참여 등을 통해 소외된 사람의 의견들까지 최대한 다 듣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의제들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기술입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팀장급 관리자에게 필수적인 기술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갈등을 조정해 결정을 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기술은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본적인 소통 방법으로, 팀의 효율성과 협력을 증진하는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글로벌서울사회공헌단 이현창 선생님서울시립대학교는 전국에서 유일한 공립대학으로,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대학의 사회공헌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배움을 사회에 환원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오리엔테이션 때마다 "지적 성장은 마음의 성장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배워서 남 주자!’를 아주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배우는 것도 잘 배우고, 주는 것도 잘해야 하는 거죠. 학생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때마다 어느 시점에 진척되지 않는 경험을 하곤 하는데, 그 이유를 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또한 프로젝트 주체는 참가자인데, 그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도출하고 결과물을 내는 과정을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데 있어서 참가자들에게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퍼실리테이션 교육'이 가장 적합하다 생각했습니다.이번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교육을 충실히 배우고, 이것을 토대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과 도출된 결과를 실천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은 단순한 브레인스토밍보다 더 깊이 있는 소통 방법을 다루며, 사람 간의 관계를 원활하게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교육은 참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협력을 이끄는 회의와 기획 과정은 사회공헌 활동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서, 계획과 실천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결국, 퍼실리테이션 교육은 의사소통과 의사결정의 기초적인 스킬을 습득하게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2022년 진행된 <퍼실리테이션 기본과정> 교재와 현장 교육 자료 ▲ 2022년 진행된 <퍼실리테이션 기본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의 수업 진행 모습 ▲ 2022년 진행된 <퍼실리테이션 기본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의 수업 진행 모습 Q2.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이번 프로젝트의 교육과정은 한국퍼실리테이션협회 인증 기관인 ORP연구소에 요청했습니다. 실제 전문 퍼실리테이터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교육과정과 동일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들으면 비용이 크게 들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무료로 듣고 유효한 교육과정 이수증도 받고, 좋은 일도 하는 일석삼조인 프로젝트입니다. 교육은 오는 9월 28일, 9월 29일, 10월 5일에 미디어관 401호에서 각8시간씩 총 24시간을 진행합니다. 2학기 동안 주말을 이용해 8시간씩 3일에 걸쳐 진행됩니다. 수료를 위해서는 퍼실리테이터 교육과정 24시간과 봉사시간 10시간을 완수해야 합니다. 참가자에게는 봉사시간 10시간, 학생활동 경력증명서가 발급되는 비교과 별별포인트가 부여됩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물품과 간식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9월 25일 오리엔테이션 시간에는 팀 편성과 교육 전에 준비사항, 봉사활동 요령 등을 안내하오니 신청하신 분들은 필수 참석해주셔야 합니다.2024년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며 성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2년 1차 연도 프로젝트 시행 때와 달리 사전 준비 과정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교육과정에 더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전 오리엔테이션과 그룹 세팅을 통해 학생들이 교육받기 전에 미리 준비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교육과정에서 더 빠르게 적응하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단순히 교육받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그 교육을 바탕으로 실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서울시립대학교 사회공헌 페이지 바로가기]https://volunteer.uos.ac.kr/community/01.php?admin_mode=read&no=700&make=&search=&type=&apply_no=&table_name=notice&page=1Q3.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 ‘퍼실리테이터’는 어떤 분야에 유용한가요? 이번 프로젝트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요? 퍼실리테이션 기법은 사람이 모이고 의사결정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유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수결 원칙으로 의사결정이 되기도 하지만, 다수가 놓힌 예상치 못한 어떤 빛나는 의견이 다수의 지지를 얻기도 합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함께 숙고하고 결론에 다가가는 경험을 통해 성숙한 민주 시민의 기본 소양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학생들의 다양한 대외 활동과 공모전, 학생회 활동 등에서 다방면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특히 지역사회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 참여를 권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실천하고, 더 나아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초 역량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이를 통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향후,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배출된 학생들이 사회에서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할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Q4.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학생회, 동아리, 소모임, 팀 공모전 등 대학 생활에서도 여는 대화나 토의가 필요한 상황에 놓일 것입니다. 퍼실리테이션 소통 기술은 평소하던 회의를 구체적이고 다각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개개인이 소통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알지만 다른, 작지만 강한, 쉽지만 중요한 이 소통 기술의 경험은 여러분의 인적 성장의 기초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는 학생이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고,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리더 기질이 있는 학생들은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될 것이고, 리더 기질이 없는 학생들도 꼭 리더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더불어 좋은 리더의 특징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게 될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리더만이 중심이 아니라, 리더와 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각자의 의견이 존중받고,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져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싶다면, <사회공헌 퍼실리테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세요. 의견을 정리하고, 재분류하며 결론에 도달하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고, 타인의 의견도 경청하는 자세를 배울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퍼실리테이션 인재양성 프로젝트> 신청하기!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sRfPFNxKES2BwOj54F0OIwN8BrtbNbzVtZyzGIMVgmWYYPw/viewform<퍼실리테이션 인재양성 프로젝트>는 2022년에 1차 개설되어, 총 24명의 학생이 열정적으로 24시간의 교육 시간을 모두 수료했습니다. 초기 맴버 중 현재 퍼실리테이터로서 활동 중인 이승현(행정 18) 학생을 만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실제적인 후기를 들어보았습니다.안녕하세요. 행정학과 이승현입니다. 2023년부터 대학연합 퍼실리테이션동아리 Round Table 대표 겸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교육 정책연구원의 꿈을 거쳐서 지금은 HR-er로서 조직문화 전문가를 꿈꾸고 있는데요. 이 꿈의 변화를 연결하는 키워드이자 앞으로도 제 커리어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퍼실리테이션’입니다. 어제 개강했잖아요? 2학기 때도 평일에는 학교 다니고, 주말에는 Round Table 부원들과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을 통해 ‘사람-사람’, ‘사람-조직’, '사람-사회’를 연결하고 촉진하는 프로그램들을 설계하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라운드테이블 대학 연합 퍼실리테이션 동아리]https://www.instagram.com/roundtable_ftgroup/?igsh=eHJoNjkwc3V4OTh5입학하기 전까지 교사나 교육 정책연구원의 꿈을 꾸고 있어서 ‘러닝 퍼실리테이션’이란 개념을 책으로 접하고 있었습니다. 한때는 퍼실리테이션을 배워보려고 협회인증 전문 교육과정들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시간이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돼서 관심 분야로만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짓말같이 '서울시립대학교 사회공헌 퍼실리테이터 프로젝트'라는 학교 공고가 떠서 바로 신청 링크를 눌렀습니다.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배울 수 있다는 메리트가 컸고, 배운 걸 활용해서 사회공헌 활동과 연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하면서 참여했습니다. 사회공헌 퍼실리테이터 프로젝트가 8시간씩 3일(전문 교육기관의 퍼실리테이션 기본교육도 똑같이 8시간*3일 24시간입니다) 이라서 당시 방학 때 활동하던 대외 활동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매력적이고 꼭 필요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배움, 성과는 사고 과정이나 의사소통 소프트 스킬을 얻어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퍼실리테이션은 종이와 펜, 참여자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거든요. 퍼실리테이터는 ‘로지컬 싱킹’과 같은 논리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의사결정의 흐름을 읽으면서 ‘질문’으로 해당 주제의 Decision을 촉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퍼실리테이터는 의견을 내지 않는 ‘촉진자’로서의 소임을 수행케 됩니다. 이런 부분이 사회자, MC와 다른 점입니다. 그래서 팀플이나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 리딩 등 공동체 활동에서도 퍼실리테이션 스킬을 활용하면 적어도 Brain Storming으로 쉽게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도 대학생이 되고 가장 잘한 선택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당연히 '서울시립대학교 사회공헌 퍼실리테이터 프로젝트'를 수강한 것이라고 말할거에요. 퍼실리테이션 기법의 내용도 당연히 큰 배움이었지만, 퍼실리테이션을 함께 공부하고 다루고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을 얻은 게 가장 큰 성과예요. 처음 프로젝트를 신청할 때 기대했던 것처럼 관심 있는 시립대 학생 12명이 모여 연구 소모임으로 Round Table을 시작했습니다. 더 다양한 학교 배경 전공의 사람들과 퍼실리테이션으로 아웃풋을 내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연합동아리로 확장도 했고, 3년 차인 지금은 기업과 청소년센터와도 연계해서 실제로 사회에 공헌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제 꿈과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 주고 미래로 커지게 해주었던 시작이 이 프로그램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 2022년 <서울시립대학교 퍼실리테이션 기본과정>을 수료한 학생들과 수료증을 들고 기념촬영한 이승현 학생 모습흔히 말하는 ‘일단은 잡숴봐!’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리딩 하는 포지션에 있는 분, 예를 들면 총학생회나 학생자치기구 임원진처럼 참여자들을 모집하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서 정책으로 만들어 내거나, 또는 본인이 리딩하는 그룹이나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에게 <서울시립대학교 사회공헌 퍼실리테이터 프로젝트>를 권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리딩할 때 퍼실리테이션을 사용하면 활용도나 효율성 면, 참여자의 만족도까지 확연히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또 행정, 조경 등 사람과 사람 간의 서비스를 만들어 내거나 주도하는 학과, 특히 공청회, 컨설팅 포맷을 많이 사용하는 학과라면 도움 많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교직 이수하는 친구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저도 이번 교생 실습 나갔을 때 퍼실리테이션의 일부 기법들을 사용해서 아이들 수업에 활용했어요. 수업 참여도도 높아지고 자연 아이들의 만족도 높아졌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배운 기법들을 알고 있으니까 실제 교육 현장에서 달라지는 부분을 경험했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또, 리딩에 부담이 있는 분에게도 추천합니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어떻게 결과물로 만들어지고, 실제 활용될 수 있을지 좀 효율적으로 경험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결국 서울시립대학교 학생 모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소프트 스킬을 좀 알고 있으면 전공 분야 연구 논문 토의나 작게는 과제를 위한 팀플할 때도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 저희 동아리원 중에서도 팀플에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퍼실리테이션이라는 게 엄청나게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게 아니에요. 사실 포스트잇(없으면 종이도 상관없어요), 펜, 그다음에 그걸 붙일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퍼실리테이션이라는 걸 할 수 있거든요. 저도 팀플 때 퍼실리테이션을 활용하면, 예전에는 1시간이 걸렸을 팀플이 20~30분 안에 딱 끝나거든요. 저처럼 퍼실리테이션을 메인 잡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꿈과 방향성을 사람과 사람의 연결로 추구해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번 '서울시립대학교 사회공헌 퍼실리테이터 프로젝트'를 놓치지 마세요. 8시간씩 3일에 걸친 교육이라는 점이 심리적인 허들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꿈과 방향성을 뚜렷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 같은 24시간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각자의 분야와 꿈과 목표에서 새로운 비전을 느끼시길 바랍니다!앞으로는..적어도 대학생들 사이에서 퍼실리테이션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 특히 협업 기관과 기업 연계를 점차 늘려갈 생각이에요. Round Table은 퍼실리테이션을 배우는 교육기관이 아니고 쓰임을 연구하고 활용해서 활동 분야를 넓혀간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비영리단체가 되어 'Team Round Table'이 현재의 워크숍이나 사회공헌 프로그램들로 닿지 않는 기관들의 문제해결 토의 의견 합의 비전 수립 공청 성과공유 등을 해결하려는 방향성 또한 뚜렷합니다.Round Table의 대표나 회장이 아닌 개인적인 비전은 우리나라 사회 곳곳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퍼실리테이션으로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세대/성별/종교 등 사회 요소 간의 갈등 속으로 찾아 들어가는 퍼실리테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해 보고 타인과 공유하고 토의 과정을 통해 의견 수립을 이끌어 보기도 하면서 효율적인 결론과 시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참여자든 퍼실리테이터로서든 자주 경험한다면 개인적인 화와 공동체 간의 갈등 양상도 조금씩 수그러들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조금 더 큰 의미의 사회공헌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꿈같은 이야기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Round Table의 비전처럼 대학생 때부터 퍼실리테이션을 접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활용하게 한다면 머지않은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해요. 어떠신가요? 아마 제 다음의 ‘청년 퍼실리테이터'가 등장할 때쯤이면 가능하지 않을까요?이번 교생 실습 나갔을 때 퍼실리테이션의 일부 기법들을 사용해서 아이들 수업에 활용했어요. 수업 참여도도 높아지고 자연 아이들의 만족도 높아졌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배운 기법들을 통해 실제 교육 현장에서 달라지는 부분을 경험했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서울시립대학교 사회공헌 퍼실리테이터 프로젝트>를 놓치지 마세요. 8시간씩 3일에 걸친 교육이라는 점이 심리적인 허들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꿈과 방향성을 뚜렷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 같은 24시간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이승현학생 인터뷰 중 -
생명과학 업고, 케임브리지로 튀어 : 생명과학과 정원영·권혜련 박사서울시립대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열정가득한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연구실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생명과학자 정원영·권혜련 박사를 만났다.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 Cambridge Institute)의 Richard Gilbertson 그룹에 합류하는 정원영 박사, 그리고 케임브리지 줄기세포 연구소(Cambridge Stem Cell Institute)의 Ben Simons 교수의 연구실에 합류하는 권혜련 박사. 더 알고싶고! 재미있어서 생명과학에 푹 빠지게 되었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게 될 케임브리지 대학의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 Cambridge Institute)의 Richard Gilbertson 교수님 실험실은 암의 기원(origin)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 때 암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최첨단 실험기법들을 통해 연구하는 실험실입니다. 최근에는 암 전이(metastasis)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NALCN이라는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 유전자의 기능이 결핍되었을 때 일반 세포가 암세포처럼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Nature Genetics라는 매우 좋은 저널에 보고하였습니다. 저는 Gilbertson 교수님 실험실에서 NALCN 유전자의 세부 작용 기작에 대해 첨단 실험기법들을 통해 연구할 예정입니다. - 정원영 박사케임브리지대학의 Gurdon Institute에 위치한 케임브리지 줄기세포 연구소(Cambridge Stem Cell Institute)의 Ben Simons 교수님의 연구실에 합류하게 됩니다. 해당 연구실에서는 조직의 발달, 유지, 재생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운명이 어떠한 방식으로 결정지어지는지, 혹은 어떠한 인자가 변화하여 질병 상황으로의 초래를 이루는지를 밝히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Ben Simons 교수님은 물리학을 전공한 후 생명과학으로 학문 분야를 넓히신 분으로 생명현상 기전 규명에 물리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독특한 연구 접근 방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해당 연구실의 연구를 처음 접한 것은 현재 IBS 단장이신 구본경 박사님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서였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저널 클럽을 진행하면서 해당 논문을 처음 보았을 때 정말 놀랍고 대단한 연구라고 느꼈습니다. 같은 조직 내에서 정상세포와 돌연변이 세포의 행동 양상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함과 동시에 돌연변이 세포가 어떻게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확인한 논문이었습니다. 비슷한 연구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권혜련 박사 Interview: 생명과학과 정원영·권혜련 박사Q1. 생명과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어떤 매력이 있나요?정원영 생명과학은 살아있는 생명체에 관해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연구하냐고 묻는다면,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포에 자극을 주거나 손상을 입히면 세포는 이에 반응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이유와 뭔가의 기전을 통해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중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점을 밝히기 위해서 연구하는 게 생명과학입니다. 생명현상을 밝히는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생명현상이 망가지면 질병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세포를 조절하는 기전들이 뭔가의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이나 치매 같은 질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포가 과다하게 자라거나 죽어야 할 때 죽지 않으면 암이 됩니다. 반대로 살아야 할 세포가 죽어버리면, 그게 뇌에서 발생하면 치매가 됩니다. 하나의 예시이지만, 이처럼 생명현상을 밝혀내는 것은 질병의 기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약을 개발하는 것도 이러한 생명현상을 토대로 해서 약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매력을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중 개인적으로 제 심장을 움직이는 한 가지는 연구의 유일무이함입니다.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무도 밝혀내지 않은 것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남들이 이미 밝혀놓은 것을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하는 연구가 전 세계에서 아무도 하지 않은 것을 밝히는 최초의 연구’라는 것이 큰 동기가 됩니다. 또 이 세상에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생명현상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권혜련 학사, 석사, 박사…, 지난 10년 동안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저는 매번 마음속으로 재미를 추구해 왔습니다. ‘왜 그것이 재미있나’를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생명현상 중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너무 많은데 그런 것이 엄청 궁금하더라고요. 또 연구하다 우연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는 그런 순간이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사실 짜릿한 발견의 순간이 많지 않아요. 정말 순간순간이죠. 지금까지 연구 기간 중, 다 합쳐도 정량적으로만 따지면 하루 정도도 안 될 것 같아요. 그 짧은 순간들이 연구를 계속하게 만드는 강한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 발견의 순간들이 주는 쾌감이 생명과학뿐 아니라 다른 과학 분야에서도 연구에 매진하게 하는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왼쪽부터) 권혜련, 정원영 박사Q2. 생명과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사 과정까지 10년의 세월 동안 어떤 연구를 수행했는지 소개해 주세요.정원영 저는 좀 특이하다면 특이한 경우입니다. 원래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로 입학했다가 2학년 때 생명과학과로 전과했거든요. 생명과학, 생물 쪽을 초·중·고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고3 입시 원서를 넣을 때, 심적으로 쫓기기도 하고, 고등학교가 실적을 중요시하는 학교이다 보니 점수에 맞춰 학생들을 밀어 넣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당시 자기주장을 잘 못하던 저는 학교 선생님들과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관심 있던 생명과학이나 사범대 쪽이 아닌 학교에서 추천하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도시공학과는 서울시립대학교 안에서도 매우 특화된 과로 입학 합격점도 높을 뿐만 아니라 졸업 후 취업 전망도 밝은 좋은 과였기에 나름 만족했거든요. 하지만 입학하고 전공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너무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전공이 저와 너무 맞지 않았습니다. 앉아서 책을 보고 생각하는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도시공학은 매우 활동적이더라고요. 그 외에도 많은 부분이 저와 잘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학년 끝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그냥 계속 다녀야 하나? 나랑 너무 안 맞는데, 어떡하지?’ 하는 고민의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고민할수록 초·중·고 때부터 관심 있던 생물 과목을 대학교에서 더 깊게 공부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명과학과로 전과를 선택했습니다.▲ 정원영 박사고등학생 때 생물, 즉 생명과학을 배울 때 ‘이 부분은 왜 이렇게 설명되는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생명과학과로 전과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알고 싶다!’라는 갈급함은 학부 과정의 공부로는 채워지지 않아서 자연스레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석사과정 동안 여러 논문을 읽으면서 좋은 논문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박사 과정까지 이어졌습니다. 박사 과정 동안에는 세포 증식 및 암 진행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윈트(Wnt) 및 히포(Hippo) 세포신호전달 경로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연구한 내용을 정리해서 논문으로 출판할 때가 뿌듯했습니다(중간 과정은 혹독하지만요!). 가장 큰 도전은 작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연구 내용을 구두로 발표한 경험이었습니다. 논문으로만 접하던 권위 있는 교수님들을 직접 뵈는 것만으로도 떨리는데, 그 교수님들 앞에서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는 게 엄청난 부담감과 긴장으로 다가왔습니다. 다행히 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연구 분야의 개척자이자 가장 권위 있는 교수님으로부터 칭찬받았던 일이 지금도 생생합니다.권혜련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초·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과학 과목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초등학교 때 과학 잡지에 엽서 응모해서 실렸던 일, 중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여름 방학 내내 웃고 떠들며 준비했던 창의력 올림피아드, 고등학교 시절 교내 과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만났던 좋은 선후배와 선생님, 또 그들과 함께 준비했던 과학체험전 등 항상 재미있게 과학을 접해 왔고 과학체험전 등 과학과 관련된 많은 좋은 추억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과학을 계속 공부한다면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커다란 생각의 틀이 완성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과학 분야도 좋아하지만, 특히 살아있는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생명과학을 공부해 보고 싶어서 대학교 전공을 생명과학으로 결정했습니다. 대학 원서 접수할 때 생명과학과만 지원했는데, 고등학교 졸업식 날 서울시립대학교 추가 합격 전화를 받았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권혜련 박사대학에 들어와서 공부하면서 석사, 박사를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학년이 높아지면서 대학원에 가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습니다. 막상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어떤 대학원으로 가야 할지 많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복학하고 ‘발생생물학 수업’을 듣는데, 제 맘속 재미 버튼이 갑자기 꾸욱~! 눌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물이 어느 크기까지 자랄지를 결정하는 기전이 있다는 교수님 말씀을 듣는데, 이걸 공부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 이후 교수님께 기말고사 때 보냈던 이메일 답장을 받았는데, 그 메일에서 교수님이 대학원에 관심 있는지 물어봐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다른 교수님께서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제안을 해주셔서 한 달을 꼬박 고민하다가 답장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 들었던 내용에 흥미를 느꼈던 것, 그리고 교수님의 기말고사 마지막 문제, 이 두 가지가 제가 현재 연구실에서 연구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생각보다 별것 아닌 이유로 많은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지듯이, 계기라기에는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저를 여기에 있을 수 있도록 해준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석사와 박사 과정 동안 히포(Hippo) 신호전달의 새로운 조절자를 찾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히포 신호전달이 비정상적으로 조절되면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암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연구하는 것은 암 치료의 새로운 표적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실 선배와 함께 MAML1/2 단백질이 히포 신호전달의 새로운 조절자로 기능하며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돌연변이 단백질을 만들어 기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공적으로 결과를 얻었을 때의 기쁨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해외 학회에서 영어로 구두 발표를 했던 경험과 새로운 연구 주제를 제안해 연구장려금을 받은 것도 중요한 성과로 기억됩니다. Q3. 박사후연구원으로 케임브리지대학의 연구실로 가는 것을 축하드려요! 케임브리지대학의 암 연구센터 Richard Gilbertson 교수 실험실과 줄기세포연구소의 Benjamin Simons 교수 연구실로 가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정원영 제가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게 될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소 영국 암 연구센터의(CRUK Cambridge Institute) Richard Gilbertson 교수님 실험실은 암의 기원(origin)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 때 암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최첨단 실험기법들을 통해 연구하는 실험실입니다. 최근에는 암 전이(metastasis)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NALCN이라는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 유전자의 기능이 결핍되었을 때 일반 세포가 암세포처럼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Nature Genetics라는 매우 좋은 저널에 보고하였습니다. 저는 Gilbertson 교수님 실험실에서 NALCN 유전자의 세부 작용 기작에 대해 첨단 실험기법들을 통해 연구할 예정입니다. 많은 분이 박사후연구원 과정으로 미국으로 가는데, 영국으로 가는 이유를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사소한 이유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우리나라 생물학 종합사이트인 브릭(BRIC)에서 케임브리지 출신 연구원 박사님들이 진행한 인터뷰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뛰어난 논문실적과는 별개로, 생물학 그 자체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는 걸 느꼈습니다(미국에 있는 분들이 그렇지 않다는 건 전혀 아닙니다! 그냥 제 느낌을 말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영국 축구와 음악을 좋아하는 제 개인적인 성향도 영국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는 결정을 하는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지원 과정은 여러 박사후연구원 구인 공고들을 살펴본 뒤 Gilbertson 교수님 실험실에서도 구인 공고를 낸 것을 확인했고, 그 실험실에서 요구하는 연구원의 자격 및 모습과 저의 상태가 어느 정도 매칭이 되는 것을 확인한 후 지원하였습니다. 면접에서는 제 연구 내용을 15분 정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약 30분 넘게 보낸 뒤, 일주일 뒤 오퍼를 받게 되었습니다. 준비하는 동안에는 제가 뛰어난 연구원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제가 Gilbertson 교수님 실험실에 잘 맞는 연구원일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서 지원 및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교수님을 통해 케임브리지 출신 교수님들을 몇몇 분 뵈었는데, 교수님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권혜련 저는 곧 케임브리지대학의 Gurdon Institute에 위치한 Benjamin Simons 교수님의 연구실에 합류하게 됩니다. 해당 연구실에서는 조직의 발달, 유지, 재생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운명이 어떠한 방식으로 결정지어지는지, 혹은 어떠한 인자가 변화하여 질병 상황으로의 초래를 이루는지를 밝히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Benjamin Simons 교수님은 물리학을 전공한 후 생명과학으로 학문 분야를 넓히신 분으로 생명현상 기전 규명에 물리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독특한 연구 접근 방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해당 연구실의 연구를 처음 접한 것은 현재 IBS 단장이신 구본경 박사님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서였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저널 클럽을 진행하면서 해당 논문을 처음 보았을 때 정말 놀랍고 대단한 연구라고 느꼈습니다. 같은 조직 내에서 정상세포와 돌연변이 세포의 행동 양상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함과 동시에 돌연변이 세포가 어떻게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확인한 논문이었습니다. 이 논문을 보았을 때 비슷한 연구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사학위 과정 동안 주로 세포 실험을 진행했었기 때문에 박사후연구원 동안 기존에 습득하지 못했던 동물 모델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고, 또 생물정보학 분야도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히포신호전달은 여전히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이고 지금도 지속해서 관심이 있지만, 박사후연구원 기간에는 연구 분야를 보다 확장하고 도전적인 분야에서 연구를 해보고자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서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연구실을 선정하는 기준을 세웠었습니다. 그러다 지도교수님과 구본경 단장님의 추천을 받아 Benjamin Simons 교수님에게 지원서를 제출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얻은 정보만으로는 제 연구 기술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기대를 접었으나, 온라인 미팅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좋은 기회로 여겨졌고, 감사하게도 기회를 얻어 해당 연구실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원 과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영국의 시스템상 채용 공고를 웹사이트에 올리고 공식 면접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면접에서는 박사 과정 동안 진행한 연구를 발표하고, 향후 지속하고 싶은 연구 주제를 간단히 소개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표 후에는 연구원들과 따로 만나 영국 생활, 케임브리지대학 생활, 교수님의 지도 방식, 연구실 분위기 등을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이 과정은 제가 연구실을 평가할 기회가 되어 새로웠습니다. 추가로 지원 과정에서 케임브리지 박사후연구원 출신이지 다른 학교 교수님들께도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4. 두 분이 10여 년 동안 같은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셨는데, 연구와 개인 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계시는가요? 또, 연구원의 삶에서 동료는 어떤 의미인가요?정원영 연구와 개인 생활의 균형 유지는 정말 중요한데요, 저 같은 경우는 연구와 개인 생활을 철저히 분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연구는 연구실에서만 진행하고, 연구실 밖에서는 연구 생각을 줄이는 방향으로요. 연구와 개인 생활을 분리함으로써 연구실에서 연구 활동에 대해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권혜련 박사는 저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같은 분야의 연구자이기 때문에, 연구실에서의 연구 및 연구 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 저의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해 주고 때로는 냉정하게 조언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연구실에서는 연구 외적으로도 아주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생겨나는데, 제가 하는 일을 깊이 공감해 줄 수 있고, 의견을 같이 깊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위안입니다. 가벼운 이야기든 무거운 주제든 가장 깊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권혜련 연구과 개인 생활의 균형은 지금도 맞추기가 참 어렵고 그 해답을 알 수는 있을까 싶기도 한데요, 연구실 밖에서 함께 식사할 때 제가 자주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실험 얘기는 하지 말자!’ 연구실에서도 이미 충분히 하고 있으니 연구실 밖에서는 좀 더 즐거운 일에 집중하려고 했던 말입니다. 정원영 박사와 친구로 동기로 지내면서 사실 저는 질투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정원영 박사는 정말 배울 점이 많고, 또 저보다도 연구를 훨씬 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속 좁은 저와 달리 제게 좋은 일이 생기면 항상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자기 일보다도 더 기뻐하고 신경 써주는 모습을 보고 저도 정말 많이 배워요. 앞으로도 오래 옆에서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연구 과정을 이해해 주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상황을 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을 뵈러 갔다가 하루 만에 다시 연구실로 가야하는 상황에서, 부모님께 왜 하루 만에 다시 가야 하는지 여러 상황 설명을 해야 합니다. “세포 밥 주러 가야 한다.”라고 말하면 연구 동료는 그 의미를 바로 이해합니다. 세포에게 이틀에 한 번씩 영양을 공급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연구 때문에 몇 시간씩 연락이 안 될 때, "어떤 실험을 했다."라는 말 한마디로 동료는 그 상황을 이해해 주죠. 또, 비슷한 연구 과정을 겪고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각자 잘하는 분야가 조금씩 달라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연구의 질도 높아지고,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캐릭터와 강점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서로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동기부여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동료의 성과를 보면서 나도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고, 이는 연구의 동력이 됩니다. 결국, 연구 동료와의 이런 협력적인 관계는 개인의 성장을 돕고, 팀 전체의 발전에도 이바지하게 됩니다. 연구 과정을 함께 이해하고, 서로 지원하며, 동기부여를 주고받는 관계는 성공적인 연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힘이 됩니다. Q5. 생명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정원영 저는 1학년 때 학과가 잘 맞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과를 고민하면서 포털에 들어가서 여러 학과의 강의 계획서를 열어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생명과학과가 일 순위였지만, 혹시 놓치고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서 이곳저곳을 다 탐색했던 거죠. 지나고 보니, ‘방황’이라고 하는 시기에 저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당시에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생명과학이 1순위였지만, 선생님이 되고 싶은 생각도 있었기에 그런 쪽으로도 고민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고민의 시간이 전화위복이 되어, 생명과학이 맞는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생각을 많이 해서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후배들에게도 여행을 가거나 일상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권하고 싶습니다.▲ 정원영 박사 ‘나는 누구인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때, 후회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후배들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고민하고 과감하게 행동에 옮기기를 바랍니다.박사후연구원 과정 준비 중인 후배들에게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구직 과정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을 내세우기보다는 본인이 어떻게 지원하고자 하는 연구실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일지에 대해 잘 어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 이유로 인해 지금 국내에서 생명과학을 연구하기에는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런데도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싶다는 건 정말로 이 일을 좋아한다는 뜻이겠죠! 본인이 연구를 왜 좋아하는지, 왜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면 좋겠어요. 연구하다 보면 항상 잘되지 않기 때문에 흔들리는 시간이 종종 찾아오는데, 위에 언급한 고민을 평소에 많이 하면 흔들리더라도 잘 버텨낼 수 있습니다.권혜련 종종 후배들에게 인생의 방향키를 잘 잡은 것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사실 저도 저 자신을 완전히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도 제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것인지? 다른 분들께 여쭤보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고민이 과연 해소될 수 있을까 생각하며, 해소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하는 일이 어떤 방향이든지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유튜브를 보면서 영감을 얻을 수도 있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 나온 주제로 실험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그것을 찾아서 하면 더 빠르게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겠지만, 헤매는 시간 동안 불안감을 덜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불안했던 경험이 많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잘될 것도 더 잘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계속 해도 될까? 안되면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부모님께서 "안되면 우리와 함께 농사지으면 되지"라고 말씀해 주셔서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었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만 못 찾고 헤매는 것이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권혜련 박사저는 과학을 좋아해서 이공계로 진로를 설정했습니다. 당시의 저는 과학이라는 분야가 인문학보다 답이 비교적 확실히 정해져 있어 고민할 것이 적어서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때의 단순한 생각이 참 어렸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과학 역시 인문학만큼이나 연구하면 할수록 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복잡한 분야인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세포 소기관 등이 밝혀지면서 기존에 답이었던 것이 더 이상 답이 아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태도를 통해 사소한 부분에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연구자로서 자질을 갖추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도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라 아는 것이 많이 없지만, 앞으로 더 많이 깨닫고 선배 과학자들께 배우게 되는 점이 있다면 공유하고 싶습니다.박사후연구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오래 다니면서 구직 활동에 관한 관심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류에서 탈락하고 1차 면접에서 탈락하면서 실망도 많이 하고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주변 친구들의 마음을 더욱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역시 서로 원하는 것이 잘 맞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기 능력이 필요하고,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이 잘 맞아떨어지는 연구실의 문을 두드린다면 생각보다 쉽게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Benjamin Simons 그룹 지원 과정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지레 포기하지 말고 대화를 나누어 보면 접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연구실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아서, 열심히 찾아보면 꼭 자신과 맞는 연구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학회에서 자신을 잘 알리면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주변 선배 과학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저도 이번 박사후연구원을 준비하면서 도움을 받은 선배 과학자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며, 후배 과학자들에게도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6. 두 분의 향후 연구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정원영 단기적으로는 새롭게 합류하게 될 실험실에서 잘 적응하고 좋은 연구를 진행하고 우수한 성과를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독자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저만의 연구 영역을 구축하고 싶고, 이러한 연구 영역 구축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후회하지 말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각자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행복을 향한 각자의 기준이나 길은 모두 달라서,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고요. 다만, 무언가를 도전하고 싶은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학생분들이 있다면, 우리 학교 학생분들은 충분한 포텐 그리고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사실 저도 영국으로 가게 되면서 잘할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이고 이번에 안 가게 되면 후회할 것 같아서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이거든요. 후회하지 않는, 행복으로 향하는 각자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덧붙여서, 인생은 더불어 사는 것이기 때문에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씨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응원해 주신 많은 소중한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권혜련 기회가 된다면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연구팀을 꾸려보고 싶습니다. 학위 과정 동안 만약에 나중에 내 연구실을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 하는 공상을 하곤 했었거든요. 하지만 이외에도 회사나 다른 연구소에서도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다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합니다.이번 인터뷰를 추천해 주신 지도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이 글을 읽는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자긍심을 느끼고 스스로 자신감과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경험을 나누고자 했습니다. 저와 정원영 박사 모두 서울시립대에서 학부, 석사, 박사까지 마치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이전에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학부, 석사, 박사까지 마치고 하버드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고 최근에 모교로 부임한 김완태 교수님과 같은 선례가 있다는 사실도 알리고 싶네요. 지도 교수님께서 저희에게 항상 정말 잘하고 있으니까 기죽을 필요 전혀 없다고 하시곤 했었는데, 지금에야 그 말씀이 정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후배들도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테니 항상 힘내시라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바랍니다.마지막에 이르니 앞선 질문에 대한 답변이 떠오르네요. 생각보다 저는 별생각 없이 물 흘러가듯 연구를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서 다른 걱정 없이 연구만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도 교수님이신 조익훈 교수님, 그리고 학과 모든 교수님, 그리고 외부 심사위원 교수님들께 연구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연구에 대한 태도를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연구실 선후배분들에게도 연구 내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김지영 박사와 김완태 교수님께 최고의 팀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배우느라 고생이 많았던 후임 송가현, 차새롬, 조은영, 양은영 후배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마웠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또 잘 알지도 못하는 후배 과학자에게 기꺼이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박사후연구원을 경험한 많은 선배 과학자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학부 시절부터 함께한 동기 선후배, 고교 동아리 선후배, 고향 친구들에게도 길었던 학위 과정의 순간순간을 즐거운 추억으로 꾸며주어 고맙다는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제멋대로인 저를 챙겨가며 이끌어 준 정원영 박사, 항상 건강하시면서 제가 걱정이 없도록 신경 써주시는 부모님, 일상생활은 대충대충 한 저를 살뜰히 챙겨주는 남동생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합니다. 감사합니다."저는 1학년 때 학과가 잘 맞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과를 고민하면서 포털에 들어가서 여러 학과의 강의 계획서를 열어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생명과학과가 일 순위였지만, 혹시 놓치고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서 이곳저곳을 다 탐색했던 거죠. 지나고 보니, ‘방황’이라고 하는 시기에 저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인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때, 후회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후배들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고민하고 과감하게 행동에 옮기기를 바랍니다."- 정원영 박사 - "헤매는 시간 동안 불안감을 덜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불안했던 경험이 많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잘될 것도 더 잘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계속 해도 될까? 안되면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부모님께서 "안되면 우리와 함께 농사지으면 되지"라고 말씀해 주셔서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었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만 못 찾고 헤매는 것이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권혜련 박사 -
제38회 도시과학대학 공동작품전 : 청사진 : 우리가 오랫동안 그려온,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도담도담, 아이들의 영양제 같은 공간을 만들었어요! 건축학부 권민정, 박건휘, 윤준서, 진희원, 홍장호 우리가 진행한 프로젝트가 단순히 건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도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어린이들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 이 순간 가장 성장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도시과학 분야의 학문적 교류와 소통을 통해 새로운 발전과 미래 도시 공간 창출의 방향을 모색하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 공동작품전’. 이번 공동작품전에서 건축학부 ‘텐텐’팀이 ‘도담도담<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영양을 담다>으로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는 영양제 같은 공간을 탄생시킨 건축학도들의 열정 가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Interview: 건축학부 권민정, 박건휘, 윤준서, 진희원, 홍장호Q1. ‘도시과학대학 공동작품전’을 소개해 주세요. 진희원(건축공학21)도시과학대학 소속의 건축학부(건축공학과, 건축학과), 도시공학과, 조경학과, 교통공학과, 공간정보공학과가 참여한 서울시립대학교의 전통 있는 행사입니다. 학생들의 졸업 작품을 통해 도시과학의 주요 분야들이 서로 융합하고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올해로 38번째를 맞았습니다. 올해 건축학부는 ‘청사진:우리가 오랫동안 그려온,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이라는 주제로 참여하였는데, 우리 건축공학과 학생들은 실제 서울시 노원구의 설계 공모로 올라왔던 ‘아동·청소년 이색 레포츠 체험시설 점프’를 주제로 저마다의 특색 있는 이야기를 담은 6개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홍장호(건축공학19)도시과학대학의 다양한 학과들이 그동안 배운 지식을 종합하여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학문 간의 융합과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실력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개인이나 2인, 또는 5~6인 한 팀으로 참여해 1학기 동안 진행된 설계의 최종 결과물을 판넬이나 모형 형태로 전시합니다. 우리 건축공학과 학생들은 3년 동안 배운 설계, 구조, 환경, 시공 관련한 내용들을 모두 종합하여 하나의 건물을 설계해 보는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2. ‘텐텐’팀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조원들의 역할 분담도 궁금해요.권민정(건축공학20)이번 공동작품전은 서울시에서 2023년에 진행한 [아동·청소년 이색 레포츠 복합 체험시설 ‘점프’ 신축공사 설계용역 설계공모]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는 영양제 같은 공간’을 목표로 '점프'에 어린이들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자연 요소를 통합하여 어린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팀 이름을 정할 때도 그런 목표를 직관적으로 나타내려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어린이 영양제 ‘텐텐’이 떠올라서 팀 이름을 텐텐으로 정했습니다. 설계 단계별로 역할을 달리하며 분담했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 설계를 진행할 때 공조, 소방, 열원, 신재생 각 파트 담당을 나누어 독립적으로 설계했고, 동시에 진행 상황을 공유하여 서로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건물 설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의견 반영'을 최대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또한, 각자 다룰 수 있는 툴을 바탕으로 일러스트 담당, 레빗 담당, 캐드 담당을 정해 팀원 각자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최고의 결과를 도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 팀은 ‘참여’를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서로의 시간을 지키고 존중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매번 “또 텐텐 팀이 끝까지 남는 거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뜨겁게 토론하며, 강의실 문단속까지 담당했을 정도로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했기에, 혼자였다면 놓쳤을 사소한 부분들도 우수한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박건휘(건축공학19) 우리 작품은 크게 설계, 구조, 환경, 시공 분야로 나뉘어 있고, 각 분야 내에서도 내용이 세분됩니다. 따라서 역할 분담과 팀원 간의 협업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줌 미팅 같은 온라인 방법은 소통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직접 만나서 작업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덕분에 업무 분담이 확실해지고, 문제점이나 궁금한 점을 즉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팀이 유난히 많은 회의를 진행했고, 다른 팀과 비교해 만나서 작업한 시간이 가장 많다고 자신합니다. 구조 분야의 경우 저는 구조도면, 보 설계, 스페이스 프레임 설계, 캔틸레버 설계, 이음부 설계, 구조 3D 모델링을 맡았습니다. 장호는 하중 계산, 기둥설계, 접합부 설계를 맡았고, 준서 형은 모멘트 분배법, 스페이스 프레임 설계, 캔틸레버 설계를 담당했습니다. 민정이는 자료 조사, 접합부 설계, 접합부 도면을 맡았으며, 희원이는 구조도면, 부재 선정, PPT 자료 작성을 맡았습니다. 이처럼 구조 한 분야만 봐도 각자 해야 할 일이 많고, 여러 설계가 상호 연관되어 있어 다른 조원들과 협업이 무엇보다 필요했습니다. 이런 협업과 협력은 구조 외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텐텐팀의 팀장으로서 총괄과 업무 분담을 담당했는데, 팀원들이 훌륭하게 역할을 해주어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늦은 감은 있지만 각자 맡은 바를 열정적으로 수행해 준 팀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 도면, 판넬 작업 등에 많은 도움을 주어 더 짜임새 있고 볼거리가 풍부한 졸업작품전을 만들어 준 채린이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Q3. ‘도담도담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영양을 담다>’는 어떤 작품인가요?박건휘 최근 아이들이 바깥 활동보다는 유튜브, 틱톡 등의 SNS를 더 많이 이용하는 문제를 건축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 노원구에서 개최한 이색 레포츠 체험시설 ‘점프’ 공모전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점프’의 목표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비만 해소라는 점이 우리의 관심을 끌어서 이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설계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기존 스포츠 시설의 문제점을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주요 문제점을 도출했습니다. 첫째, 자연 요소의 부족, 둘째, 획일화된 놀이기구의 배치, 셋째, 'NO KIDS ZONE'으로 인한 아이들의 에너지 발산 공간 부족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는 영양제 같은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연이 유입되며 에너지를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고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는 공간을 설계하기로 하였습니다. '도담도담'은 어린아이가 탈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는 모습을 의미하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입니다. 이 단어가 우리의 설계 목표를 가장 잘 담고 있다고 판단하여 프로젝트 이름을 ‘도담도담’으로 결정하였습니다.진희원 개인적으로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다짐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건축공학과를 전공하며 기존에 두 번의 설계를 진행했는데, 두 번 모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통상 설계는 ‘건축계획-건축구조-환경설비-CM/시공’의 네 단계로 진행되는데, 건축계획 단계에서 구상한 건물의 컨셉이지만 입면 등의 요소가 최종 프로젝트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항상 아쉬웠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깊은 고민 끝에 나온 우리의 이야기가 현실적이고 공학적인 부분에 직면하면서 변형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성장’이라는 키워드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영양제 같은 공간’이라는 설계 컨셉을 끝까지 지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세 가지 주요소를 반영했습니다. 선택의 자유, 자연의 유입, 에너지 표출입니다. 첫 번째 ‘선택의 자유’를 위해 건물은 네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 구획은 아이들이 저마다의 기호에 맞는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는 '발산 Zon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자연의 유입’을 위해 건물 사이에 수직과 수평 방향으로 십자가 모양의 '둘레길'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수공간을 두어 온도 및 습도 조절, 청각 및 조명 효과를 추구했습니다. 이렇듯 ‘건축계획’ 단계에서 발산존과 충전존의 조닝, 분리된 네 개의 매스, 매스 사이사이에 놓인 자연을 통해 아이들을 위한 영양을 담았습니다. 세 번째 ‘에너지 표출’을 위해 건축구조 단계에서 '스페이스 프레임'을 통해 체험시설의 구성을 자유롭게 하고, 아이들의 통통 튀는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변단면’을 통해 네 개로 나누어진 건물을 잇는 역할을 하는 ‘하늘둘레길’에 위치하는 기둥을 없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유로운 동선을 제공하였습니다. 환경설비 단계에서는 건물에 Green 요소를 추가하여 아이들이 자연 요소를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CM/시공 단계에서는 어린이가 주 사용자임을 고려하여 건물 내외부의 바닥재를 선정하는 등 각 단계에서 아이들에게 영양이 담긴 공간을 제공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도담도담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영양을 담다>’ 프로젝트의 건축설계,건축구조,건축시공, 환경설비 판넬 Q4. ‘도시과학대학 공동작품전’을 준비하면서 각자 느꼈던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귄민정 우리 힘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정하는 부분이 어려웠습니다. 지난 3년간 건축공학에서 다루는 다양한 공학적 지식을 습득했는데, 아직 실제 현장에서 건물의 설계에 참여해 본 적 경험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설계자의 본질을 담은 건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위한 수많은 검토 작업과 건물 이용자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다양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진행하는 설계를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했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매주 수업 시간 우리가 고민하는 과정을 교수님께 설명하고 크리틱을 받았습니다. 또 한편으로 실제 설계된 건물 도면과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건물의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선정할 때, ‘공사비정보광장’에서 비슷한 규모의 프로젝트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참고하거나, ‘나라장터’에 있는 재료 가격을 기준으로 건설사업관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박건휘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이색 레포츠 체험시설을 직접 체험해 본 팀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설계 컨셉을 잡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도서관이나 공공 청사와 같은 건물은 목적과 주 사용층이 명확하고 우리가 체험해 본 공간이라서 개선할 점, 필요한 점 등을 쉽게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색 레포츠 체험시설의 경우, 시설에 들어가는 놀이기구 이름도 생소하였고 주 사용층이 어린이라서 접근하기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자료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브레인스토밍’이라는 기법을 통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는 영양제 같은 공간’이라는 목표가 정해졌고, 그 이후로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설계는 컨셉에 맞춰 4개로 건물로 분리하고 중앙에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구조는 충전하는 공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변단면 켄틸레버를 차용했습니다. 환경은 자연의 유입을 위해 수공간을 만들었으며 시공은 외부공간이었던 충전하는 공간의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 아쿠아스톤을 적용하며 우리 팀의 목표를 마지막까지 잃어버리지 않고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이 붙다 보니 우리 팀 설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물 모델링도 우리 팀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시장상은 우리다!’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정말로 시장상을 받게 되어 진짜 말의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윤준서(건축공학18)지금까지 사용해 보지 못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먼저 졸업 설계를 경험한 동기들에게 조언을 구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 구조설계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프로젝트의 컨셉 극대화를 위하여 놀이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기둥이 없는 공간과 하늘둘레길 지지를 위한 구조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구조적인 안전을 챙기며 컨셉을 살리기 위하여 팀원과의 토의와 여러 사례를 분석하고 조사하여 프로젝트에 맞게 적용한 결과 성공적인 설계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진희원 실제 건물을 사용하는 주체인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설계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시절 성장기를 돌아보면 놀이터와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기억은 많지만, ‘점프’와 같은 ‘이색 레포츠 체험시설’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공간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놀이기구의 이름과 간략한 설명이 적힌 과업내역서에 보면서 팀원 모두가 당혹스러워했습니다. 그런데도 작품은 완성되어야 했기 때문에, 유사한 시설인 키즈카페나 요즘 생기고 있는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놀 수 있는 실내 놀이시설을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또한, 자연과 더 친밀한 성장기를 보낸 사람들로서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성장이 바른 성장인지, 요즘 아이들에게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경험이 제공되어야 할지 깊이 생각하며 진행했습니다. 결국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려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영양이 듬뿍 담긴 환경을 제공하고 조성하자!’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그 결과 도담도담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홍장호 구조 분야를 진행할 때, 가장 어려웠습니다. 구조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철골 구조를 처음 설계했기 때문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라이드 Zone을 설계할 때, 45m*45m라는 대공간을 중앙 기둥 없이 만들기 위해 생전 처음 접하는 ‘스페이스 프레임’이라는 구조 시스템을 적용해야 했습니다. 일반 트러스도 자세히 잘 모르는 상태에서 2방향 트러스를 계산하고 분석하려고 하니 굉장히 막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유사 사례들을 조사하고, 그때 사용되었던 부재의 치수를 열심히 분석했습니다. 본 건물에 작용하는 하중을 슬래브 계산처럼 단면을 잘라 단면을 1방향 트러스로 가정하고 계산을 진행했습니다. Q5. ‘도시과학대학 공동작품전’을 통해 얻은 인싸이트가 있다면?박건휘 2학년 2학기, 3학년 2학기에 들었던 2번의 설계 수업과 지금까지 들었던 구조, 환경, 시공에 관한 수업을 통해 얻은 전공 지식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통합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배웠던 지식과 발표를 위해 추가로 공부했던 내용을 복습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포스코 공모전, 무영 CM 공모전 등 공모전 준비를 통해 얻었던 노하우를 이번 프로젝트에 많이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도면과 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평소 자신 있었던 나만의 기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팀장이라는 역할의 무게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팀원들보다 먼저 생각하고 더 많이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나만의 아이디어를 깊이 있는 전문성을 담아 효율적이고 부드럽게 팀원들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능력이 강화된 것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얻은 큰 성과였습니다. 또한, 최종 결과 발표를 통해 현업에 계신 동문과의 소통, 작품을 보러 오는 일반인과의 소통 경험은 매우 소중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설계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 학기 동안 우리 팀이 설계 목표를 알리기 위한 큰 노력이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우리의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감격했고, 힘들었던 과정을 견디며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든 우리 팀원들이 자랑스럽습니다.진희원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영양을 담다'라는 주제로 '도담도담'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진 이 건물을 설계한 경험은 개인적으로 큰 성장을 안겨주었습니다. 팀원들과 협력하는 방법, 전공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 그리고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팀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협업의 중요성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역량과 강점을 가진 다섯 명의 팀원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함께 극복하며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놀라운 경험을 했던 것입니다. 또 우리 과에서는 6개의 조가 '아동·청소년 이색 레포츠 체험시설'이라는 같은 큰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같았지만, 각 조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아이디어는 제각기 달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팀은 친환경 건물을 목표로 설계하고, 또 다른 팀은 독특하고 인상적인 외관을 가진 건물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창의성과 독창성을 엿볼 수 있었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교수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던 '공학적 문제 해결 능력'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문제해결력을 지니게 되었고 실질적인 공학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우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고방식과 해결 방식을 통해 더 넓은 시야와 창의적인 사고를 배울 수 있었고, 이번 프로젝트는 큰 학습의 기회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시상식장에서 우리 팀의 이름이 호명되었을 때 얼떨떨하면서도 팀장인 건휘 오빠가 하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항상 ‘하면 된다!’라고 격려해 주었는데 정말로 이루어진 것 같아서 기뻐요. 그리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영양을 담은 공간, 도담도담에 대해 많은 분이 공감 해주신 결과라고 생각하니 역시 기분이 좋습니다! 홍장호 평소 '시공/사업관리'에만 흥미를 느껴서 '설계' 분야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2, 3학년 때 건축공학설계 수업을 들을 때도 ‘아, 설계가 중요하구나!’라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학기 졸업 설계는 그 깊이가 달랐습니다. 전반적인 건축 프로세스에 대한 깊이 있는 배경지식이 '시공/사업관리' 분야에서의 전문성 확보에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공동작품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한 인사이트는 매우 컸습니다. 건축공학설계 과정마다 각 분야에 대한 이론을 배울 수 있었고, 실제 건축 과정에서 이론을 적용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값진 자산이 되었습니다. 또한 처음 보는 팀원들과 합을 맞추어 가며 설계를 진행하면서 실무에서 필요한 역량인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어떠한 문제를 접할지 모르기에 막막하고 두려웠지만, 팀원들과 같이 고민하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문제를 맞닥뜨려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한뼘 쑥 커졌습니다. 서울시장상을 받았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이번 공동작품전은 유독 훌륭하고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아서 솔직히 기대를 안 했는데, 우리 팀이 상을 받아서 더욱더 믿기지 않습니다. 그래도 막상 서울시장상을 받고 보니까 그동안 팀원들과 함께 고생했던 기억이 영화처럼 떠올랐습니다. 노력에 대한 보상받는 기분이었고, 이제 더 이상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웃음)귄민정 이번 프로젝트는 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함께 작업했던 팀원들, 지도 교수님들, 함께 경쟁했던 건축공학과 학우님들, 그리고 공동작품전이 운영될 수 있도록 힘써준 많은 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단순히 건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도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수상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어린이들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 이순간 가장 성장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윤준서 우리 텐텐 팀이 서울시장상을 받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팀원들의 노력과 협업으로 이루어 낸 결과라서 기쁨의 크기가 더 큽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협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팀원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상호 간의 신뢰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핵심이었습니다. 또 문제 해결에 있어서 탄력성과 적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나 변화에 대처하면서도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나은 팀워크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공동작품전을 준비하기 위하여 밤을 새운 모든 팀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 귄민정 공동작품전을 준비하면서, 앞으로도 도시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건축이 아닌 다른 분야로의 취업을 희망하지만, 건축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일에 종사하고 싶습니다. 발표와 전시 준비 과정에서 배운 소통방식과 설계 설명 능력은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배운 것들은 분명히 앞으로 제 진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박건휘 설계자의 훌륭한 설계 의도가 온전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시공 과정에서도 동일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설계도 중요하지만, 시공 과정 역시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공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공사에 취직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실제 현업에서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겠지만, 공동작품전에서 모두에게 인정받는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앞으로 있을 많은 일들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향후 그런 자신감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땅만 있던 자리에, 또는 낡은 건축물이 있던 자리에 새로운 건축물이 세워지는 모든 과정을 다 경험하고 싶습니다. 윤준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해 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 후 건축 시공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발견한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여, 끊임없이 발전하는 건축인이 되고 싶습니다.진희원 4학년이 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미래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을 통해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경험을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고 성장시켜서 미래를 설계하는 큰 힘으로 활용하겠습니다. 개인적인 꿈은 나만의 건물을 짓는 것입니다. 작은 카페를 차리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공간의 소소한 부분까지 전부 내 손을 거쳐 태어난다면 정말 기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막연하게 꿈꾸던 건축의 모습이 더욱 구체화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싶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많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 명확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어 기쁩니다. 앞으로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 꿈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홍장호 졸업 후 제 목표는 CM 직무에 종사하는 것입니다. 시공사를 통해 현장 경험을 쌓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감리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설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공동작품전 참여 경험으로 건물이 설계되는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자세히 배우고 공부하면서 조금 더 건축에 가까워지고, 목표를 향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간 것 같습니다. 졸업 설계를 통해 목표와는 다른 분야지만, 건축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게 되어 더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꿈은 미래에 살 집을 스스로 짓는 것입니다. 건축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건축공학과에 진학한 이유도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낙후된 지역에 찾아가 집을 무료로 설계해 주는 봉사 활동도 꿈꾸고 있습니다. ▲ 건축학부 텐텐팀(왼쪽부터 홍장호, 박건휘,진희원,권민정, 윤준서 학생)
현대판 연금술사, 신소재공학의 비전을 말한다 : 홍완식 신소재공학과 교수“역사적으로 보면 과학자들이 아무리 원대한 꿈을 꾸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소재’의 개발이 늦어져서 기술 발전이 정체된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사용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그냥 수사학적인 표현이 아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소재공학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학생들에게 학문적 깊이와 폭넓은 지식을 동시에 갖추도록 지도하며,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있는 홍완식 신소재공학과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분야의 본질과 미래 인재상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들어보았다. Interview: 홍완식 신소재공학과 교수Q1. ‘신소재공학’ 소개 좀 해주세요.신소재공학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우리 학과 이름에 관해 이야기해 볼게요. 학교마다 신소재공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이름이 있지만, 사실상 같은 학문 분야입니다.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각 학교에서는 금속공학과, 무기재료공학과, 세라믹공학과, 고분자공학과 등 첨단적인 느낌의 세부 전공 이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는 모든 전공이 재료공학부로 통합되어 있고, 서울시립대학교에서는 신소재공학과에서 모든 전공을 아우르고 있습니다.많은 사람이 ‘신소재공학’이라고 하면 세상에 전혀 없던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해 아래 새것은 없다는 말처럼, 기존의 재료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부품 중 전기가 잘 통하는 투명한 재료가 필요하다고 가정해 봅시다. 금속은 전기를 잘 통하지만 불투명하고, 유리는 투명하지만 전기가 통하지 않죠. 그렇다면 신소재공학에서는 전기가 통하는 금속을 투명하게 만들거나, 전기가 통하는 유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신소재공학은 신기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 학문입니다. 우리끼리는 자칭 ‘현대판 연금술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Q2. 2017년 ‘소재와 인류문명’이란 교양과목이 우수 교과목으로 선정된 과정과 소감은 어떠셨나요?개인적으로 신소재공학이 대중들에게 너무 낯선 학문이라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의 측면에서 볼 때, 단순히 일반인들이 잘 모른다. 정도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일반인 중에는 일선 고등학교 선생님,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신소재공학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진학지도를 하다 보니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신입생들이 재료공학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입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무기재료공학과를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를 만드는 학과로 알고 오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막연히 열심히 하면 극복될 줄 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기대와 너무 달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매우 뛰어난 학생이 졸업할 무렵 자신이 무엇을 전공했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하더라고요. 그 순간,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신소재공학 교수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신소재공학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교양과목부터 개설했습니다. 2017년에 새롭게 개발한 교양과목 ‘소재와 인류문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과목은 원래 없던 과목이었기 때문에 교재가 없어서 인터넷 자료와 여기저기 흩어진 자료들을 모아 강의했습니다. 이 강의로 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주최의 ‘교양기초교육 우수 교과목 공모전’에 참여했습니다. 전국 33개 대학에서 51개의 과목이 제출되었고, 4개 분야에서 우수 교과목을 하나씩 선정했는데, 제 수업이 ‘자연 및 과학 분야’에서 수상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삼성경제연구소(현 삼성글로벌리서치)의 제안을 받아 ‘소재, 인류와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요즘은 중고등학교 추천 도서로도 뽑혀, 학생들이 미리 읽고 신소재공학에 대해 알고 싶다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오거나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쌓이다 보니, 네이버 문화재단에서 재료공학 분야 강연자를 찾다가 저에게 연락을 주었습니다.Q3. 네이버 열린연단 강연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대학 강의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네이버문화재단의 열린연단은 지식과 통찰을 나누는 지식 공유의 장이다. '오늘의 세계'라는 주제로 2023년부터 시작된 이 강연 시리즈는 총 54개의 강연으로 구성되었으며, 과학, 기술,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여러모로 탐구한다. 열린연단은 대중에게 쉽고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각 분야의 최신 연구와 통찰을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이해를 넓히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식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간다.서울시립대학교 신소재공학과에서 강의하는 저는 학생들 사이에서 '무서운 교수'로 통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학생들에게 매우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제 수업을 수강하려는 학생들에게 주당 9시간 이상의 공부 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없다면 아예 수강하지 말라고 대놓고 말합니다. 이는 졸업 후 사회에서 전문가로 활동할 학생들이기에, 보다 빈틈이 없고 전문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자 하는 제 교육철학 때문입니다. 지식은 단순히 앉아서 듣는 것만으로는 체화되지 않거든요. 기말고사가 끝난 후에도 머릿속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매주 퀴즈를 통해 학생들을 공부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열린연단에서 진행하는 강연은 대학 강의와는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이기 때문에,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하여 각자 지닌 배경지식과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열린연단의 강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신소재공학이 낯설거나 생소한 학문이 아니며, 그렇게 전문적인 분야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류가 존재하기 시작할 때부터 인간은 신체적으로 다른 동물들보다 뛰어난 점이 없었습니다. 결국 도구를 통해 약함을 극복하고 자신을 방어하게 되었죠.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가 필요한데 재료의 기본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원하는 성능의 도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인류는 태생부터 재료공학을 통해 세상에 적응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인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야 하는 숙명이 있습니다. 그 숙명에 적응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인류는 재료공학적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현대의 과학 기술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매 순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능과 향상된 성능을 뒷받침할 재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ChatGPT의 등장으로 대중화된 인공지능도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고, 그런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GPU, HBM 등의 부품들이 새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품들은 실제로 그 안에서 전자를 빨리빨리 움직이게 해주고, 작은 공간 안에 많은 기능을 집어넣어도 무리 없이 동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재료가 없으면 절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이런 재료들을 새롭게 개발하여 첨단 과학 기술을 든든히 받쳐주는 골격이 되는 것이 바로 재료공학의 역할입니다.이처럼 강연에서 저는 신소재공학이 단지 공과대학 내의 전공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사회의 여러 분야가 재료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창의력과 호기심을 가진 인재가 신소재공학에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네이버 열린연단 강연은 신소재공학의 중요성과 실생활에서의 연관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신소재공학이 단순한 전공을 넘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핵심 학문임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네이버 열린연단 강연 1부]https://tv.naver.com/v/51427814[네이버 열린연단 강연 1부]https://tv.naver.com/v/51428001Q4. 현재 재료과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구나 기술은 무엇인가요? 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사실 제가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소재 또는 미래에 가장 유망한 소재가 무엇이냐 하는 건데요. 아마도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제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겁니다. 저의 의견은 ‘정답 없음’입니다. 재료과학은 우리 몸에 비교하자면 각종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의 장기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지요. 어디를 막론하고 한 군데만 이상이 생겨도 우리는 병이 났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몸이 온전히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모두 건강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료과학도 모든 분야가 다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소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물질뿐만 아니라 도체 및 부도체 물질들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리고 도체나 부도체 재료의 한계 때문에 전체 반도체의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종류의 소재들이 필요하고 이러한 소재들은 서로 보완하고 때로는 시너지를 내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어서 재료과학의 연구는 모든 분야가 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인간 중 그 누구도 100% 완벽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있는 소재들 어떤 것도 모든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는 없지요. 따라서 철강이나 유리처럼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들도 새로운 사용 환경에서 자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특성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고, 더 낮은 비용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공법이나 대체재를 개발하기 위해 쉼 없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특정 분야가 어느 시점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이유는 그 분야가 대세가 되고 있다기보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술 추이에 따라 그 시점에 그 분야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거나 단기적으로 전문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재료과학이란 학문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부분은 무엇을 연구해야 할지, 그 주제를 정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성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좋은 질문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알려진 지식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두루 섭렵하고, 분석, 토론, 사색 등을 통해 적절한 가설을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매우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고달픈 과정인데, 인공지능을 통해서 이러한 질문들의 후보군을 추려내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즉, 이미 발표된 문헌 자료들을 비교 분석해서, 아직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영역이 어디인지, 이론 간에 mismatch가 존재하는 부분이 어디인지 등을 찾아내 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실험을 통해서 알아내야 할 정보의 인공지능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단편적인 정보들을 집대성하여 시뮬레이션해 보고, 결과를 예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얻어진 정보들의 정확성 여부는 최종적으로 인간이 판별해야 하겠지만, 이 정도만 잘 활용할 수 있어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입니다.역사적으로 보면 과학자들이 아무리 원대한 꿈을 꾸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소재’의 개발이 늦어져서 기술 발전이 정체된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사용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그냥 수사학적인 표현이 아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소재공학 전공 학생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과 연계하여 모듈형 교육과정인 '신소재AI마이크로디그리'를 2023년부터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Q5. 신소재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21세기 교육의 최대 화두는 융합과 통섭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자기 전공지식만 달달 외워서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누가 더 도서관에서 많은 발품을 팔아 깊이 있는 정보를 먼저 찾아내고, 그것을 머릿속에 많이 담아두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와 같은 초연결 사회에서는 웬만한 정보는 컴퓨터 화면에서 클릭 몇 번만 하면 바로 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없는 정보도 만들어 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사회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출현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어서 그에 비례하여 내 앞에 닥쳐오는 문제들도 더 복잡하고 다양해집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창의력이란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즉 이미 알려진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그 분야에서는 다른 전문가들이 다 찾아 놓았기 때문에,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분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야 합니다. 이것이 융합과 통섭의 힘입니다.그런데 많은 학생은 시험에 나올 만한 것만 공부하고 학점 잘 나올 과목만 골라서 수강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옛말에 ‘도둑질과 거짓말 빼고는 다 배워 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은 장거리 경주이기 때문에 젊었을 때 배워 둔 지식이 나중에 언제 어떻게 나에게 도움을 줄지 모릅니다. “이것은 내 전공이 아니니까 몰라도 돼!” 또는 “이런 건 평생 쓸 일도 없을 텐데.”라는 식으로 지식을 편식하게 되면, 스스로 미래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신소재공학은 그 태생부터가 융합과 통섭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융합과 통섭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자신에게 내재한 ‘거리’들이 많이 축적되어야만 발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학생들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당장 쉬운 길, 유리한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힘이 들더라도 ‘뇌 근육’을 키우고 ‘뇌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Q6. 신소재공학과를 꿈꾸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공과대학의 여러 전공 가운데 전기·전자, 기계, 화공 같은 과들은 비전공자들도 무엇을 배우는지 대충 알고 있으며, 대학 신입생들도 무슨 공부를 하게 될지 감을 잡고 들어옵니다. 하지만 신소재공학과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상담해 보면, 재료공학이 어떤 학문인지 조금이라도 정보를 갖고 들어온 학생들은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 고등학교 3년 내내 전혀 생각해 보지 않고 있다가 점수에 맞춰 지원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선 고등학교 선생님들도 대개 화학이나 화학공학의 아류 정도로 짐작하고 진학지도 한다고 들었습니다.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목적의식이 중요합니다. 어떤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든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에는 늘 고비가 있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으면 벽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쉽지 않습니다. 신소재공학은 순수과학(자연과학)과 응용과학(공학)을 연결하는 학문으로서 이공계열의 거의 모든 분야를 커버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대학원이나 사회에 진출해서도 다른 분야에 비해 오랜 기간 노력을 쏟아붓고도 구체적 성과를 얻을 확률이 낮습니다. 그렇지만 이공계 어느 분야든지 재료는 꼭 필요하므로 진로 선택의 폭도 가장 넓고, 성공했을 때의 파급효과나 성취감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자부심과 책임감이 없이는 학업에 흥미를 붙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신소재공학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가능한 한 자기 주도적으로 관련 정보를 많이 접해 보면서 신소재공학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을 정립해 나가길 바랍니다. 이미 인터넷에는 정보들이 차고 넘칩니다. 그저 궁금해하는 것으로 끝나기보다는 시간을 내서 유튜브를 검색해 보고 신문에 소재 관련 기사가 났을 때 관련 용어를 검색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마치 잘 만들어진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점점 신소재공학이 우리 인간 삶의 구석구석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 내는 스토리에 매료될 수 있을 것입니다. Q7.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미래 비전을 알고 싶습니다. 꿈 이야기도 해주세요. 이제 저도 어느덧 은퇴 시점까지 6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야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겠다는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시도해 보고 싶은 교수법 등이 새롭게 떠오르는 것들이 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얼마 남아있질 않네요. 그리고 공학의 다른 전공들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신소재공학에 대해 청소년 시절부터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알리는 작업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공학도로서의 꿈을 꾸는 학생들이 일찍부터 신소재공학에 대해 제대로 알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고 저변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은퇴할 때까지 최대한 이런 내용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현재 하고 있습니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소재 관련 지식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서 소개하는 책도 집필하고 있고요. EBS에서도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매일 0시부터 15분간 'Business Review'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재의 역사를 다룬 내용이 방송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매체로 기록을 남겨 놓으면, 후학 중에서 저의 교육철학에 공감하는 이들을 통해 소재가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신소재공학의 가치를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소재공학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가능한 한 자기 주도적으로 관련 정보를 많이 접해 보면서 신소재공학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을 정립해 나가길 바랍니다. 이미 인터넷에는 정보들이 차고 넘칩니다. 그저 궁금해하는 것으로 끝나기보다는 시간을 내서 유튜브를 검색해 보고 신문에 소재 관련 기사가 났을 때 관련 용어를 검색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마치 잘 만들어진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점점 신소재공학이 우리 인간 삶의 구석구석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 내는 스토리에 매료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완식 신소재공학과 교수 -
2024062 나의 잠재력을 깨우고, 성장시키는평생학습 시대를 말한다: 배영수 평생교육원장 “교육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기술을 넘어서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지속해서 배우고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평생교육은 개인의 적응력을 높이고, 직업적 안정성을 유지하며, 더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과정이 결국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합니다.” '경제학자 관점에서 평생교육의 경제적, 사회적 의미'와 '대학의 생존 전략' 등 교육의 본질이 '인적 자본의 축적'에 있다고 강조하는 배영수 평생교육원장을 만나, 평생학습의 시대에 필요한 교육적 가치를 일깨워 주는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Interview: 배영수 평생교육원장Q1. 평생교육이란? 평생교육이 필요한 이유는?!‘평생교육’에서 ‘평생’은 불필요한 중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죽을 때까지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면서 살아가기에 ‘교육’에는 평생이라는 의미가 암묵적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또, 경제학에서는 교육을 인적 자본의 축적이라고 봅니다. 인간이 돈을 벌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금융 자산(예금, 주식, 채권 등)과 실물 자산(부동산, 금속, 예술품 등) 뿐만 아니라 휴먼 캐피털, 즉 인적 자본을 효과적으로 축적해야 합니다. 인적 자본은 개인의 지식, 기술, 경험 등을 포함하는데, 금융 및 실물 자산보다도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경제학적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쌓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인적 자본이 결국은 개인에게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죠. 그런데 교육을 통해 휴먼 캐피털을 쌓는 과정은 중·고등학교와 같은 정규 교과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교육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그 시기에도 꾸준히 휴먼 캐피털을 쌓아야 합니다. 교육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인적 자본을 지속해서 강화하는데, 이는 개인의 경제적 번영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교육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기술을 넘어서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생교육은 단순히 초기 교육을 넘어서 개인이 평생 계속해서 새 능력 개발을 추구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경제학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사회 변화의 폭이 그리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 번 배운 지식이나 능력, 경험치가 20~30년이 지나도 유용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닙니다.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잖아요. 더구나 앞으로 20~30년 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평생 배워야 해요. 사회 일원으로서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재사회화해야 합니다.교육은 단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on-the-job training, 즉 직무 훈련도 하나의 교육입니다. 일을 하는 자체가 인적 자본을 쌓는 과정이거든요. 경제학에서 말하는 교육은 정규교육뿐만 아니라, 더 넓은 개념을 포함합니다. 더 넓은 의미에서 인적 자본에 대한 축적 과정을 교육이라고 봅니다. 정규교육은 집중적으로 교육만 쌓는 시기로 어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전적으로 자신의 인적 자본만 쌓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기존에 쌓아둔 인적 자본을 활용하고, 또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는 기존의 지식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교육은 평생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지속해서 배우고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평생교육은 개인의 적응력을 높이고, 직업적 안정성을 유지하며, 더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과정이 결국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합니다. 따라서 평생교육은 정말로 평생~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Q2. 학령인구 감소와 같은 변화 속에서 평생교육원의 중요성이 더욱 드러날 것이라는 견해에 대하여..?!현재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경제학자로서 저는 대학을 고귀한 상아탑이나 단순한 교육기관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대학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같습니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관점에서, 대학은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판매하는 생산자인 셈입니다.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학도 고객, 즉 학생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대학의 고객이 줄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문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학 구조조정입니다. 지방 대학과 수도권 대학 간에 갈등이 생기고, 교육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은 수요자 관점에서 하위 대학부터 폐교하라고 요구하지만, 그렇게 되면 지방 대학은 큰 타격을 입습니다. 교육부나 정부는 이 문제를 비례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지방 대학이 더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많은 교수님, 직원, 건물 등 자원이 투입된 지방 대학들을 그대로 폐교하기 아깝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급변하면서 새로운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평생교육입니다.이미 지방 대학 안에서는 평생교육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수는 줄어드는 대신, 재사회화와 현제화에 관심이 많은 지역 주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주민 처지에서도 굳이 서울에 있는 대학까지 가지 않아도 근처 지역 대학에서 인문학 강좌 등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앞으로 20~30년이 지나면, 서울의 몇몇 상위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입학 학생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대학에 속한 교수님들과 직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바로 평생교육을 제공하는 평생교육원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앞으로는 대학을 계속 다녀야 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단지 대학 4년을 다니고 졸업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학습을 이어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이는 대학이 살아남는 길이기도 합니다. 평생교육원은 국민, 특히 노년층, 중장년층들이 더 많이 배우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긴 하지만, 당장 이를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평생교육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평생교육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3. 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크게 전문교육과정과 일반교육과정, 심화 교양과정으로 운영합니다. 전문 교육 과정은 (민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학내 혹은 지역사회 구성원의 취업이나 요즘 대두되는 재취업에 도움을 주고 직무 관련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여 전문적인 능력을 향상하고자 개설했습니다. 일반 교육 과정은 취미활동과 인문학적 사고 함양부터 창업 준비를 위한 지식 습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기초 역량을 함양하고자 인문, 실용, 미술, 음악, 건강으로 분야를 나누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화 교양과정은 최근 더 수준 높은 교양강좌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있어 올해부터 새로 개설하게 된 강좌로 여름학기에 6개 강좌를 시범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대학의 우수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학습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좌로 운영할 예정입니다.여름학기에는 크게 심화, 트렌드, 유연성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신규 강좌를 개발했습니다. 30개나 되는 만큼 다 소개해 드리기는 어렵고 몇 가지만 대표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2024학년도 여름학기 평생교육과정 수강신청 안내]http://ice.uos.ac.kr/bbs/boardView.do?id=121&bIdx=28546&page=1&menuId=38&bc=115#AI 아트로 동화 작가 되기, #인스타 공구 인플루언서 되기, #친환경라이프, #알쓸식단, #식치약선,#릴스로 배우는 댄스, #인형 키링만들기 #체형교정운동, #수묵화 소품 제작, #캘리그라피, #마음돌봄명상 등먼저, 올해 상반기부터 심화 교양과정을 준비하면서 우리 대학 강사의 공개모집을 하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평생교육원에 관심 가져주신 학내의 강사님들께서 좋은 강좌를 제안해 주시어 심화 교양강좌의 개설이 가능했습니다. 다음으로, 최근 트렌드에 맞춰 AI, 챗 GPT 등 시대 흐름을 반영한 디지털 역량 강화 수업(AI 아트로 동화 작가 되기/인스타 공구 인플루언서 되기 등) 을 개발하여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에도 중점을 둘뿐만 아니라, 친환경/건강에 관심이 많은 시민을 위한 과정이나(친환경라이프/알쓸식단/식치약선) 소소한 취미를 위한 과정들(릴스로 배우는 댄스/인형 키링만들기)도 있어서 평생교육원을 처음 오시는 분들도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강의부터 트렌드를 선도하는 강의까지 마련해 보았습니다. 또, 평생교육원을 이용하고 싶지만 바빠서 오기 어렵다는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기존 수업의 원데이 클래스 혹은 점심시간을 활용한 강좌들을 확대하였습니다. (체형교정운동, 수묵화 소품 제작, 캘리그라피, 마음돌봄명상 등) 앞으로도 교직원분들의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중장년층을 위한 특별 지원 프로그램도 개설되었습니다. 바로 ‘서울마이칼리지 점프업’입니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서울런405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과 대학이 연계하여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우리 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은 2023년에 이어 올해에도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년 연속 선정되었습니다. 작년에는 빅데이터를 주제로 데이터 분석, 도시 데이터 등의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내었는데, 올해에는 세무, 회계, 데이터 분석으로 주제를 정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중장년층의 성공적인 이직이나 전직, 창업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교육과정은 올해 7월~10월 중에 진행됩니다.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이번 사업의 특징은 우수한 서울시립대 전임교원의 강의로 전 과정이 구성되었다는 것과, 중장년을 위한 직업진로 특강을 함께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주 강의로는 통계학과 전종준 교수님의 데이터 분석 강의, 세무학과 최원석 교수님의 중소사업자 세금에 대한 강의, 경영학부 이세중 교수님의 기업 경영을 위한 회계의 이해 강의 총 3개의 주요 강좌를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업 기간 동안 총 3회의 중장년 직업진로 특강을 진행할 예정인데, 수강하시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로상담 쪽을 중심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40~60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세무, 회계, 데이터 분석 분야로 직무 변경을 계획하고 있거나 직무 이해도를 높이고 싶은 직장인 또는 자영업, 중소사업 경영에 필요한 세무, 회계, 데이터 분석에 관한 지식 향상을 원하는 서울 시민들께서 수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바와 같이 이 교육을 통해 중장년층의 성공적인 이직과 창업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4차 산업에 대비한 기계학습과 딥러닝, 인공지능 산업에서의 역량 강화를 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중소사업자를 위한 세금에 대한 이해, 기업 경영을 위한 회계의 이해 과정은 실질적으로 경영에 필요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각자의 분야에서 직업 역량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더불어 이 교육과정을 통해 우리 서울시립대 교원의 우수한 전문성과 교육 인프라를 홍보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4.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은 원칙적으로 서울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 대학의 평생교육원이 대부분 그렇듯이 로컬, 즉 지역 주민을 주된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중장년층의 수요를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청량리 지역의 재개발 이후, 우리의 대상 고객 베이스의 구성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소득수준이나 학습 욕구도 다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반영하여, 우리는 ‘심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새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취미·실용·건강 관련 강좌를 주로 운영해 왔습니다. 그래서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평생교육원이 대학마다 존재하는 이유는 대학교가 보유한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대학에는 훌륭한 강의실과 많은 교수 및 강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용적이고 취미 위주의 강좌는 교수님들이 직접 교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개설하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청량리 지역의 주민 구성 변화를 반영하여, 철학·과학·인문학·경제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 평생교육원은 심화 강좌를 더 많이 개발해 개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수님들이 직접 강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이와 같은 노력이 시작되었으며, 최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님들과 강사님들께 평생교육원에 강좌 개설 계획이 있으면 강의 계획서를 제출해 주시길 요청했습니다. 주변의 좋은 대학교들은 훌륭한 평생교육 과정을 많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도 실용 위주의 강좌뿐 아니라 보다 양질의 강좌를 개설하여, 많은 지역 주민이 스스럼없이 찾는 수준 높은 평생교육원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평생교육원은 본질적으로 정규 교육기관과는 매우 다릅니다. 정규 학교는 두 가지 주요 기능을 수행합니다. 하나는 교육을 제공하는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평가 기능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학교의 유일한 기능이 교육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는 평가 기능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많은 고등학교는 교육보다는 평가에 집중합니다. 교육은 주로 사설 학원에서 이루어지고, 학교에서는 주로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평가합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에게 "학교 가서 잘 배워라!"라고 하기보다는 "공부 잘해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곧 "시험을 잘 봐라."라는 의미죠. 또 정규 교육기관에서는 학생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며, 때로는 학생들이 원하지 않아도 강제로 커리큘럼대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평생교육에서는 평가의 개념이 없습니다. 오직 가르치는 기능만 존재합니다. 배우는 내용도 전적으로 수강생들이 선택하고, 반드시 배워야 하는 의무 커리큘럼도 없습니다. 평생교육은 100%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며, 평가가 없어서 수강생들은 경쟁 없이 자기만의 속도로 원하는 과목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평생교육은 교육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반드시 평가를 수반해야 하는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회의적인 편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중간고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제가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르치는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는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평가보다는 가르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이런 이해 상충이나 딜레마가 전혀 없는 순수한 교육기관이 바로 평생교육원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교육원이 마음 편하고 좋습니다. (후후!) 그래서 좋은 평생교육원은 수강생들이 원하는 좋은 강좌를 많이 개발하고 오픈해서, 더 많은 수강생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곳입니다. 그러면 그 자체로 평생교육원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입니다. Q5. 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의 목표, 그리고 원장님의 꿈도 알고 싶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는 국내 유일의 공립대학입니다. 이는 서울시립대의 모든 자원이 서울시민의 세금으로부터 제공되고 있으며, 따라서 원칙적으로 서울시립대는 서울시민에게 이바지할 책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생교육원의 서비스를 받는 대부분 고객이 서울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시정 차원에서도 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은 매우 중요한 소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으로 계획하는 목표는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서울시 및 25개 자치구와의 적극적인 협력입니다. 현재도 서울시 및 동대문구와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인근 구와의 협력도 점차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다양한 시민의 요구사항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립대 평생교육원 자체 프로그램만으로는 목표 달성을 위해 부족한 면이 있어, 이러한 역량을 메꾸기 위해 우리 대학 학부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와 강사, 특성화 연구소의 연구원들의 참여를 끌어내려고 합니다. 그분들이 가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여 대학 수준의 교육과정이 공개될 수 있도록 평생교육원이 중간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제 개인적인 인생 계획은 현재 만 55세로, 이번 학기를 포함하여 10년 후인 65세에 은퇴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먼저, 65세까지는 교수로서의 직분을 충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내년부터는 학내 행정 보직을 맡지 않고, 오로지 ‘훌륭한 교수’가 되기 위해 수업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 65세부터 75세까지는 강연 활동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평생교육원장을 맡은 이후, 몇 차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경제학 특강을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에게 경제학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염려했으나, 실제로 강연을 해보니 어르신들께서 잘 이해하시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경제학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강연 활동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현장 강의를 통해 경제학 강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75세부터 85세까지는 반은 휴식을 취하고, 반은 저술 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이 시기에는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며, 한편으로는 삶을 즐기며 여유를 찾고자 합니다. 이후 85세부터는 완전히 은퇴하여, 남은 삶을 편안하게 즐기며 지내고자 합니다.(미소) "평생교육에서는 평가의 개념이 없습니다. 오직 가르치는 기능만 존재합니다. 배우는 내용도 전적으로 수강생들이 선택하고, 반드시 배워야 하는 의무 커리큘럼도 없습니다. 평생교육은 100%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며, 평가가 없어서 수강생들은 경쟁 없이 자기만의 속도로 원하는 과목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평생교육은 교육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도 실용 위주의 강좌뿐 아니라 보다 양질의 강좌를 개설하여, 많은 지역 주민이 스스럼없이 찾는 수준 높은 평생교육원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영수 평생교육원장 인터뷰 중 -
2024 일반대학원 박람회 궁금했던 대학원, 선배에게 물어본다취업과 진학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학생들을 위해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이 박람회를 개최했다. 학생들의 학문적 성장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준비된 대학원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회에 대해 알 수 있는 박람회, 열정의 현장을 다녀왔다. Interview: 2024 일반대학원 박람회"이번 박람회는 우리 대학의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을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입니다. 일반대학원은 학생들의 학문적 성장과 전문성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이 박람회를 통해 우리 대학원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회에 대해 알려드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일반대학원 박람회가 여러분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일반대학원 부원장 장영준 - 5월 9일,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26개 학과가 모여 박람회를 열었다. 취업과 진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학부생과 단 한 명의 인재도 놓치지 않으려는 교수님과 대학원생들이 박람회 부스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앉아 미래 진로를 위한 진솔한 상담을 이어나갔다. ▲ 박람회가 진행된 백주년기념관 입구에서 사전 등록한 학생들이 박람회 참석을 위한 접수 절차를 밟고 있다. ▲ 참여 학생들은 박람회 입구에 마련된 각 학과 소개 자료를 읽거나 각자 관심 있는 학과 부스를 방문했다.▲ 각 학과 대학원생과 교수님들이 성심을 다해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열정적인 상담을 이어나갔다. 학부생들이 가고 싶은 길! 그 길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인공지능학과: 준비한 자만이 지금 가장 뜨고 있는 인공지능 학과의 수혜자가 될 수 있어요! 이한결 (인공지능학과 석사 3학기) 안녕하세요! 인공지능학과 석사 3학기 학생입니다. 인공지능학과에서는 의료 빅테이터 연구, chat GPT로 대표되는 ‘자연어 처리’ 연구, 계산 이론 쪽처럼 이론적인 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합니다. 그중에서 ‘로보틱스 및 컴퓨터비전’ 연구실에서 시각적(이미지) 데이터와 언어(텍스트) 데이터를 함께 다루는 Vision Language Model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을 사용해서 이미지 분류 성능을 높이고, 모델의 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을 높이는 논문을 작성 중입니다.사실 서울시립대학교 전전컴 학부 다닐 때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은 대부분 반도체 관련 수업이었어요. 인공지능 쪽 수업은 한 두 개 정도 들은 게 다였거든요. 그런데 취업하려고 정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먼저 취업한 친구들 통해 전해 들은 그들의 업무나 직장 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어요. 반도체보다는 인공지능 쪽이 나와 맞겠다는 판단을 한 거죠. 하지만 그때는 인공지능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아예 없었으니까 당장 취업은 무리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인공지능 관련 공부를 해 보기로 마음먹고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인공지능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대학원에 들어왔을 때 신생 학과라서 조금 걱정됐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까 기우였어요. 교수님들도 정말 좋으시고 연구 분야도 재미있어요. 지원도 다른 학과에 비해서 엄청 많이 해주시고요. 학과 특성상 컴퓨터나 그래픽 카드 등등 서버를 사용할 때 굉장히 풍족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다른 학과는 한정된 자원 때문에 나눠서 사용하기도 하던데, 우리 과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요. 자원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해외 학회 참석 기회가 아주 많고, 제한도 많지 않아요. 꼭 논문을 쓰지 않더라도 학회 견학을 많이 갈 수 있어요. 저도 작년에 캐나다에서 학회가 있었는데, 거기 보내주셔서 많이 배우고 왔어요. 이처럼 일단 학과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누릴 기회들이 많아요. 신생 학과라서 분명 리스크도 있지만 반면 매리트도 아주 커요. 인공지능학과는 현재 서울시립대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대학원생도 많아지고, 교수님들도 많아지고 자원들도 늘어나서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예상해요.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질 학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대학원 진학을 고려할 때 서울시립대와 타 대학 중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대부분은 서울대나 카이스트처럼 높은 학교를 지망하는데, 그 학교들이 점점 들어가기가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대학원 진학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꼭 서울대나 카이스트에 가야만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실제 우리 학과에도 굉장히 뛰어나게 잘하는 분이 있어요. 그분이 소위 말하는 탑티어 학회라고 하는 곳에서 석사 과정 동안 3개의 논문을 발표하고, 이번에 미국으로 박사 과정 유학을 가거든요. 더 좋은 학교로 가면 기회가 많을 수도 있지만, 우리 대학원에 와서도 본인만 잘하면 이곳이 성공의 기반이 되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타 대학에 너무 목숨 걸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우리 대학원은 자원적으로나, 교수님의 실력 면으로나, 학생 관리 부분에서도 충분히 좋은 학교라서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선배로서 박람회 부스에 온 학생들에게 해준 얘기는 일단 본인의 관심 분야를 세분화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워낙 의료·법률·비전·자연어 등등 범위가 굉장히 광범위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까 너무 두루뭉술하게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고, 인공지능학과가 워낙 핫한 과라서 그런지 우리 과에 오면 뭐라도 되겠지 하고 오는 학생들도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대분야로 봤을 때 자연어 처리를 하고 싶다고 찾아온 학생들이 있었는데, 자연어 처리, 그중에서 어떤 걸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답변하는 학생이 거의 없어요. 준비해야 해요. 대학원 면접 때 반드시 뭘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게 되거든요. 그리고 대학원 와서 헤매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학원 진학 전에 목적지는 어느 정도 찍고 와야 해요. 비록 대학원 와서 방향을 바꿀지라도 말이에요. 그리고 우리 학과 연구실은 대부분 주제를 연구실에서 정해주는 게 아니에요. 물론 크게는 교수님 맞춰서 가지만 그 안에서 세분화한 주제는 본인이 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정하는 게 좋아요. 제가 직접 해보니까, 석사 기간이 너무 짧아요. 논문 쓰고 이러다 보니 시간도 없어요. 그래서 자기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나 주제를 정하고 들어오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준비한 자만이 지금 가장 뜨고 있는 인공지능 학과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거예요. 평상시 대학원생을 학부생이 만날 일이 별로 없어요.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박람회는 학부생이 대학원생들한테 직접 리얼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또 본인 관심 분야의 훌륭한 교수님을 직접 만날 수 있잖아요. 보통 교수님들과 메일로 소통하는데, 그런 비대면 상담보다는 직접 교수님을 만나면 더 진솔하고 좋은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거든요. 이렇게 좋은 기회 놓치지 말고 대학원에 관심 있다면 많이 경험해 보기를 권합니다. # 스포츠과학과 : 대학원생들의 복지를 생각하고 노력하는 학교에서 연구하는 건 정말 큰 행운이에요!김시언 (스포츠과학과 석사 2학기)스포츠과학과 여가학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에서 학술 사무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지금 석사 2학기로, 여가 연구 중 여가 레저 스포츠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전공 분야를 조금 쉽게 말씀드리면, 어떻게 여가를 즐길 기회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 연구합니다. 여가 기회 창출에 관한 연구는 최종적으로 여가를 즐김으로써 행복해지는, 국민 행복지수를 높이는 궁극적인 연구 목적이 있습니다.스포츠과학과는 특성상 학부 졸업 후, 자기가 노력하지 않으면 취업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수요와 공급 차원에서 보면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자연히 스펙이 좋은 분들이 넘쳐나거든요. 그래서 학부 4학년을 마치고 그 분야로 뛰어들면, 몸으로 부딪쳐야 할 수 있는 일밖에 못 해요. 머리를 쓰면서 할 수 있는 자리는 거의 없다고 봐요. 그런데 저는 학부 때부터 연구원이나 머리를 쓰면서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당시 지도교수님께 그런 고민 상담을 아주 많이 했어요. 많이 여쭤보고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과는 선배들이나 교수님들이 운동할 시간이나 기회는 무조건 보장해 주십니다. 학업에 집중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지치고 기분이 안 좋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운동할 수 있는 유동적인 시간 할애를 해주십니다. 타 대학원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또 연구실마다 각자 팀으로 움직이지 않고, 전체 스포츠과학과 모두 다 같이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회 제공을 많이 해주세요. 그리고 저는 타 대학 졸업생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경험한 바로는 출신 대학과 관계없이 모두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모두 다 같이 화합하면서 친해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부분이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분들에게는 연구 분야와 연구 성과가 매우 중요한 선택 기준이잖아요. 우리 대학원은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강점이 있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님들은 현업에서 다양한 사업과 연구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자연스레 대학원생들이 실무적인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받습니다. 또한 연구도 트렌드가 있어서 자칫 옛날 연구가 될 수 있는데, 교수님들께서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 대학원은 항상 최신 주제를 탐구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지도와 기회가 우리 대학원의 큰 강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가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에서 학술 사무국장 맡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총학생회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가 얼마나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총학은 대학원생을 대표해서 그들의 니즈를 대변하는 일을 하거든요. 학교에서 등록금 운영할 때,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할 때, 함께 총학에서 회의를 많이 진행합니다. 특히 예산을 편성할 때, 전체 대학원생들을 대표해서 그들의 니즈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실제 총학에서 일하면서 학교가 학생들의 복지를 생각하고, 학생들을 위해 등록금을 쓰려고 노력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이렇게 학생을 생각하는 학교에서 연구하는 건 정말 큰 행운이기도 합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라면 먼저 자기만의 연구 주제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업하지 못해서, 또는 자기 미래를 확실히 정하지 못하니까 대학원이나 가볼까 하는 학생들도 꽤 있어요. 실제 취업의 장벽이나 사회적인 제약으로 인해 좌절하고, 대학원을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교수님들도 다 아세요. 면접을 보게 되면 그런 게 다 드러나거든요. 학생들이 연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교수님들도 의심스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히 학생과 교수님 사이에 신뢰를 형성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교수님들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자기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면접 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해요. 또 대학원에 들어오기 위해서 자신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했다든지, 통계를 대학원에서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서 미리 공부를 많이 하고 왔다든지, 그런 부분에 대한 어필을 많이 하면 교수님들도 신뢰하고 학생들을 지지해 주십니다. 이번 박람회 때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학교에서 대학원이나 대학원생들을 접하거나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과 같은 경우도 층만 다르지, 같은 건물 안에서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같이 공존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연구실이 있는 층에는 거의 학부 학생이 들어오지 못해요. 그곳에서 우리가 어떤 연구를 하는지도 모르고, 완전히 다른 세계인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한테 말 걸 기회도 없는 거고요. 그래서 이런 박람회가 학부생들에게 많이 도움 될 것 같아요. 대학원 진학을 위한 소통의 장이 없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도 대학교 4학년 1학기 때 교수님이 대학원 준비하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대학 입시 준비하듯이 준비했거든요. 연구 계획서 쓰는 방법도 모르고 면접을 어떻게 보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는 박람회를 통해서 대학원이 뭘 하는 곳인지, 우리가 하루 종일 앉아서 무슨 연구를 하는지도 얘기 들어볼 수 있고, 선배들이 어떻게 나아갔는지 진로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으니까, 각자 품고 있던 진학에 관한 고민을 박람회 통해서 잘 풀어나가기를 바라요. # 국어국문학과: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장학제도가 잘 되어 있으니까 학비 걱정하지 말고 우리 대학원으로 유학 오세요!당용매 (국어국문학과 박사4학기)국어국문학과 박사 4학기 학생입니다. 중국에서 한국어학과를 졸업하고, 2020년 8월에 한국으로 왔어요. k-pop을 통해서 한국의 언어를 접하게 되면서 한국어에 관한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학부 때 한국어를 전공하게 되었고, 졸업 후 유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석사 때는 한중언어 대조에 관한 논문을 썼어요. 그리고 지금 박사 과정에서는 ‘이종 주어 구문’ 문제가 있는데, 서로 다른 언어를 비교하면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박사 논문 주제를 잡고 있어요. 사실 학부 졸업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학부 4년의 학력으로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기에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 좀 더 배우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학부 때는 언어적인 능력을 트레이닝했다면, 대학원에서는 좀 더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서 전문성을 갖추고 싶었어요. 또 학부 때부터 꿈 꾼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박사 학위가 꼭 필요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으로 유학을 오게 됐습니다. 솔직히 중국 사람들한테 우리 학교는 들어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요. 원서를 내도 합격하기 어렵다고 소문나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유학원에서 상담할 때도 지원하지 말라고 말렸어요. 한국어능력시험 5급, 6급에 합격해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안전하게 서울시립대와 함께 한양대, 외대도 지원했어요. 다행히 모두 합격했지만, 중국에서는 일반 사립대보다 국립이나 시립을 좀 더 높게 평가해 주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서울시립대 대학원을 선택했어요. 또 서울시립대가 등록금 조건이 가장 좋았어요. 예전에 SNS에서 중국 사람 대상으로 한국으로 유학 가고 싶은데 유학 가지 못하는 이유를 나열한 걸 본 적이 있어요. 그중 대부분 비용 때문에 유학을 오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서울시립대학교는 외국인 학생들 대상 장학금 지원도 잘 되어 있습니다. 석사 과정을 하면 반액 장학금(성적 상위 70%), 박사 과정은 성적 상위 70%에 전액 장학금을 줘요. 중어중문학과처럼 다른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튜터링을 하거나 국제교육원에서 유학생 홍보대사를 할 수도 있어요. 이처럼 여러 가지 장학제도가 잘 되어 있으니까 학비 걱정하지 말고 우리 대학원으로 유학 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한국 사회는 중국 사회처럼 대학원이 선택이지 필수가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대학원 진학을 권해요. 대학원은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되거든요. 전문가인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하다 보면 일정 부분 학술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고, 인맥도 쌓을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다양한 계층의 외부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거든요. 그리고 대학원을 준비 중이라면,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세부 전공을 잘 파악하고 진학하는 게 좋아요. 학부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하면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지만, 대학원에서는 먼저 자기만의 생각이 있어야 해요. 자기만의 계획을 세우고 나서 진학하는 걸 추천해요. 교수님도 그런 점을 많이 보세요. 정말 이 학생이 우리 학과에 왜 들어오고 싶은지, 어느 분야로 가고 싶어서 우리 학과에 들어오려고 하는지 보시는 거죠. 마지막으로 대학원 면접 잘 보는 팁을 주자면, 미리 자신이 가고 싶은 세부 전공의 교수님 논문이나 저서를 미리 파악하고 보면 면접 때 분위기가 아주 좋을 거예요.이번 일반대학원 박람회는 서울시립대학교 학부생과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박람회예요. 외국인 유학생 처지에서 그 부분이 매우 아쉬워요. 저와 같은 외국인 학생 대상으로 하는 박람회도 개최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 대학원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 과 자랑을 아주 많이 하고 싶습니다. 학부생들은 과연 어떤 고민을 안고 박람회를 찾았을까?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박람회에 온 학부생들을 만나보았다.# 인공지능학과 : ‘자연어 처리 연구실’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있어요.박민후(컴퓨터과학부 22) 컴퓨터과학부 3학년입니다. 취업과 진학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최근에 진학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고 있어요. 그래서 대학원에 관한 정보를 많이 찾아보고 있었는데, 마침 박람회 소식을 학교 공지 통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달려왔습니다. 컴퓨터과학부 전공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최전선에 있는 기술을 좋아해요. 항상 가장 핫한 것에 관심이 아주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추세를 살펴보니까 다른 분야보다 인공지능 분야의 움직임이 심상찮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인공지능 수업도 듣고 프로젝트도 수행하면서 직접 공부하다 보니까 더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특히 인공지능학과 황원석 교수님의 ‘자연어 처리 연구실’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있어요. GPT 등 아주 핫한 주제 분야이기도 하고, 저번 학기에 교수님 수업을 직접 들으면서 관심도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황교수님을 직접 뵙고 상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박람회에 찾아왔어요. 오후에 황교수님께서 직접 오신다고 해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관심 분야인 인공지능은 학교보다는 교수님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그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랩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가장 먼저 살펴보고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려고 합니다. 그 후 교수님과의 케미가 잘 맞으면 같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으로 진학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황원석 교수님 수업을 들어봤을 때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웠거든요. 교수님의 연구실도 더 궁금해졌고요. 그래서 학교보다는 교수님과 랩실에 집중해서 대학원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담을 통해서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학부연구생으로 연구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질문을 많이 드렸거든요. 들어가기 전에 어떤 점을 준비해야 하는지, 연구실 선택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언제 들어가면 좋을지 등등에 관한 정보들을 많이 얻었어요. 실제적인 정보를 많이 얻어서 만족스러워요.# 학교의 명성보다는 교수님의 연구 업적과 경험을 보고 대학원을 결정할 거예요!구태은 (환경공학부 23) 환경공학부 2학년입니다. 학교 곳곳에 박람회가 열린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여기저기 많이 붙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박람회에 관한 관심이 생겨서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단 취업을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어릴 적부터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아직 2학년 학부생이지만 ‘4학년까지 학부 커리큘럼에 맞춰서 공부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경쟁력을 과연 갖출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레 대학원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고요. 마침 박람회가 열려서, 정말 대학원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는지, 대학원을 마치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등등을 대학원 선배님들에게 직접 듣고 싶었어요. 사실 대학원을 나오면 취업을 더 잘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상담을 해보니까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대학원은 취업에 유리한 통로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거죠. 대신 대학원에서 교수님의 연구를 도와가면서 얻는 현장감과 기계를 다루는 경험이 저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실 우리는 공학자잖아요. 공학자에게는 현장에서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학원에서 이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리트라고 느꼈어요. 비록 취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지만, 대학원에서 얻을 수 있는 이러한 경험들이 나중에 제가 원하는 분야에서 더 나은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마지막으로 대학원을 결정할 때 학교의 명성보다는 교수님의 연구 업적과 경험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김현욱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의 경험과 전문성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교수님 말씀하시는 내용이 너무 멋있고, 연구 역량도 탁월하신 분이시더라고요. 그런 교수님과 직접 만나서 수업을 듣고, 그분의 연구 내용과 방향성을 직접 경험하며 알 수 있어서,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의 환경공학부로 진학하는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 개인적으로 진학 결정을 빨리 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선배들과의 상담을 통해서 시기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덜었어요!오하은 (환경공학부 23) 환경공학부 2학년입니다. 저는 원래부터 대학원에 관심이 있어요. 지금도 김현욱 교수님의 ‘물 에너지 융합 연구실’에 학부 연구생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서 조금 더 실제적인 대학원 정보를 알아보고 싶어서 참석하게 되었어요. 환경공학부에는 끝 학번 번호가 같은 선배들이 후배들을 챙겨주는 ‘직속’이란 문화가 있어요. 저를 직속으로 챙겨주는 선배들이 대부분 대학원생이라서 취업이나 진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거든요. 환경공학부를 졸업하면 대부분 환경관리직 쪽에 취업하는데, 관리직 쪽으로 가면 오래 못 갈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수업을 듣다 보니까 교수님들도 진정한 공학부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시고요. 개인적으로도 제가 원하는 직업을 찾고 또 관심 분야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봤을 때, 학부 공부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대학원 연구실에 들어가서 직접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저는 대학원을 진학할 때 대학보다는 교수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교수님을 보고 결정할 거예요. 교수님과의 대화와 그들이 이끄는 연구실 분위기가 학업에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서울시립대에 들어와서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하고 계시는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분과의 대화를 통해 제가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더욱 명확해졌고요. 운좋게 원하는 교수님을 잘 만날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교수님의 연구실 분위기라던가 연구하는 방향성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면서 이곳에서 석사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상담을 통해서 좀 더 신중하게 진학을 고민하라는 조언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어요. 선배들은 3학년 1학기나 4학년이 되어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하셨어요. 개인적으로 빨리 고민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선배들과의 상담을 통해서 시기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덜어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부연구생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그런 것도 아주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랩실의 분위기나,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런 과정들을 다 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연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면서 배우고, 도와드리면서 체험하는 게 많으니까요. 실제 개인적으로 학부연구생으로서 얻는 게 참 많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박람회 홍보를 더 활발히 하여 더 많은 학부생이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자신의 전공 분야 이외의 질문을 하기가 어려워 보이고,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타분야로 관심 주는 걸 망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먼저 간략한 학과 소개를 제공하여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질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선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면 학생들이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몰라도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학과 소개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번 일반대학원 박람회를 준비한 선생님들을 소개합니다.▲ 장영준 부원장님(왼쪽에서 세번째)과 일반대학원 행정실 선생님들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학부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이번 일반대학원 박람회가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에 대해 한번도 고민해 보지 않은 학생들도 있을 테니까요. 그 학생들에게 하나의 통로가 되고자 합니다. ”- 일반대학원 강지은 선생님 -
2050년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다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HOW TO DO!: 박찬 조경학과 교수 “연구실 학생들에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냐? 연구자가 하는 일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고, 의사결정자와 소통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연구도 서비스라고 봐요. 연구자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는 사회적 결정을 도와주는 기준점을 제안할 수 있고,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지원하는 역할이거든요.”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이 안에서 수많은 사람이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조경학과 교수로서 ‘WHY?’를 가슴에 품고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박찬 교수. 그의 허심탄회한 탄소중립 이야기를 들어보자. Interview: 박찬 조경학과 교수 Q1. 조경학과와 기후변화, 탄소중립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조경학이 시작된 배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화 초기에 고속도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때 비탈면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산사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산을 잘 가꾸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인식을 한 거죠. 그래서 국립공원도 만들고 그린벨트도 지정하기 시작했고, 그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 한국에 조경학과가 설치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나무를 관리하는 임학과 교수님이 오시기도 하고, 또 그냥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잘 쓸 수 있게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니까 미학 분야 쪽에서 넘어오신 분도 있고, 나무를 심으려면 토양에 대한 정보도 알아야 하니까 그 분야에서도 오시고, 약간의 건축적인 역할을 하니까 건축 쪽에서 넘어오시는 분도 있어요. 이처럼 여러 분야 교수님이 와서 조경학을 끌어나가게 된 거죠. 그분들이 조경학 1세대로 그분들 나름대로 분야를 구축했어요.지속가능성, 공간 의사결정자로서의 조경학저는 약간 2.5 세대인데, 우리들은 또 우리대로의 분야가 생겼어요. 조경학의 근원을 고민하다 보면 사회의 지속가능성,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다루고 있어서 머릿속에 계속 박혀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나는 지속가능성을 학문으로 하고 있다.’라고 하면 제가 어느 분야든지 다 포용할 수 있어요. 환경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지속가능성, 경제적 지속가능성인데, 저는 환경 테마의 지속가능성을 다루되, 경제적인 부분도 연관되어 있고, 사회적인 부분도 연관되어 있어서 그것을 하나의 공간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연결해서 같이 풀어내고 있는 거죠. 제가 사실은 전공 분야를 선택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 여러 방향으로 고민했습니다. 어떤 분야든 문제가 되는 상황은 무엇인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이런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획이 중심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환경 계획이나 도시 계획을 보면, 목표와 계획을 잘 수립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계획대로 따라오면, 쾌적한 환경, 안전한 도시, 편안한 도시를 만들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조경학과는 특히 쾌적성을 많이 다루거든요. 말이 좀 어렵지만,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의 모습이 무엇이냐?’를 늘 고민합니다. 시각적인 쾌적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온이 너무 높아서 덥게 느껴지면 그늘도 만들어 주고, 또 소음이 너무 심하면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줍니다. 녹지와 공원을 조성해서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거나, 외부 활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는 방법 또한 중요한 고려 대상입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미세먼지가 높거나 너무 더워서 밖에서 운동하기 어려우니까 적절한 실내공간을 제공하거나, 미세먼지를 없앨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쿨링 포그같이 열을 내려주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공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결국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그래서 제 전공 분야가 ‘공간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도 공간이고 연구 공간도 공간인데, 이걸 자원으로 보면 한정되어 있거든요. 학교도 건물이 한정적으로 올라가 있고, 그 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공간도 사람이 사는 도시 공간, 농업용으로 쓰고 있는 공간, 하천으로 사용하는 공간, 산으로 존재해야 하는 공간이 있어요. 그 공간들을 사람도 써야 하고 동물도 사용해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 한정된 공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연구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쪽에서는 공간으로 한쪽에서는 기후라는 테마로 한쪽에서는 지속가능성,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으로 축을 잡아가면서 연구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 Q2. 교수님의 논문들을 살펴보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 동기와 관심사를 가지고 주제를 선택하는지 궁금합니다. ‧ 2021년 기후변화 연구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Nature Climate Change(Impact factor: 20.89), ‘A framework for national scenarios with varying emission reductions’ : 아시아 및 유럽 연구진과 기후변화 연구 협력을 통해서 각 국가의 2050년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비교하고, 이행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안 ‧ 2020년 Nature Energy, ‘지구 및 지역 규모에서 기후변화가 에너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 2019년 Nature Climate change, ‘인위적으로 유도된 경로에 대한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의 의존성’ 제 관심은 사회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방향을 찾는 데 있습니다. 연구를 시작할 때 우리가 현재 편익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큰 고민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육하원칙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1. 어떤 상황이 문제가 되는가?2. 문제의 해결 방법은 있는가?3. 우리 사회에 실현 가능한가?4. 문제 해결 방안을 도입하는 데 장벽은 있는가?5. 해결 방안의 이행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6. 이행한 해결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제가 기후변화 관련 연구를 많이 수행하게 된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 문제가 우리 사회의 시스템(법 제도, 조직, 문화 등)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기후 영향이 어느 정도 발생하며, 이에 따라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어느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부담을 초래하는지, 이행 방식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에너지 사용에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등을 알아보고 있습니다.또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와 연계하여 장기적으로 사회가 발전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탄소배출을 열심히 줄여도 피할 수 없는 기후변화 잔여 영향은 어느 정도이며, 이에 대해 적응할 수 있는지, 적응의 한계는 없는지, 오적응을 피하는 방법이 있는지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연구의 경우 제가 학부 4학년부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서 저탄소사회 구축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연구소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하기 시작하였고, EU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서 국제연구소인 IIASA, 네덜란드 환경평가 기관, 독일, 이탈리아, 미국의 환경경제 및 기후변화 연구기관 등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글로벌 연구 방향을 넓히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환경연구원, 국토연구원, 지역 정책연구소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지역 이슈에 대해서 문제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으면서 다양한 연구결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3. ‘탄소중립’이란 어떤 의미인가요?탄소중립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기후변화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태양에서 에너지가 들어오면 지구가 에너지를 흡수하고 그중 일부는 우주에 방출됩니다. 이렇게 흡수되는 에너지와 방출되는 에너지의 균형이 지구의 온도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방출되는 에너지 중 일부가 대기 중에 있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반사, 재흡수되어 지구 표면에 남아있게 됩니다. 원래는 100이 들어왔다가 100이 나가면 온도 변화가 안 생겨요. 그런데 100이 다 못 나가는 상황이 누적되는 거예요. 갇히는 거죠. 갇혀서 열이 조금 더 지구상에 누적되는 게 ‘온난화’라고 불렀던 현상이거든요. 지금은 그런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이런 현상이 기후변화를 끌어내는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 기작 중 하나가 탄소입니다. 원래는 태양의 복사 에너지가 우주로 나가야 하는데 탄소가 반사해 다시 지구상으로 보내버리는 거죠. 탄소 말고도 ‘온실 기체’라고 불리는 메탄, 아황산질소 등등이 같은 역할을 해요. 그러다 보니 증가한 열로 인해 바닷물이 더 증발하고, 더 강력한 태풍이 나타나는 것처럼 기존과 다른 기상 현상들이 생기게 되는 거죠. 한편,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에너지원은 탄소 기반입니다. 사실, 모든 물질은 기본적으로 탄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무나 사람 같은 유기체도 이러한 탄소의 결합체입니다. 그중에서도 석유는 탄소를 주성분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화석연료를 태우면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생성됩니다. 이는 대부분의 연소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용하는 자원, 에너지와 도시개발 등으로 훼손되는 산림에서 배출된 탄소가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여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요인이 됩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동토지역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탄층을 형성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메탄이 더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기후변화가 가속되고 있습니다. (출처: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https://www.2050cnc.go.kr/base/contents/view?contentsNo=9&menuLevel=2&menuNo=11탄소중립 1.5도의 의미그래서 한때는 국제적으로 저탄소사회를 지향했어요. 탄소를 최소화하여 적게 배출하면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하는 게 컨셉이었어요. 그런데 2006년 영국의 경제학자 니콜라스 스턴이 발표한 "스턴 보고서(Stern Review)"는 기후변화의 피해 비용을 분석하면서 전례 없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구의 기온상승이 미치는 피해를 수치화하였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비용을 비교하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1도의 기온상승이 어떤 피해를 초래하는지, 2도의 상승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탄소를 줄이기 위해 공장을 줄이거나 에너지 전환을 하는데도 비용이 들어가거든요.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을 하려면 패널을 만드는 새로운 사업장도 만들어야 하지만 기존 에너지에 의존하던 사람들, 관련 기업이나 고용자들에게 비용도 지급해야 합니다. 또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인프라를 강화하거나 예방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온 30도가 넘어가는 폭염 때는 야구 경기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어떨까요? 야구 구단 처지에서는 경기를 취소하면 손해가 크죠. 그런 사회적 비용이 잡히기 시작한 거예요. 이렇게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데, 영향에 적응하는 게 싼 거냐 탄소를 감축하는 게 더 싼 거냐 하는 논쟁이 많았습니다. 그런 수많은 논의를 통해 도출해 낸 결론 중 하나가 바로 탄소중립입니다. 1.5도, 2도는 기후변화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힙니다. 어차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기본 전제하에 우리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의 지점을 찾아낸 게 바로 1.5도 2도라고 하는 기온상승 억제 목표가 된 거예요. 그렇게 결정되고, 얼마만큼 탄소가 줄어야 하는지, 얼마만큼 배출이 안 되어야 하는지 계산하다 보니 2050년 정도에 탄소가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고, 그때부터 ‘탄소중립’이라는 용어를 붙이기 시작한 거예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으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리협정에서는 1.5도 이하로 기온상승을 억제하는 것을 이상적인 상태로 보고 있으며, 2도 이하로 억제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변화를 최소화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제적 연구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경에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자연과 다양한 기술을 통해서 흡수 또는 제거할 수 있으면 2도 이하로 기후상승이 억제된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중 탄소는 에너지 사용, 도시개발, 산림벌채 등으로 인해서 배출되기도 하고 식생, 토양, 해양에 흡수되기도 하고, 일부는 공기 중에 남습니다. 탄소중립은 우리의 추가적인 노력으로 공기 중으로 탄소배출을 시키지 않고, 공기 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 또는 제거하면 달성할 수 있습니다. Q4. 2050년 탄소중립, 실현 가능할까요?경제개발이 많이 되어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국토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탄소 전원으로 논의되고 있는 원자력의 활용도 안전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운영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전기화율을 높여야 하는 특성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는 국가 차원에서 경제 시스템을 주로 고려하여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도시나 커뮤니티 차원의 탄소중립을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은 기본적으로 각 부문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전환을 이끌어 내야 해서 추가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결국 누가 이 비용을 부담할지, 정부는 규제/진흥 등의 법 제도를 통해서 어디까지 개별 주체들의 참여를 강제할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 다각적 검토해야 합니다. 탄소 감축 없이 대기 중에 존재하는 온실가스를 포집 및 저장하는 기술(DACCS)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고, 사회에 확산시킬지에 대한 로드맵도 필요합니다. 에너지 측면에 집중하면, 사회가 전기화 비율을 높이고, 전기를 무탄소로 생산할 수 있으면 탄소중립을 좀 더 빠르게 달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전기를 서로 공유해서 남는 에너지를 필요한 국가에 제공해 효율적인 에너지 수급을 할 수 있는 슈퍼 그리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건물, 교통 등 각 부문에서도 에너지 사용 수요를 줄이면 탄소중립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부문은 여러 인프라와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어서 사회적 제도와 금융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다만,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여전히 일정 부분의 기후변화 관련 손실과 피해는 예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피해를 줄이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을 갖는 것이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와 같이 기업의 활동에서 탄소와 관련된 사항을 재무 공시하는 프레임이 만들어졌고, 투자기관이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과 연계된 탄소국경조정제도, 'RE100(사용 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 'CF100(사용 전력의 100% 무탄소 에너지 이용)' 연합체, 무탄소 에너지 인증 등이 다양하게 제도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 탄소중립으로 갈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발굴하는데 많은 사람의 참여와 협력적 노력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의 문제는 국제적, 그리고 지역적 관심이 모두 필요한 글로컬(Glocal)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모든 국가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적응은 지역마다 현재 상황이 다르고, 미래 영향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공통의 해법을 찾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술 선진국이 탄소중립이나 기후 적응과 관련된 기술, 제도, 재원 등을 마련하여 다양한 해법을 찾고, 이러한 노력이 개발도상국 등으로 이전될 수 있는 방식을 잘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Q5. 탄소중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순환 경제에 동참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발자국이라고 해서 메일 보관함을 비우라고 하잖아요. 그것도 순환 경제의 일종이에요. 메일을 계속 저장하려면 스토리지를 유지해야 하니까 서버를 계속 확장해야 하죠. 만약에 사람들이 지금 있는 메일을 10%만 잘 비워내도 에너지 10%를 더 안 만들어도 되는 거죠. 서버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거든요. 기록을 저장한다는 게 사실은 굉장한 비용입니다. 기록물들도 마찬가지예요. 그것들을 다 보관하려면 창고가 늘어나야 하거든요. 아주 효율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 디지털 다이어트겠죠. 그리고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도 순환 경제예요. 환경 이슈로만 보면 하나의 물건이 만들어질 때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데, 물건이 덜 만들어지고 우리 사회가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다면 좋은 거죠. 그게 순환 경제에서 주장하는 거예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생산하는데 아무래도 에너지를 덜 쓰게 되니까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죠. 또 걸을 수 있으면 걷는 것! 건강에도 좋지만, 에너지를 덜 쓸 수 있는 사회구조로 넘어갈 수 있는 거예요.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따릉이도 그런 기작일 수 있어요. 친환경 교통, 스마트 교통 이런 개념이 다 순환 경제를 움직일 수 있는 하나의 축이 될 수 있어요. 그게 있으니까,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는 거죠. '아, 오늘은 버스 타지 말고 따릉이를 한번 타 볼까?’ 하게 되면 버스를 더 타니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 일어나면서 에너지를 덜 쓰는 사회구조로 갈 수 있는 거죠. 이처럼 추가로 상품을 생산해 내서 에너지를 쓰는 것 말고, 이미 기존에 있는 것을 사용하거나 되도록 안 쓰는 것! 그게 바로 탄소중립을 위한 개개인의 작은 노력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쉬운 문제는 아니에요. 사회와 경제는 불안정한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순환 경제의 개념을 구현하는 것은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발전과 환경 보호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이지만, 그들 간의 조화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소비의 감소는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적응할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시스템과 정책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기업과 활동들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순환 경제는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로서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하며, 사회적 수용과 적응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안정성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한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참여가 아주 중요합니다. 기후변화 커뮤니티에서는 기업의 탄소중립에 대한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재무 공시제도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사회적 선언 활동과 재무 공시제도를 통해 기업은 자체의 탄소 감축 노력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공정의 선택이 탄소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재무 공시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투자자들은 기업의 탄소 감축 노력을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지속가능성 지표와 같은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여 투자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경영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는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들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선순환이 일어나며, 기업들의 변화는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추구할 때 납품업체들도 이에 맞춰 탄소중립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 후퇴로 인해 이러한 노력이 일부 꺾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가 위축되면 기업들의 노력이 감소하고, 이는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Q6.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연구실 학생들에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냐? 연구자가 하는 일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의사결정자와 소통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연구도 서비스라고 봐요. 연구자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죠. 특히, 우리가 만들어내는 연구결과물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학에서 기술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연구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사회적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고, 자연과학분야 연구도, 사회과학분야 연구도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연구결과가 사회적 결정을 도와주는 기준점을 제안하고,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지원하는 역할이거든요. 탄소중립도 좋고,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분야던지 자신의 연구 결과물이 사회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이해하고, 명확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연구가 사회에서 어떤 부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도 결과물은 만들어 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연구가 언제, 어떤 결정에 사용될 수 있는지를 생각 안 하면, 사회에서 실제로 활용되지 않고 그냥 연구로 끝날 수도 있어요. ‘나는 잘했는데, 왜 사람들이 몰라줄까?’ 이런 아쉬움이 남겠죠. 또 사회적으로 지금, 필요한 연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기후변화가 진짜 탄소 때문에 발생하는가?’처럼, 이미 결정 끝난 주제를 여전히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런 소수의 연구자도 필요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미 그것에 동의하고 있는 연구 주제에 다수가 또 뛰어들 필요는 없거든요. 이미 한번 결정이 되었다면 그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의사결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지원할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해요. 기후변화를 위해 기업이 바뀌기를 원한다면 기업이 직면한 기후 영향을 정량화해야 하고, 또 기업이 기후변화를 위해 투자한 것에 대해 배임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지 않으려면 그 혜택에 대한 명확한 기작을 알려주고 정량화시켜 줄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거든요. 그럼 그러한 방향으로 연구 주제를 잡으면 되는 거예요. 그런 맥락에서 학생들한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육하원칙으로 질문하지 않으면 당신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공부라고 하는 건 결국 그거다!”우리 전공이 공간 관련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이렇게 시작할 수 있어요. 공간적인 관점에서 질문하는 거죠. ‘도시에서 남겨진 문제가 무엇이냐? 그 문제를 어떻게 측정하고,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점점 구체화해 나가다 보면 조금씩 중심축이 보여요. 제가 공간 연구를 하다 보니까 지속가능성 연구도 하고, 그래서 뭔가 문제를 인식하고, 진단하는 방식에 있어서 연구도 하고 데이터도 모으고 분석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연구에서 위험하다고 진단되면, 또 그 위험에 대처해야 하죠. 그러면 계획을 수립해야 해요. 아니면 정책을 제안하거나. 그러면 이 계획과 정책에 대한 방향이 타당한지, 수용 가능한지 이것도 연구 주제거든요. 그리고 정책이 세워져서 집행되고 나면,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 줘야 하는 모니터링 효과 평가가 있어요. 예를 들면 제가 도시의 지속가능성 연구를 하면서 기후변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 결과 생물다양성이 위험하다고 진단되면 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거나, 정책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계획과 정책이 타당한지,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 이것도 연구 주제입니다. 또, 이 정책이 이행된 이후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효과평가를 하는 연구도 있겠죠.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서 연구 영역이 확장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연구실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저는 이렇게 질문으로 되돌려줘요. “당신이 기여하고 싶은 게 문제를 찾고 정량적으로 진단하는 영역이냐, 아니면 계획의 방향성을 찾고, 목표와 기준을 만드는 영역이냐? 아니면 계획과 이행 이후에 모니터링이나 효과 평가 영역이냐?”이 질문은 여러 분야에 다 적용돼요. 실제 우리 연구실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어요. 기후 적응, 탄소중립, 생태계,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친구도 있고, 사회학적으로 접근하는 친구도 있거든요. 하지만 항상 똑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내가 지금 하는 연구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거냐?’에서 시작해서, 필요하다고 동의가 되면 그다음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가? 또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야 하는가?’로 이어지죠. 그래서 기존의 모델 같은 방법을 사용하거나, 필요하면 AI나 빅데이터 분석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직접 센서 같은 연구장비로 측정할 수도 있어요. 데이터를 구하고, 분석을 하면 그걸 가지고 계획을 수립해서 정부나 지자체에 제안합니다. 만약 이 계획의 수용성을 알고 싶다면, 설문조사를 해서 시민이 얼마나 동의하는지 조사할 수도 있고, 실제로 계획이 목표를 달성했는지 모니터링하고 효과평가를 할 수도 있죠. 실제 요즘 연구실 주요 연구주제 중 하나가 ‘리빙랩과 시민참여 과학‘인데, 이 주제도 그런 질문에서 탄생한 거예요. 리빙랩(living lab), 즉 시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 속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실이라는 뜻입니다. 사회문제의 혁신적인 해결을 위해서 실제 문제를 겪고 있는 시민들과 연구자, 공공이 함께 더 나은, 공동의 해법을 찾는 것이죠. 우리 연구실은 기후 문제, 탄소중립, 그리고 기후 적응과 관련된 과제를 리빙랩의 개념을 적용하여 다루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안전한 기후 및 탄소중립을 위한 방법도 찾고 관련 기술도 개발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박찬 조경학과 교수 "저는 지속가능한발전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인간, 도시, 자연환경 등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사회경제변화, 기후변화, 기술변화 등의 미래 변화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점과 현상을 융합(분야 간, 과학-정책 간)적인 관점에서 모델링을 통해서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연구했습니다.이를 위해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미래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지속성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 연구, 그리고 환경문제를 넘어 사회경제적 관심 대상으로 확장된 생물다양성 연구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립대를 포함한 국내 연구자, 정책결정자, 그리고 국외 연구진과 협업하여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좋은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후회 없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박찬 교수 인터뷰 중 -